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마지막 기회겠죠?”…불운 씻고 돌아온 김진수

입력 2018.10.29 (07:25) 수정 2018.10.2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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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앞둔 전주월드컵경기장.

이곳을 안방으로 쓰는 전북 현대의 측면 수비수 김진수(26)는 경기를 한 시간 넘게 앞두고 텅 빈 그라운드에 홀로 섰다.

미리 와 있는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자신의 응원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한참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당시 그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3월 24일 북아일랜드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친 뒤 회복 중이었다.

경기를 뛰기 어려운 상태였음에도 희망을 놓지 않던 신태용 당시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합류했는데, 결국 호전되지 않아 보스니아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며 '낙마'를 직감했다. 러시아로 가는 23인에는 끝내 들지 못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가 발목 부상 탓에 박주호(울산)와 교체된 데 이어 두 번의 월드컵이 부상 때문에 날아갔다.

그렇게 잠시 '전주성' 그라운드에서 멈춰 서야 했던 김진수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는 28일 수원 삼성과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경기 후반전 막바지 교체 투입돼 복귀전을 치렀다.

뛴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월드컵에 갈 수 없는 속상함과 아쉬움을 곱씹던 그 그라운드를 팬들의 함성 속에 다시 밟은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경기였다.

김진수는 "돌아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네요. 들어갈 때는 눈물이 다 나오더라고요"라고 감회를 전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교체 신호가 와도 (나를 위해)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더라.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배려해주신 덕분에 경기에 나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부상 회복 중에도 그는 러시아 월드컵을 비롯한 국가대표 경기를 다 챙겨보며 응원했다고 전했다.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준비했는지 다 아니까, 다 열심히 한 것도 알고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소속팀 전북이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해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 김진수는 올 시즌 남은 4경기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강희 감독은 "훈련량은 100% 가까이 소화하고 있다. 다음 경기까지 일주일 이대로 준비한다면 더 긴 시간을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수는 "남은 경기에 다 출전하고 싶다. 더 다치지 않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K리그 통산 500번째 경기에 출전한 소속팀 선배 이동국(39)의 대기록은 김진수에게도 많은 생각을 안겼다.

그는 "앞으로 동국이 형만큼 할 수 있는 선수가 나올까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 오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서 "동기부여가 되고, 배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불의의 부상으로 두 번이나 놓친 월드컵도 그의 축구 인생 계획에 다시 들어왔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는 우리 나이로 서른한 살이에요. 아마 마지막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그때도 안 되면 '이건 운명이다'라고 생각해야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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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타르 월드컵, 마지막 기회겠죠?”…불운 씻고 돌아온 김진수
    • 입력 2018-10-29 07:25:45
    • 수정2018-10-29 07:26:48
    연합뉴스
6월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앞둔 전주월드컵경기장.

이곳을 안방으로 쓰는 전북 현대의 측면 수비수 김진수(26)는 경기를 한 시간 넘게 앞두고 텅 빈 그라운드에 홀로 섰다.

미리 와 있는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자신의 응원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한참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당시 그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3월 24일 북아일랜드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친 뒤 회복 중이었다.

경기를 뛰기 어려운 상태였음에도 희망을 놓지 않던 신태용 당시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합류했는데, 결국 호전되지 않아 보스니아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며 '낙마'를 직감했다. 러시아로 가는 23인에는 끝내 들지 못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가 발목 부상 탓에 박주호(울산)와 교체된 데 이어 두 번의 월드컵이 부상 때문에 날아갔다.

그렇게 잠시 '전주성' 그라운드에서 멈춰 서야 했던 김진수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는 28일 수원 삼성과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경기 후반전 막바지 교체 투입돼 복귀전을 치렀다.

뛴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월드컵에 갈 수 없는 속상함과 아쉬움을 곱씹던 그 그라운드를 팬들의 함성 속에 다시 밟은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경기였다.

김진수는 "돌아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네요. 들어갈 때는 눈물이 다 나오더라고요"라고 감회를 전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교체 신호가 와도 (나를 위해)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더라.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배려해주신 덕분에 경기에 나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부상 회복 중에도 그는 러시아 월드컵을 비롯한 국가대표 경기를 다 챙겨보며 응원했다고 전했다.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준비했는지 다 아니까, 다 열심히 한 것도 알고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소속팀 전북이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해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 김진수는 올 시즌 남은 4경기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강희 감독은 "훈련량은 100% 가까이 소화하고 있다. 다음 경기까지 일주일 이대로 준비한다면 더 긴 시간을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수는 "남은 경기에 다 출전하고 싶다. 더 다치지 않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K리그 통산 500번째 경기에 출전한 소속팀 선배 이동국(39)의 대기록은 김진수에게도 많은 생각을 안겼다.

그는 "앞으로 동국이 형만큼 할 수 있는 선수가 나올까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 오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서 "동기부여가 되고, 배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불의의 부상으로 두 번이나 놓친 월드컵도 그의 축구 인생 계획에 다시 들어왔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는 우리 나이로 서른한 살이에요. 아마 마지막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그때도 안 되면 '이건 운명이다'라고 생각해야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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