[단독] 회장님! 떡볶이 집은 왜 가셨나요?

입력 2018.10.24 (21:18) 수정 2018.10.2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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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3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도 고작 63일 수감됐을 뿐, 7년 넘게 풀려나 있다고 지난 주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진이 이 전 회장의 행적을 찾아보니, 아프다는 분이 술도 마시고 떡볶이도 먹으러 가고,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강병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5년 6월, 서울 수유동의 한 사찰,

스님들과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모친 이선애 씨의 49제 행사,

이 전 회장 모습도 보입니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간암 3기를 이유로 병보석으로 풀려난 상태, 집과 병원으로 거주지를 제한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2016년 9월 22일 : "최근에 저희가 제보를 통해서 병보석이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의혹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태광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논란이 됐다기보단 논란을 만든 거죠, 반대편에 있는 분이."]

2년 뒤, 이 전 회장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서울 장충동 고급 빌라, 이 전 회장의 집입니다.

불빛 한 점 창문에서 새나오지 않습니다.

[태광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어디 계신 건가?) 저희들과 교류가 없어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분이 몸이 많이 안 좋으시잖아요."]

다음 날, 이 전 회장의 차량이 집을 나와 어딘가로 향합니다.

동호대교를 건너 차량이 향한 곳은 압구정동 백화점,

["저 사람 맞아? 얼굴이 안 보여요."]

그런데 차 안에 이 전 회장은 없었습니다.

운전기사 혼자 뭔가를 들고 다시 집을 향합니다.

잠복 취재 사흘 째,

운전기사가 다시 모습을 나타냈지만 역시 이 전 회장은 없었습니다.

["(지금 병보석으로 아프시잖아요. 혹시 어디 계세요?) ……. (자택에 계세요?) 근데 왜 그걸 물어보시는 거죠?"]

취재팀은 지난 18일 뉴스에서 이 전 회장의 병보석과 관련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보도 직후 취재팀에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 전 회장이 누군가와 담배를 피우는 사진,

술집 앞에서 겨울 외투를 입은 모습, 올 초에 찍힌 사진이었습니다.

[이호진 전 측근/음성변조 : "거기로 올라가서 맥주를 드시는 거예요. 8시 반에 들어가서 새벽 4시까지. 거의 매일 술 드세요."]

사진에 찍힌 장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서울 마포역 인근 술집으로 이 전 회장 집에선 8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곳입니다.

[주점 업주/음성변조 : "와서 맥주 한두 잔씩. 담배를 많이 피우시더라고."]

이 전 회장이 다니는 술집은 여기만이 아니었습니다.

서울 방이동 한 술집, 이 전 회장이 인근 아산병원에 입원하는 날이면 들르는 곳입니다.

[주점 종업원 : "오시긴 자주 오세요. 일주일에 두세 번 오실 때도 있고. 최근에도 자주 오세요. 조용히 드시고 가세요."]

취재팀이 확보한 동영상, 서울 신당동의 한 떡볶이집입니다.

흰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떡볶이를 먹고 있습니다.

이호진 전 회장입니다.

지난 여름 찍힌 건데 탁자 위엔 맥주잔도 보입니다.

간암 치료를 한다며 7년 7개월 동안 풀려나있던 이 전 회장,

이렇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태광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생활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밖으로 돌아다니거나 술은 말도 안되고. 간암인데 술을 어떻게 드십니까?"]

대법원은 내일(25일) 기소 8년 만에 이 전 회장에 대한 최종 선고를 내립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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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4 21:22:47
    • 수정2018-10-24 22: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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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3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도 고작 63일 수감됐을 뿐, 7년 넘게 풀려나 있다고 지난 주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진이 이 전 회장의 행적을 찾아보니, 아프다는 분이 술도 마시고 떡볶이도 먹으러 가고,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강병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5년 6월, 서울 수유동의 한 사찰,

스님들과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모친 이선애 씨의 49제 행사,

이 전 회장 모습도 보입니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간암 3기를 이유로 병보석으로 풀려난 상태, 집과 병원으로 거주지를 제한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2016년 9월 22일 : "최근에 저희가 제보를 통해서 병보석이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의혹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태광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논란이 됐다기보단 논란을 만든 거죠, 반대편에 있는 분이."]

2년 뒤, 이 전 회장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서울 장충동 고급 빌라, 이 전 회장의 집입니다.

불빛 한 점 창문에서 새나오지 않습니다.

[태광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어디 계신 건가?) 저희들과 교류가 없어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분이 몸이 많이 안 좋으시잖아요."]

다음 날, 이 전 회장의 차량이 집을 나와 어딘가로 향합니다.

동호대교를 건너 차량이 향한 곳은 압구정동 백화점,

["저 사람 맞아? 얼굴이 안 보여요."]

그런데 차 안에 이 전 회장은 없었습니다.

운전기사 혼자 뭔가를 들고 다시 집을 향합니다.

잠복 취재 사흘 째,

운전기사가 다시 모습을 나타냈지만 역시 이 전 회장은 없었습니다.

["(지금 병보석으로 아프시잖아요. 혹시 어디 계세요?) ……. (자택에 계세요?) 근데 왜 그걸 물어보시는 거죠?"]

취재팀은 지난 18일 뉴스에서 이 전 회장의 병보석과 관련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보도 직후 취재팀에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 전 회장이 누군가와 담배를 피우는 사진,

술집 앞에서 겨울 외투를 입은 모습, 올 초에 찍힌 사진이었습니다.

[이호진 전 측근/음성변조 : "거기로 올라가서 맥주를 드시는 거예요. 8시 반에 들어가서 새벽 4시까지. 거의 매일 술 드세요."]

사진에 찍힌 장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서울 마포역 인근 술집으로 이 전 회장 집에선 8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곳입니다.

[주점 업주/음성변조 : "와서 맥주 한두 잔씩. 담배를 많이 피우시더라고."]

이 전 회장이 다니는 술집은 여기만이 아니었습니다.

서울 방이동 한 술집, 이 전 회장이 인근 아산병원에 입원하는 날이면 들르는 곳입니다.

[주점 종업원 : "오시긴 자주 오세요. 일주일에 두세 번 오실 때도 있고. 최근에도 자주 오세요. 조용히 드시고 가세요."]

취재팀이 확보한 동영상, 서울 신당동의 한 떡볶이집입니다.

흰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떡볶이를 먹고 있습니다.

이호진 전 회장입니다.

지난 여름 찍힌 건데 탁자 위엔 맥주잔도 보입니다.

간암 치료를 한다며 7년 7개월 동안 풀려나있던 이 전 회장,

이렇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태광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생활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밖으로 돌아다니거나 술은 말도 안되고. 간암인데 술을 어떻게 드십니까?"]

대법원은 내일(25일) 기소 8년 만에 이 전 회장에 대한 최종 선고를 내립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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