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3살 딸 이어 엄마도 시신으로…모녀에게 무슨 일이?

입력 2018.11.08 (08:32) 수정 2018.11.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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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주말, 제주 해안가 갯바위에서 3살 여아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아이의 엄마 역시 제주항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기도 파주에서 제주를 찾은 이들 모녀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건 지난 2일 새벽, 해안도로를 걸어가는 모습이었는데요,

모녀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행적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4일 오후 6시쯤.

제주 해안가의 한 갯바위 위에서 낚시꾼이 수상한 물체를 발견합니다.

[주민/음성변조 : "갯바위에서 낚시꾼들이 고립이 많이 돼요. 그래서 누가 고립됐구나, 아니면 실족했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낚시꾼이 발견한 건 어린 여자아이의 시신이었습니다.

[주민/음성변조 : "돌 틈에 여자아이 시체가 끼어 있었다."]

경찰이 신원 확인에 나섰지만, 제주 내에서 아동 실종 사건은 없었는데요.

전국의 실종자를 중심으로 조사는 확대됐고, 시신의 옷차림 등으로 확인한 결과, 실종 신고된 장 모 씨의 3살 난 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이의 사인은 부검을 통해 어느 정도 추정됐습니다.

[강현욱/부검의: "전형적인 익사 폐 소견이 나타나고 있어요. 부패는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익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고요."]

1차 부검 소견에선 다른 외상이나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강현욱/부검의 : "일단 아이의 몸에서 일체 외상은 없습니다. 어디에 맞았다든지, 구타를 당했다든지 이런 외상은 전혀 없는 상태고요."]

경기도 파주에 사는 이 여아는 어떻게 제주도에서 발견된 걸까요?

지난달 31일, 파주에 사는 엄마 장 씨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나옵니다.

하지만, 집으로 가지 않았다는데요.

[파주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외할아버지가 11월 1일에 실종 신고한 거예요. 10월 31일에 딸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안 들어왔다고."]

장 씨와 아이는 친정집에서 부모와 함께 살았는데요.

하루가 지나도록 연락도 되지 않은 채 딸과 손녀가 돌아오지 않자 외할아버지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겁니다.

장 씨 모녀의 행적은 카드 사용내역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사라진 날 저녁, 제주도행 비행기를 티켓을 끊어 제주도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눈에 띄는 건 돌아오는 비행기 편은 구입하지 않은 겁니다.

이어 장 씨 모녀는 제주시의 한 모텔로 향했고, 그날 밤, 마트에 들렀는데요.

[마트 주인/음성변조 : "여자는 30대 초반으로 보였어요. 아이도 되게 어렸고 딱 이만했나? 3살? 4살? 그런데 되게 예뻤어요. 아이가 너무 예뻐서 잔상에 남아요. 별다른 조짐은 없었어요. 두 번은 왔었는데."]

장 씨가 구입한건 부탄가스와 토치 등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밤 또다시 마트에 들렀다는데요.

[마트 주인/음성변조 : "번개탄은 둘째 날 구입했어요. 밤 11시 반쯤에 아이를 안고 왔어요. 내 느낌은 그래요. 요구르트 사고, 아이가 고르게 매장 다니게 하고 그랬던 게 먹여주고 싶은 거 먹이려고 그러지 않았을까…."]

경찰은 숙박업주로부터 모녀가 머물던 모텔 방 안 화장실에서 번개탄을 피운 듯 그을린 자국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인 2일 새벽 2시 반쯤, 짐은 모두 놓아둔 채 모녀가 모텔 앞에서 택시를 탄 뒤 사라집니다.

다시 모녀의 모습이 발견된 건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해안가였는데요.

인근 상가의 CCTV입니다.

공원 앞에 택시 한 대가 들어서는데요,

잠시 뒤, 장 씨 모녀로 보이는 아이와 엄마가 내립니다.

경찰 조사에서 모녀를 태웠던 택시기사는 장 씨가 가까운 바닷가로 가달라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카페 주인/음성변조 : "지금 이 택시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돼요. 이 택시는 다시 유턴해서 가고 여기 사람 형체가 있습니다. 이쪽까지 걸어 내려오거든요.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 같아요."]

택시가 사라진 뒤, 아이를 안은 장 씨는 계단을 따라 캄캄한 바닷가 쪽으로 내려갑니다.

[카페 주인/음성변조 : "(모녀가 사라진 뒤) 약 한 시간 정도를 검색해봤는데 저희 CCTV에 더 이상 찍힌 게 없었고…."]

