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으로 벤츠?’…유치원 뺨치는 ‘요양원 비리’

입력 2018.10.27 (06:12) 수정 2018.10.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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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정부 보조금을 제멋대로 써 온 사립 유치원들의 비리가 드러난 바 있는데요, 민간 요양원들의 실태도 유치원 못지않게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요양원들도 관련법에 따라 요양 비용의 80%를 '나랏돈'으로 지원받아 왔는데, 개인 소유라는 이유로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왔기 때문입니다.

개선되지 않고 있는 민간 요양원들의 비리 실태를 최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래는 대입 기숙학원이었던 이 건물은 지난 2013년 갑자기 요양원으로 바뀌었습니다.

학원 대표는 이후 요양원 대표로 직함을 바꾸고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차량 이용 대금은 요양원 운영비로 충당했습니다.

[○○○ 요양원 요양보호사/음성변조 : "벤츠를 타고 다니길래 어마어마하게 돈을 잘 버는 걸로 알았어요. 리스비가 5천만 원. 계약금 5천에 한 달 350만원이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대표는 또 골프장 이용료, 해외 여행비 등으로 요양원 운영비 7천7백여만 원을 개인적으로 쓰다 지자체 감사에 적발됐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이 시설에 주는 보조금만 한 달에 2억 원이 넘습니다.

이처럼 전국 3천 2백여개의 요양원에 연간 2조 2천억 원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공단은 회계보고는 물론이고 정기적인 감사조차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 요양원 요양보호사/음성변조 : "유치원은 교사 한 명에 (보조금이) 59만원이라지만, 여긴 어르신 한 명에 최하가 130만원 이예요. (국가에서) 보조 받는 게. 유치원은 아무것도 아닌 거죠."]

지난 10년 동안 민간 요양원들의 씀씀이는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말입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음성변조 : "기관에서 요청했던 금액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한다거나 그러진 않고, 저희 업무가 지급하는 업무까지만 이뤄지다 보니까..."]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민간 요양원 일부를 대상으로 현지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94%에서 부당 청구가 적발됐습니다.

[전지현/요양서비스노조 사무처장 : "리스를 하든 차량 보증금을 내든 호텔을 가든 어떤 문제라고 인식을 못한 거죠. 복지시설에 대한 마인드가 없으니까."]

민간 요양원의 재무 회계 시스템은 제도가 생긴 지 10년 만인 올 7월에야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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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랏돈으로 벤츠?’…유치원 뺨치는 ‘요양원 비리’
    • 입력 2018-10-27 06:12:57
    • 수정2018-10-27 11:47:22
    뉴스광장 1부
[앵커]

최근 정부 보조금을 제멋대로 써 온 사립 유치원들의 비리가 드러난 바 있는데요, 민간 요양원들의 실태도 유치원 못지않게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요양원들도 관련법에 따라 요양 비용의 80%를 '나랏돈'으로 지원받아 왔는데, 개인 소유라는 이유로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왔기 때문입니다.

개선되지 않고 있는 민간 요양원들의 비리 실태를 최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래는 대입 기숙학원이었던 이 건물은 지난 2013년 갑자기 요양원으로 바뀌었습니다.

학원 대표는 이후 요양원 대표로 직함을 바꾸고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차량 이용 대금은 요양원 운영비로 충당했습니다.

[○○○ 요양원 요양보호사/음성변조 : "벤츠를 타고 다니길래 어마어마하게 돈을 잘 버는 걸로 알았어요. 리스비가 5천만 원. 계약금 5천에 한 달 350만원이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대표는 또 골프장 이용료, 해외 여행비 등으로 요양원 운영비 7천7백여만 원을 개인적으로 쓰다 지자체 감사에 적발됐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이 시설에 주는 보조금만 한 달에 2억 원이 넘습니다.

이처럼 전국 3천 2백여개의 요양원에 연간 2조 2천억 원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공단은 회계보고는 물론이고 정기적인 감사조차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 요양원 요양보호사/음성변조 : "유치원은 교사 한 명에 (보조금이) 59만원이라지만, 여긴 어르신 한 명에 최하가 130만원 이예요. (국가에서) 보조 받는 게. 유치원은 아무것도 아닌 거죠."]

지난 10년 동안 민간 요양원들의 씀씀이는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말입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음성변조 : "기관에서 요청했던 금액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한다거나 그러진 않고, 저희 업무가 지급하는 업무까지만 이뤄지다 보니까..."]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민간 요양원 일부를 대상으로 현지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94%에서 부당 청구가 적발됐습니다.

[전지현/요양서비스노조 사무처장 : "리스를 하든 차량 보증금을 내든 호텔을 가든 어떤 문제라고 인식을 못한 거죠. 복지시설에 대한 마인드가 없으니까."]

민간 요양원의 재무 회계 시스템은 제도가 생긴 지 10년 만인 올 7월에야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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