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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 오도독] ‘영포빌딩문건’, “가능하다면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입력 2018.11.08 (10:05) 수정 2018.11.08 (10:17) 한국언론 오도독
2008년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 KBS에는 경찰이 난입했다. KBS ‘사원행동’ 수백여 명이 저항했지만 경찰은 KBS 내부로 들어와 이사회장을 둘러쌌고, KBS 이사회는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을 기습적으로 의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뒤인 11일, 정연주 해임안을 승인했다.


대통령 이명박이 정연주를 해임하기 바로 전날인 8월 10일 박태환은 베이징 올림픽 수영 자유형 400m에서 첫 금메달을 땄고, 해임 당일인 8월 11일에는 남자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일궜으며 사격에서는 진종오 선수가 남자 권총 50m 금메달을 획득했다.

기자가 YTN측으로부터 일부 입수한 이른바 ‘영포빌딩문건’(지난 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세운 청계재단이 있는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이미 2008년 8월 4일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주간 정국분석과 전망을 통해 “대다수 국민들은‘올림픽 분위기 동참’등으로 당분간 사회 현안에 대한 관심도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었다. 올림픽 시기를 이용해 뭔가를 해보자는 의도가 읽힌다.

[내려받기] 영포빌딩 문건 (2008. 8. 4.)

8월 18일 정무수석실은 주요 이슈 첫번째로 KBS 문제를 거론하며 정 사장 해임에 대한 “비판론이 약간 우세하나 당장 대규모 반대시위로 옮겨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KBS문제가 YTN 등과 연계되는 등 정치 쟁점화되고 장기화될 경우엔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여론동향을 분석했다.

그래서“친정권 이미지가 강한 인사의 임명은 강한 반발로 이어지면서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고",“뉴라이트 재단 등 우파 시민단체들도 ‘김인규 카드’에 대해선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김특보를 발탁하면 ‘정연주 해임=대통령 측근 심기= 방송장악 음모’라는 등식이 성립하여 역풍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때문에 정무수석실은 “KBS 내부사정을 잘 아는 방송 전문가로 조직 장악력이 있는 비정파적 인사를 물색”해서“가능하다면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신속히 후임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관심을 분산시켜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정무수석실이 올림픽을 철저히 정치적 이벤트로 활용하려고 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8월 18일 정무수석실이“북경올림픽 효과로 최소한 8월말까지는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는 낮은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림픽 성과와 국정운영성과의 이미지 일치가 필요”하고, 한나라당 “단독 개원 강행”은 그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서라도 “올림픽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빠를 수록 좋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려받기] 영포빌딩 문건 (2008. 8. 18.)

2008년 8월 KBS 정연주 사장 해임과 새 사장 선임 등 전 과정은 모두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바람대로 이뤄졌다. KBS이사회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 8일에 맞춰 정연주 사장 해임안 제청을 의결했고이명박 대통령은 박태환의 금메달 획득 다음날인 11일 해임안에 서명했으며올림픽이 한창때인 18일 정무수석실은 김인규 카드를 버리고 KBS내부사정을 잘 아는 방송전문가를 새 사장으로 임명해 '정권의 방송장악'이란 비판여론을 피해가라고 보고했고올림픽직후인 8월 26일 이명박 대통령은 이병순을 KBS의 새 사장으로 임명했다.이명박 대통령은 이병순이 정연주의 잔여 임기를 채운 뒤인 2009년 11월, 청와대 정무수석실 스스로“친정권 이미지가 강한 인사”로 평가했던 김인규를 KBS 사장으로 임명했다.

[내려받기] 영포빌딩 문건 (2008. 8. 25.)

이번에 확인된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문건은 이명박 대통령시절 청와대가 잔여 임기가 1년 3개월이나 남은 정연주를 불법적으로 쫓아내고‘정권의 공영방송장악’이라는 사회적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병순을 선택한 뒤, 이병순이 정연주의 잔여 임기를 채우자마자 'MB맨'으로 불린 김인규를 공영방송 사장으로 임명하는 수순을 취한 것 아니냐는 그동안의 사회적 의혹에 대한 구체적 증거의 하나로 그 의미가 크다.

'영포빌딩 문건'과는 별도의 청와대 '캐비닛 문건'에서도 당시 청와대 정무2비서관실은 이미 2008년 5월 25일 '공공기관 선진화 지원 TF 1차회의 결과'를 보고하면서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발표 시기를 이명박 대통령의 "6.9 국민과의 대화 이후", "KBS 사장 교체이후", "국면전환의 휴지기 갖고 (정치) 하한기 이용" 등으로 논의했음이 확인된다. 2008년 5월 이때부터 이미 이명박 정부는 KBS 정연주 사장의 해임과 새 사장 선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5월이면 8월 8일 올림픽 개막과 경찰의 KBS 난입으로 시작된 정연주 사장 해임 사태 3개월 전이다.

청와대 캐비닛 문건청와대 캐비닛 문건

이병순은 KBS사장으로 임명된 이후 '9.17 보복인사'를 통해 KBS 탐사보도팀을 사실상 해체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연설을 정기 편성해 ‘공영방송이 대통령의 입이 됐다’는 사회적 비판에 휩싸이게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김인규는 KBS 사장취임 이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기공식과 준공식을 생중계하는 등 정권 홍보에 열을 올렸단 비판을 받으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등으로부터 '언론적폐 청산대상'으로 지목 받은 바 있다.

