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여신도에 ‘그루밍 성폭력’ 의혹…“8년간 20여 명 피해”

입력 2018.11.06 (21:26) 수정 2018.11.0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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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의 한 교회 목사가 미성년자인 여신도들에게 온갖 감언이설로 접근해서 호감을 산 뒤, 수년 동안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 가운데는 당시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10대 여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해당 목사는 해외로 잠적했습니다.

염기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시의 한 교회.

이 교회에서 청년부 목사로 일했던 35살 김 모 목사가 성폭력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김 목사는 전도사 시절이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대와 20대 여신도 20여 명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일삼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당시 중학생이나 고교생이던 피해자들은 김 목사가 자신들에게 친밀감을 내세워 접근했다고 말합니다.

[피해자/19살부터 4년간 교제/음성변조 : "난 아직 미성년자인데 이래도 되는 거냐, 혹시 예전에도 이런 적 있었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절대 난 그런 적 없다. 사랑이란 감정도 너로 인해 처음 느껴봤고...'"]

피해자에게 신뢰와 호감을 얻은 뒤 이를 악용해 성범죄를 하는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입니다.

지난해 피해자들과의 면담에서는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김 목사/음성변조 : "진짜 괴로웠어요. 믿어줄지 안 믿어줄지 모르겠지만 다 내가 잘못한 거 맞습니다. 죄책감이 심하고..."]

피해자들은 김 목사에게 성 상담 치료를 받고, 목사직을 영구적으로 그만둘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김 목사는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지난해 말 돌연 잠적했습니다.

현재 출국해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는 지난달 김 목사에 대해 교단에서 목회 활동을 할 수 없는 제명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인 아버지 김 목사에게 취재를 요청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교회 관계자/음성변조 : "(집안일로) 지금 병원에 계셔서 이 일도 이 일인데, 또 그 일이 더 크니까..."]

경찰은 피해자들의 고소가 접수되는 대로 수사한다는 계획입니다.

피해자 4명은 오늘(6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한 공개 사과와 목사직을 그만둘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 목사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도 현재까지 7천 명 가까이 동의했습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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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사가 여신도에 ‘그루밍 성폭력’ 의혹…“8년간 20여 명 피해”
    • 입력 2018-11-06 21:29:32
    • 수정2018-11-06 22:18:44
    뉴스 9
[앵커]

인천의 한 교회 목사가 미성년자인 여신도들에게 온갖 감언이설로 접근해서 호감을 산 뒤, 수년 동안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 가운데는 당시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10대 여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해당 목사는 해외로 잠적했습니다.

염기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시의 한 교회.

이 교회에서 청년부 목사로 일했던 35살 김 모 목사가 성폭력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김 목사는 전도사 시절이던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대와 20대 여신도 20여 명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일삼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당시 중학생이나 고교생이던 피해자들은 김 목사가 자신들에게 친밀감을 내세워 접근했다고 말합니다.

[피해자/19살부터 4년간 교제/음성변조 : "난 아직 미성년자인데 이래도 되는 거냐, 혹시 예전에도 이런 적 있었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절대 난 그런 적 없다. 사랑이란 감정도 너로 인해 처음 느껴봤고...'"]

피해자에게 신뢰와 호감을 얻은 뒤 이를 악용해 성범죄를 하는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입니다.

지난해 피해자들과의 면담에서는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김 목사/음성변조 : "진짜 괴로웠어요. 믿어줄지 안 믿어줄지 모르겠지만 다 내가 잘못한 거 맞습니다. 죄책감이 심하고..."]

피해자들은 김 목사에게 성 상담 치료를 받고, 목사직을 영구적으로 그만둘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김 목사는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지난해 말 돌연 잠적했습니다.

현재 출국해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는 지난달 김 목사에 대해 교단에서 목회 활동을 할 수 없는 제명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인 아버지 김 목사에게 취재를 요청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교회 관계자/음성변조 : "(집안일로) 지금 병원에 계셔서 이 일도 이 일인데, 또 그 일이 더 크니까..."]

경찰은 피해자들의 고소가 접수되는 대로 수사한다는 계획입니다.

피해자 4명은 오늘(6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한 공개 사과와 목사직을 그만둘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 목사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도 현재까지 7천 명 가까이 동의했습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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