그 이후에 장 씨나 아이의 모습은 더 이상 목격되지 않았습니다.

이 해안가는 밤이면 인적뿐만 아니라, 불빛도 사라지는 곳인데요.

[주민/음성변조 : "여기 밤에 새벽 두 시 몇 분에는 거의 사람 없어요. 새벽에는 여기 거의 전멸이에요. 깜깜해요. 누가 가면 보이지도 않아요."]

[주민/음성변조 : "숙소가 그 근처가 아닌 이상 굳이 (새벽에) 거기 밤바다에 나올 이유가 없죠."]

그리고 이틀 뒤, 이곳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애월읍의 갯바위 위에서 장 씨 딸의 시신이 발견된 겁니다.

경찰은 물에 빠진 아이가 조류에 의해 흘러갔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주민/음성변조 : "그때는 물이 많이 빠지지 않았어요. 많이 들어올 때는 끝이 보일락 말락 차 있죠. 새벽에는 꽉꽉 차 있죠. 저기 섬 있잖아요. 저런 거 하나도 안 보여요."]

하지만, 언제, 어떻게 물에 빠져 숨지게 됐는지는 아직 의문인데요.

경찰은 국과수의 정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각을 밝혀낼 방침입니다.

[강현욱/부검의 : "플랑크톤 검사라든지 약독물 검사, 일산화탄소 검사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사망과 관련해 열쇠를 쥐고 있는 엄마 장 씨의 행방에 대한 추적은 계속됐는데요.

[경찰/음성변조 : "돌부리 이런데 (중심으로) 나눠서 수색하고 있어요."]

수색 끝에 어젯밤 제주항의 방파제에서 엄마 장 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제주해양경찰서 관계자 : "낚시꾼이 발견을 해서 신고를 한 상황입니다. 지문 감정을 통해서 (장 씨로) 신원 확인됐습니다."]

마지막 행적 발견 지점에서 동쪽으로 5km, 딸이 발견됐던 서쪽 15km 해안과는 동서로 정반대 지점입니다.

[주민/음성변조 : "무슨 사연에 육지에서 여기까지 와서 그랬나 안타깝죠. 아이가 무슨 죄예요."]

[주민/음성변조 : "앞으로 좋은 날이 더 많을 텐데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너무 안타까워요."]

경찰은 오늘 장 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동안 행적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도 어어갈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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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8 08:37:16
    • 수정2018-11-08 09: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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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주말, 제주 해안가 갯바위에서 3살 여아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아이의 엄마 역시 제주항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기도 파주에서 제주를 찾은 이들 모녀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건 지난 2일 새벽, 해안도로를 걸어가는 모습이었는데요,

모녀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행적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4일 오후 6시쯤.

제주 해안가의 한 갯바위 위에서 낚시꾼이 수상한 물체를 발견합니다.

[주민/음성변조 : "갯바위에서 낚시꾼들이 고립이 많이 돼요. 그래서 누가 고립됐구나, 아니면 실족했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낚시꾼이 발견한 건 어린 여자아이의 시신이었습니다.

[주민/음성변조 : "돌 틈에 여자아이 시체가 끼어 있었다."]

경찰이 신원 확인에 나섰지만, 제주 내에서 아동 실종 사건은 없었는데요.

전국의 실종자를 중심으로 조사는 확대됐고, 시신의 옷차림 등으로 확인한 결과, 실종 신고된 장 모 씨의 3살 난 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이의 사인은 부검을 통해 어느 정도 추정됐습니다.

[강현욱/부검의: "전형적인 익사 폐 소견이 나타나고 있어요. 부패는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익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고요."]

1차 부검 소견에선 다른 외상이나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강현욱/부검의 : "일단 아이의 몸에서 일체 외상은 없습니다. 어디에 맞았다든지, 구타를 당했다든지 이런 외상은 전혀 없는 상태고요."]

경기도 파주에 사는 이 여아는 어떻게 제주도에서 발견된 걸까요?

지난달 31일, 파주에 사는 엄마 장 씨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나옵니다.

하지만, 집으로 가지 않았다는데요.

[파주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외할아버지가 11월 1일에 실종 신고한 거예요. 10월 31일에 딸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안 들어왔다고."]

장 씨와 아이는 친정집에서 부모와 함께 살았는데요.

하루가 지나도록 연락도 되지 않은 채 딸과 손녀가 돌아오지 않자 외할아버지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겁니다.

장 씨 모녀의 행적은 카드 사용내역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사라진 날 저녁, 제주도행 비행기를 티켓을 끊어 제주도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눈에 띄는 건 돌아오는 비행기 편은 구입하지 않은 겁니다.

