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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스페셜] 오키나와의 선택 “미군기지 OUT”
입력 2018.10.27 (22:06) 수정 2018.10.27 (22:37)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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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내 첨예하고도 해묵은 문제지요.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가 최근 중대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미군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내보내라는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미군기지 철수'를 공약으로 내건 야권의 후보가 지사로 당선되면서, 중앙 정부와의 갈등이 결국 정점을 향해 치닫는 분위긴데요.

급기야, 중앙 정부가 법적 대응에 나서 긴장감이 팽팽한 오키나와 현지를 이민영 특파원이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일본 오키나와 현 기노완 시의 한 초등학교.

지난해 12월 이 학교 운동장에 큼지막한 물체 하나가 날아들었습니다.

학교 위를 비행하던 미군 헬기에서 떨어진 문짝이었습니다.

당시 운동장에는 학생 50여 명이 체육 수업을 하는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토바루/후텐마 제2초등학교 교장 : "2학년 체육수업 중에 4학년 학생들이 철봉을 하러 와서 2학년 학생들이 이동하는 순간 하늘에서 문짝이 떨어졌어요."]

이후 이 학교에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운동장 양 끝에 콘크리트로 대피소를 지었습니다.

7㎏ 짜리 물체가 200m 높이에서 떨어져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토바루/후텐마 제2초등학교 교장 : "스스로 판단해서 수업 진행 상황을 보면서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피난해야 합니다."]

학교와 철조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후텐마 미군기지.

기노완 시 전체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최신형기 오스프리 등 70여 종의 군사장비와 무기가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 주둔 미군기지 가운데 최고의 전투기동력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입니다.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입니다.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데다 수시로 항공기 이착륙이 이루어지면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기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헬기가 인근 대학교 건물에 추락하는 등 오키나와 반환 이후 모두 7건의 헬기 추락사고가 있었습니다.

아베 정부는 이 후텐마 기지를 여기서 50여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오키나와 현 나고 시 해안의 헤노코 지역으로 이전하려 합니다.

바다를 매립해 전투기 발진이 가능한 활주로와 항공모함급도 접안할 수 있는 항구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헤노코 신기지 건설은 일본과 미국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겁니다.

일본에게는 중국 등의 해양진출을 견제하는 첨병 역할을 하는 곳이 되고, 미국에게는 해상과 항공 전력을 동시에 출동시킬 수 있는 복합 기지가 처음 탄생하는 겁니다.

독립국가에서 일본과 미국에 번갈아 점령당한 뒤 다시 일본에 반환된 아픈 역사가 있는 오키나와 주민들은 더 이상의 기지는 필요 없다며 이전이 아니라 철수를 요구합니다.

안전 문제는 물론 해양 생태계 파괴 우려도 있다며 헤노코 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압도적입니다.

[오키나와 주민 : "헤노코 기지 건설에 반대합니다. 오키나와 주민들이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기지는 용인해도 헤노코는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헤노코 기지 건설 반대 시위도 14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시토미/헤노코 기지 건설 반대 협의회 공동대표 : "후텐마 기지 반환을 약속한 건 일본과 미국 정부입니다. 그런데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임 지사가 지난 8월 병으로 갑자기 숨지면서 지난달 말 보궐선거가 실시됐습니다.

소득 향상 등 경제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여당 후보와 미군기지 문제 해결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야당 후보의 대결.

[사키마 여당 후보 : "중소 영세 기업 등 많은 기업 모두 발전하는 오키나와를 만들겠습니다."]

[다마키 야당 후보 : "오키나와에 더 이상 미군기지는 필요 없습니다. 헤노코 신기지 건설을 목숨 걸고 막겠습니다."]

결과는 미군기지 철수를 공약한 야당 후보의 압도적 승리.

다마키 지사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군기지 철수를 분명히 했습니다.

[다마키/오키나와 신임지사 : "헤노코 신기지 건설은 반대하고 지금 있는 후텐마 기지는 폐쇄해 현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야당의 지지를 받은 다마키 후보가 당선되면서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두고 일본 중앙정부와 오키나와 현간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 직후 아베 정부는 오키나와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아베/일본 총리 : "선거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오키나와 진흥과 기지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타마키 신임 지사를 만나 설득전도 펼쳤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자 이번엔 법적 조치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와야/일본 방위상 : "오키나와 현이 (헤노코 기지 매립) 승인 철회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행정 불복심사법에 입각한 심사 청구와 효력정지를 신청하겠습니다."]

지난 주말 실시된 오키나와 현의 중심 도시 나하 시의 시장 선거에서도 미군기지 반대파가 당선됐습니다.

미군기지 완전 철수를 선택한 오키나와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아베 정권.

