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시사기획 창 : 김정은의 재구성

입력 2018.10.26 (15:20) 수정 2018.10.2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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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의 재구성 (10월 30일 화요일 밤 10시 1TV 방송)
■ 제작 : 이흥철, 박성래 기자


비핵화 협상에 나선 김정은 위원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겉으로 드러난 그의 행보가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인가라는 데로 모아진다. 지난달 3차 남북 정상 회담 이후 미국 CNN이 진행한 대담의 제목은 ‘세계는 김정은을 신뢰해도 괜찮을까’였고,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CBS의 인터뷰에서도 첫 질문은 ‘김정은을 신뢰하는가?’ 였다.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끝없이 되풀이해 제기되는 이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시사 기획 ‘창’은 김정은 위원장의 속내를 재구성해 보기로 했다. 최근 함북 청진 주변 지역에서 촬영된 화면을 활용해, 북한 당국이 거리에 내건 선전구호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를 분석해 본다. 또 무산광산과 김책제철소 등 북한 경제의 핵심시설들을 촬영한 화면과 북한 주민이 보내온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핵보다는 경제발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봤다.

북한 거리에서 ‘선군’ 구호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경제 발전’ 독려 구호가...


2018년 청진 근처 지역의 길거리 선전구호들을, 별도로 입수한 2012년, 2014년의 구호들과 비교해 봤다.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 초기였던 2012년, 거리의 선전구호에서도 선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위와 ‘선군’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2014년이 되면 정권 유지를 군에 의존하는 ‘선군’ 구호를 자주 찾아볼 수 있었지만 그 무력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반영하듯 경제관련 구호가 늘어난다. 2018년 청진의 거리에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관철 등 경제 발전을 강조하는 구호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무력에 기대는 ‘선군’보다는 ‘경제발전’을 강조함으로써 장기적인 체제유지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비핵화를 통한 북미 관계개선 시도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러한 장기적인 체제유지 전략에 필수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멈춰선 ‘북한 경제의 맏아들’, 김책 제철소
‘북한 경제의 보배’라는 무산 광산마저도 정상가동 못해


시사 기획 ‘창’은 이 달 초 북한의 최대 제철 기지가 있는 청진과 그 일대 주변 지역의 모습을 입수했다.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나라의 맏아들’이라고 불렀던 청진의 김책 제철소 굴뚝에선 연기가 나지 않았다. 웬만해선 가동을 중단하지 않는 3호 용광로마저 꺼진 것이다. 대북 제재의 영향으로 용광로의 연료인 코크스 수입이 중단됐고, 무산 광산에서 철광석을 청진까지 나르는 수송관도 낡아 원자재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었다. 아시아 최대 철광이라는 무산 광산도 역시 제재의 영향으로 설비 개보수는 이뤄지지 못한 데다 중국 수출길까지 막혔다. <아시아 프레스>의 취재망을 통해 무산 주민과 카카오톡으로 연락해본 결과, 북한에서 드물게 배급이 나오던 무산 광산조차 지난 7월부터 배급이 끊어졌다고 한다. 비핵화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경제발전을 통한 장기적인 체제유지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은 실현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정은을 신뢰하는가?’

반복되는 이 질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답은 ‘Yes’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언제나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위협이 없어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문제는 ‘김정은을 신뢰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평화를 가져올 것인가’인 셈이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반드시 신뢰해서가 아니라, 불신을 전제해버리면 협상은 출발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그럴 경우 비핵화와 평화의 가능성은 닫혀버리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외교 전문가는 ‘김정은’을 신뢰할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처해 있는 상황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체제유지를 위해서는 합리적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잘 살펴봐야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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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0-28 22: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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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의 재구성 (10월 30일 화요일 밤 10시 1TV 방송)
■ 제작 : 이흥철, 박성래 기자


비핵화 협상에 나선 김정은 위원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겉으로 드러난 그의 행보가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인가라는 데로 모아진다. 지난달 3차 남북 정상 회담 이후 미국 CNN이 진행한 대담의 제목은 ‘세계는 김정은을 신뢰해도 괜찮을까’였고,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CBS의 인터뷰에서도 첫 질문은 ‘김정은을 신뢰하는가?’ 였다.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끝없이 되풀이해 제기되는 이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시사 기획 ‘창’은 김정은 위원장의 속내를 재구성해 보기로 했다. 최근 함북 청진 주변 지역에서 촬영된 화면을 활용해, 북한 당국이 거리에 내건 선전구호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를 분석해 본다. 또 무산광산과 김책제철소 등 북한 경제의 핵심시설들을 촬영한 화면과 북한 주민이 보내온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핵보다는 경제발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봤다.

북한 거리에서 ‘선군’ 구호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경제 발전’ 독려 구호가...


2018년 청진 근처 지역의 길거리 선전구호들을, 별도로 입수한 2012년, 2014년의 구호들과 비교해 봤다.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 초기였던 2012년, 거리의 선전구호에서도 선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위와 ‘선군’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2014년이 되면 정권 유지를 군에 의존하는 ‘선군’ 구호를 자주 찾아볼 수 있었지만 그 무력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반영하듯 경제관련 구호가 늘어난다. 2018년 청진의 거리에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관철 등 경제 발전을 강조하는 구호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무력에 기대는 ‘선군’보다는 ‘경제발전’을 강조함으로써 장기적인 체제유지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비핵화를 통한 북미 관계개선 시도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러한 장기적인 체제유지 전략에 필수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멈춰선 ‘북한 경제의 맏아들’, 김책 제철소
‘북한 경제의 보배’라는 무산 광산마저도 정상가동 못해


시사 기획 ‘창’은 이 달 초 북한의 최대 제철 기지가 있는 청진과 그 일대 주변 지역의 모습을 입수했다.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나라의 맏아들’이라고 불렀던 청진의 김책 제철소 굴뚝에선 연기가 나지 않았다. 웬만해선 가동을 중단하지 않는 3호 용광로마저 꺼진 것이다. 대북 제재의 영향으로 용광로의 연료인 코크스 수입이 중단됐고, 무산 광산에서 철광석을 청진까지 나르는 수송관도 낡아 원자재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었다. 아시아 최대 철광이라는 무산 광산도 역시 제재의 영향으로 설비 개보수는 이뤄지지 못한 데다 중국 수출길까지 막혔다. <아시아 프레스>의 취재망을 통해 무산 주민과 카카오톡으로 연락해본 결과, 북한에서 드물게 배급이 나오던 무산 광산조차 지난 7월부터 배급이 끊어졌다고 한다. 비핵화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경제발전을 통한 장기적인 체제유지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은 실현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정은을 신뢰하는가?’

반복되는 이 질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답은 ‘Yes’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언제나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위협이 없어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문제는 ‘김정은을 신뢰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평화를 가져올 것인가’인 셈이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반드시 신뢰해서가 아니라, 불신을 전제해버리면 협상은 출발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그럴 경우 비핵화와 평화의 가능성은 닫혀버리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외교 전문가는 ‘김정은’을 신뢰할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처해 있는 상황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체제유지를 위해서는 합리적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잘 살펴봐야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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