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파기 환송 ‘황제보석’ 계속되나?

입력 2018.10.26 (12:22) 수정 2018.10.2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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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치료를 위해 보석으로 석방된 뒤에도 술을 마시고 자유로운 생활을 했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모습을 저희 KBS가 전해 드렸는데요.

어제 이 전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는데요.

대법원이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사건을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6억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는 건데요.

이유는 흥국생명의 최대주주인 이 전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는 다른 범죄와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는 겁니다.

대법원은 2016년에도 횡령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는데요.

벌써 두 번째 파기 환송입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섬유 제품을 실제보다 적게 생산된 것처럼 조작하는 등 이른바 무자료 거래로 421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었는데요.

3개월뒤 간암을 이유로 구속 집행이 정지됐고요.

다음 해인 2012년에는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재판이 진행된 지난 8년 동안 단 63일만 수감됐고요.

남은 기간은 간암 때문에 풀려나 자유로운 생활을 해 왔습니다.

황제 보석이라는 말이 나올만 한데요.

이 전 회장은 그동안 전 대법관 두명을 포함한 100명이 넘는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소송에 대응해 왔는데요.

법조계에서는 이 전 회장 측 변호인단이 판결을 자꾸 늦추려는 지연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건이 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까지 다시 오려면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대법원이 처음 사건을 돌려보냈을 땐 2년 2개월이 걸렸는데요.

보석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이번에도 같은 시간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2년 2개월이라는 시간을 또 끌수 있게 되는거죠.

지금까지 7년 7개월을 합하면 모두 10년 동안을 보석 상태로 아무 불편함 없이 생활할수 있게 되는겁니다.

병 보석이라는 제도를 악용하고 변호인단을 통해 법리의 허점을 파고들어 법의 심판을 피하는 행태에 대해 여론도 들끓고 있는데요.

국회와 시민단체들도 현재 이호진 전 회장이 여전히 대주주로서 막대한 배당을 챙긴다면서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해 또 하나의 혐의점이 발견됐습니다.

이 전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휘슬링 락'이라는 골프장에서 발행한 상품권 거래에서 수상한 돈의 흐름을 경찰이 포착한 건데요.

휘슬링 락이 골프장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을 발행했는데, 이 상품권을 태광의 다른 계열사들이 무더기로 사들인 겁니다.

거래 규모는 수 십억 원 대로 전해졌는데요.

경찰은 이 과정에 계열사들이 돈만 내고 실제 상품권은 다른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품권을 팔아 확보된 현금이 이 전 회장과 경영진의 비자금으로 전용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골프장은 태광그룹이 정·재계 인사들에게 '접대 골프'를 제공한 장소였다는 의혹도 불거졌는데요.

또 다른 경영 비리 혐의가 없는지 좀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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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6 12:27:31
    • 수정2018-10-26 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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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치료를 위해 보석으로 석방된 뒤에도 술을 마시고 자유로운 생활을 했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모습을 저희 KBS가 전해 드렸는데요.

어제 이 전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는데요.

대법원이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사건을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6억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는 건데요.

이유는 흥국생명의 최대주주인 이 전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는 다른 범죄와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는 겁니다.

대법원은 2016년에도 횡령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는데요.

벌써 두 번째 파기 환송입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섬유 제품을 실제보다 적게 생산된 것처럼 조작하는 등 이른바 무자료 거래로 421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었는데요.

3개월뒤 간암을 이유로 구속 집행이 정지됐고요.

다음 해인 2012년에는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재판이 진행된 지난 8년 동안 단 63일만 수감됐고요.

남은 기간은 간암 때문에 풀려나 자유로운 생활을 해 왔습니다.

황제 보석이라는 말이 나올만 한데요.

이 전 회장은 그동안 전 대법관 두명을 포함한 100명이 넘는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소송에 대응해 왔는데요.

법조계에서는 이 전 회장 측 변호인단이 판결을 자꾸 늦추려는 지연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건이 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까지 다시 오려면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대법원이 처음 사건을 돌려보냈을 땐 2년 2개월이 걸렸는데요.

보석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이번에도 같은 시간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2년 2개월이라는 시간을 또 끌수 있게 되는거죠.

지금까지 7년 7개월을 합하면 모두 10년 동안을 보석 상태로 아무 불편함 없이 생활할수 있게 되는겁니다.

병 보석이라는 제도를 악용하고 변호인단을 통해 법리의 허점을 파고들어 법의 심판을 피하는 행태에 대해 여론도 들끓고 있는데요.

국회와 시민단체들도 현재 이호진 전 회장이 여전히 대주주로서 막대한 배당을 챙긴다면서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해 또 하나의 혐의점이 발견됐습니다.

이 전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휘슬링 락'이라는 골프장에서 발행한 상품권 거래에서 수상한 돈의 흐름을 경찰이 포착한 건데요.

휘슬링 락이 골프장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을 발행했는데, 이 상품권을 태광의 다른 계열사들이 무더기로 사들인 겁니다.

거래 규모는 수 십억 원 대로 전해졌는데요.

경찰은 이 과정에 계열사들이 돈만 내고 실제 상품권은 다른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품권을 팔아 확보된 현금이 이 전 회장과 경영진의 비자금으로 전용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골프장은 태광그룹이 정·재계 인사들에게 '접대 골프'를 제공한 장소였다는 의혹도 불거졌는데요.

또 다른 경영 비리 혐의가 없는지 좀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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