오키나와와 아베 정권은 지금 물러설 수 없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이민영입니다.
  • [특파원 스페셜] 오키나와의 선택 “미군기지 OUT”
    • 입력 2018-10-27 22:28:37
    • 수정2018-10-27 22:37:37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일본 내 첨예하고도 해묵은 문제지요.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가 최근 중대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미군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내보내라는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미군기지 철수'를 공약으로 내건 야권의 후보가 지사로 당선되면서, 중앙 정부와의 갈등이 결국 정점을 향해 치닫는 분위긴데요.

급기야, 중앙 정부가 법적 대응에 나서 긴장감이 팽팽한 오키나와 현지를 이민영 특파원이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일본 오키나와 현 기노완 시의 한 초등학교.

지난해 12월 이 학교 운동장에 큼지막한 물체 하나가 날아들었습니다.

학교 위를 비행하던 미군 헬기에서 떨어진 문짝이었습니다.

당시 운동장에는 학생 50여 명이 체육 수업을 하는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토바루/후텐마 제2초등학교 교장 : "2학년 체육수업 중에 4학년 학생들이 철봉을 하러 와서 2학년 학생들이 이동하는 순간 하늘에서 문짝이 떨어졌어요."]

이후 이 학교에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운동장 양 끝에 콘크리트로 대피소를 지었습니다.

7㎏ 짜리 물체가 200m 높이에서 떨어져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토바루/후텐마 제2초등학교 교장 : "스스로 판단해서 수업 진행 상황을 보면서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피난해야 합니다."]

학교와 철조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후텐마 미군기지.

기노완 시 전체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최신형기 오스프리 등 70여 종의 군사장비와 무기가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 주둔 미군기지 가운데 최고의 전투기동력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입니다.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입니다.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데다 수시로 항공기 이착륙이 이루어지면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기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헬기가 인근 대학교 건물에 추락하는 등 오키나와 반환 이후 모두 7건의 헬기 추락사고가 있었습니다.

아베 정부는 이 후텐마 기지를 여기서 50여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오키나와 현 나고 시 해안의 헤노코 지역으로 이전하려 합니다.

바다를 매립해 전투기 발진이 가능한 활주로와 항공모함급도 접안할 수 있는 항구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헤노코 신기지 건설은 일본과 미국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겁니다.

일본에게는 중국 등의 해양진출을 견제하는 첨병 역할을 하는 곳이 되고, 미국에게는 해상과 항공 전력을 동시에 출동시킬 수 있는 복합 기지가 처음 탄생하는 겁니다.

독립국가에서 일본과 미국에 번갈아 점령당한 뒤 다시 일본에 반환된 아픈 역사가 있는 오키나와 주민들은 더 이상의 기지는 필요 없다며 이전이 아니라 철수를 요구합니다.

안전 문제는 물론 해양 생태계 파괴 우려도 있다며 헤노코 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압도적입니다.

[오키나와 주민 : "헤노코 기지 건설에 반대합니다. 오키나와 주민들이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기지는 용인해도 헤노코는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헤노코 기지 건설 반대 시위도 14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시토미/헤노코 기지 건설 반대 협의회 공동대표 : "후텐마 기지 반환을 약속한 건 일본과 미국 정부입니다. 그런데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임 지사가 지난 8월 병으로 갑자기 숨지면서 지난달 말 보궐선거가 실시됐습니다.

소득 향상 등 경제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여당 후보와 미군기지 문제 해결 없이는 미래도 없다는 야당 후보의 대결.

[사키마 여당 후보 : "중소 영세 기업 등 많은 기업 모두 발전하는 오키나와를 만들겠습니다."]

[다마키 야당 후보 : "오키나와에 더 이상 미군기지는 필요 없습니다. 헤노코 신기지 건설을 목숨 걸고 막겠습니다."]

결과는 미군기지 철수를 공약한 야당 후보의 압도적 승리.

다마키 지사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군기지 철수를 분명히 했습니다.

[다마키/오키나와 신임지사 : "헤노코 신기지 건설은 반대하고 지금 있는 후텐마 기지는 폐쇄해 현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야당의 지지를 받은 다마키 후보가 당선되면서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두고 일본 중앙정부와 오키나와 현간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 직후 아베 정부는 오키나와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아베/일본 총리 : "선거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오키나와 진흥과 기지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타마키 신임 지사를 만나 설득전도 펼쳤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자 이번엔 법적 조치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와야/일본 방위상 : "오키나와 현이 (헤노코 기지 매립) 승인 철회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행정 불복심사법에 입각한 심사 청구와 효력정지를 신청하겠습니다."]

지난 주말 실시된 오키나와 현의 중심 도시 나하 시의 시장 선거에서도 미군기지 반대파가 당선됐습니다.

미군기지 완전 철수를 선택한 오키나와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아베 정권.

오키나와와 아베 정권은 지금 물러설 수 없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이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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