기자는 2008년 8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맹형규에게 '영포빌딩문건’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지만 그는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KBS 이사회가 이병순 사장을 선임한 2008년 8월 25일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이미 최근 KBS의 보도태도를 보면 정연주 사퇴 이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음”이라고 보고하면서 “새 사장이 취임하고 나면 KBS사태는 일단락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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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8 10:05:03
    • 수정2018-11-08 10:17:40
    한국언론 오도독
2008년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 KBS에는 경찰이 난입했다. KBS ‘사원행동’ 수백여 명이 저항했지만 경찰은 KBS 내부로 들어와 이사회장을 둘러쌌고, KBS 이사회는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을 기습적으로 의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뒤인 11일, 정연주 해임안을 승인했다.


대통령 이명박이 정연주를 해임하기 바로 전날인 8월 10일 박태환은 베이징 올림픽 수영 자유형 400m에서 첫 금메달을 땄고, 해임 당일인 8월 11일에는 남자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일궜으며 사격에서는 진종오 선수가 남자 권총 50m 금메달을 획득했다.

기자가 YTN측으로부터 일부 입수한 이른바 ‘영포빌딩문건’(지난 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세운 청계재단이 있는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이미 2008년 8월 4일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주간 정국분석과 전망을 통해 “대다수 국민들은‘올림픽 분위기 동참’등으로 당분간 사회 현안에 대한 관심도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었다. 올림픽 시기를 이용해 뭔가를 해보자는 의도가 읽힌다.

[내려받기] 영포빌딩 문건 (2008. 8. 4.)

8월 18일 정무수석실은 주요 이슈 첫번째로 KBS 문제를 거론하며 정 사장 해임에 대한 “비판론이 약간 우세하나 당장 대규모 반대시위로 옮겨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KBS문제가 YTN 등과 연계되는 등 정치 쟁점화되고 장기화될 경우엔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여론동향을 분석했다.

그래서“친정권 이미지가 강한 인사의 임명은 강한 반발로 이어지면서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고",“뉴라이트 재단 등 우파 시민단체들도 ‘김인규 카드’에 대해선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김특보를 발탁하면 ‘정연주 해임=대통령 측근 심기= 방송장악 음모’라는 등식이 성립하여 역풍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때문에 정무수석실은 “KBS 내부사정을 잘 아는 방송 전문가로 조직 장악력이 있는 비정파적 인사를 물색”해서“가능하다면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신속히 후임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관심을 분산시켜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정무수석실이 올림픽을 철저히 정치적 이벤트로 활용하려고 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8월 18일 정무수석실이“북경올림픽 효과로 최소한 8월말까지는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는 낮은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림픽 성과와 국정운영성과의 이미지 일치가 필요”하고, 한나라당 “단독 개원 강행”은 그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서라도 “올림픽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빠를 수록 좋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려받기] 영포빌딩 문건 (2008. 8. 18.)

2008년 8월 KBS 정연주 사장 해임과 새 사장 선임 등 전 과정은 모두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바람대로 이뤄졌다. KBS이사회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 8일에 맞춰 정연주 사장 해임안 제청을 의결했고이명박 대통령은 박태환의 금메달 획득 다음날인 11일 해임안에 서명했으며올림픽이 한창때인 18일 정무수석실은 김인규 카드를 버리고 KBS내부사정을 잘 아는 방송전문가를 새 사장으로 임명해 '정권의 방송장악'이란 비판여론을 피해가라고 보고했고올림픽직후인 8월 26일 이명박 대통령은 이병순을 KBS의 새 사장으로 임명했다.이명박 대통령은 이병순이 정연주의 잔여 임기를 채운 뒤인 2009년 11월, 청와대 정무수석실 스스로“친정권 이미지가 강한 인사”로 평가했던 김인규를 KBS 사장으로 임명했다.

[내려받기] 영포빌딩 문건 (2008. 8. 25.)

이번에 확인된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문건은 이명박 대통령시절 청와대가 잔여 임기가 1년 3개월이나 남은 정연주를 불법적으로 쫓아내고‘정권의 공영방송장악’이라는 사회적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병순을 선택한 뒤, 이병순이 정연주의 잔여 임기를 채우자마자 'MB맨'으로 불린 김인규를 공영방송 사장으로 임명하는 수순을 취한 것 아니냐는 그동안의 사회적 의혹에 대한 구체적 증거의 하나로 그 의미가 크다.

'영포빌딩 문건'과는 별도의 청와대 '캐비닛 문건'에서도 당시 청와대 정무2비서관실은 이미 2008년 5월 25일 '공공기관 선진화 지원 TF 1차회의 결과'를 보고하면서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발표 시기를 이명박 대통령의 "6.9 국민과의 대화 이후", "KBS 사장 교체이후", "국면전환의 휴지기 갖고 (정치) 하한기 이용" 등으로 논의했음이 확인된다. 2008년 5월 이때부터 이미 이명박 정부는 KBS 정연주 사장의 해임과 새 사장 선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5월이면 8월 8일 올림픽 개막과 경찰의 KBS 난입으로 시작된 정연주 사장 해임 사태 3개월 전이다.

청와대 캐비닛 문건청와대 캐비닛 문건

이병순은 KBS사장으로 임명된 이후 '9.17 보복인사'를 통해 KBS 탐사보도팀을 사실상 해체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연설을 정기 편성해 ‘공영방송이 대통령의 입이 됐다’는 사회적 비판에 휩싸이게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김인규는 KBS 사장취임 이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기공식과 준공식을 생중계하는 등 정권 홍보에 열을 올렸단 비판을 받으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등으로부터 '언론적폐 청산대상'으로 지목 받은 바 있다.

기자는 2008년 8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맹형규에게 '영포빌딩문건’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지만 그는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KBS 이사회가 이병순 사장을 선임한 2008년 8월 25일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이미 최근 KBS의 보도태도를 보면 정연주 사퇴 이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음”이라고 보고하면서 “새 사장이 취임하고 나면 KBS사태는 일단락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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