이어 장 씨 모녀는 제주시의 한 모텔로 향했고, 그날 밤, 마트에 들렀는데요.

[마트 주인/음성변조 : "여자는 30대 초반으로 보였어요. 아이도 되게 어렸고 딱 이만했나? 3살? 4살? 그런데 되게 예뻤어요. 아이가 너무 예뻐서 잔상에 남아요. 별다른 조짐은 없었어요. 두 번은 왔었는데."]

장 씨가 구입한건 부탄가스와 토치 등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밤 또다시 마트에 들렀다는데요.

[마트 주인/음성변조 : "번개탄은 둘째 날 구입했어요. 밤 11시 반쯤에 아이를 안고 왔어요. 내 느낌은 그래요. 요구르트 사고, 아이가 고르게 매장 다니게 하고 그랬던 게 먹여주고 싶은 거 먹이려고 그러지 않았을까…."]

경찰은 숙박업주로부터 모녀가 머물던 모텔 방 안 화장실에서 번개탄을 피운 듯 그을린 자국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인 2일 새벽 2시 반쯤, 짐은 모두 놓아둔 채 모녀가 모텔 앞에서 택시를 탄 뒤 사라집니다.

다시 모녀의 모습이 발견된 건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해안가였는데요.

인근 상가의 CCTV입니다.

공원 앞에 택시 한 대가 들어서는데요,

잠시 뒤, 장 씨 모녀로 보이는 아이와 엄마가 내립니다.

경찰 조사에서 모녀를 태웠던 택시기사는 장 씨가 가까운 바닷가로 가달라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카페 주인/음성변조 : "지금 이 택시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돼요. 이 택시는 다시 유턴해서 가고 여기 사람 형체가 있습니다. 이쪽까지 걸어 내려오거든요.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 같아요."]

택시가 사라진 뒤, 아이를 안은 장 씨는 계단을 따라 캄캄한 바닷가 쪽으로 내려갑니다.

[카페 주인/음성변조 : "(모녀가 사라진 뒤) 약 한 시간 정도를 검색해봤는데 저희 CCTV에 더 이상 찍힌 게 없었고…."]

그 이후에 장 씨나 아이의 모습은 더 이상 목격되지 않았습니다.

이 해안가는 밤이면 인적뿐만 아니라, 불빛도 사라지는 곳인데요.

[주민/음성변조 : "여기 밤에 새벽 두 시 몇 분에는 거의 사람 없어요. 새벽에는 여기 거의 전멸이에요. 깜깜해요. 누가 가면 보이지도 않아요."]

[주민/음성변조 : "숙소가 그 근처가 아닌 이상 굳이 (새벽에) 거기 밤바다에 나올 이유가 없죠."]

그리고 이틀 뒤, 이곳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애월읍의 갯바위 위에서 장 씨 딸의 시신이 발견된 겁니다.

경찰은 물에 빠진 아이가 조류에 의해 흘러갔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주민/음성변조 : "그때는 물이 많이 빠지지 않았어요. 많이 들어올 때는 끝이 보일락 말락 차 있죠. 새벽에는 꽉꽉 차 있죠. 저기 섬 있잖아요. 저런 거 하나도 안 보여요."]

하지만, 언제, 어떻게 물에 빠져 숨지게 됐는지는 아직 의문인데요.

경찰은 국과수의 정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각을 밝혀낼 방침입니다.

[강현욱/부검의 : "플랑크톤 검사라든지 약독물 검사, 일산화탄소 검사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사망과 관련해 열쇠를 쥐고 있는 엄마 장 씨의 행방에 대한 추적은 계속됐는데요.

[경찰/음성변조 : "돌부리 이런데 (중심으로) 나눠서 수색하고 있어요."]

수색 끝에 어젯밤 제주항의 방파제에서 엄마 장 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제주해양경찰서 관계자 : "낚시꾼이 발견을 해서 신고를 한 상황입니다. 지문 감정을 통해서 (장 씨로) 신원 확인됐습니다."]

마지막 행적 발견 지점에서 동쪽으로 5km, 딸이 발견됐던 서쪽 15km 해안과는 동서로 정반대 지점입니다.

[주민/음성변조 : "무슨 사연에 육지에서 여기까지 와서 그랬나 안타깝죠. 아이가 무슨 죄예요."]

[주민/음성변조 : "앞으로 좋은 날이 더 많을 텐데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너무 안타까워요."]

경찰은 오늘 장 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동안 행적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도 어어갈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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