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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중국의 미세먼지 씻어내는 ‘신박한’ 인공강우
입력 2018.11.08 (11:01) 특파원 리포트
▲군사 무기를 통해 요오드화은을 구름에 쏘아 뿌리면 비가 내린다.

□ 미세먼지 가득한 잿빛 하늘…인공강우 직후 거짓말 처럼 맑아져

중국 베이징은 분명 오래 전부터 공기가 좋은 곳이 아니었을 것이다. 베이징에서 한번 미세먼지가 끼기 시작하면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 지형이라 비도 적고, 바람도 적기 때문이다. 그런 베이징에서 인위적으로 미세먼지를 몰아내는 유일무이한 기술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인공강우다.

지난 주말까지만해도 베이징은 짙은 미세먼지로 어두컴컴했다. 지난 토요일 베이징의 AQI(공기품질지수)는 250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일요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더니 상당히 씻겨 내려갔다. 지금까지도 베이징 공기는 비교적 맑다. AQI지수는 50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세먼지 가득한 잿빛 하늘이 비온 다음날 맑게 개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베이징 기상대가 공개한 인공강설 모습…산 정상에서 요오드화은 입자를 뿌리는 방식.베이징 기상대가 공개한 인공강설 모습…산 정상에서 요오드화은 입자를 뿌리는 방식.

□ 중국, 잦은 인공강우…대중에겐 잘 안알려

올해 3월 17일에 베이징에 폭설이 내렸다. 3월 중순에 폭설이라니? 그것도 145일 가뭄 끝에 폭설이었다. 관영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이 전인대에서 만장일치로 국가주석에 재선출된 소식을 전하며 "약속처럼 서설이 베이징에 내려앉았다"고 찬사를 쏟아냈다.

어리둥절해 하는 베이징 시민들을 위해 베이징 기상대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고백했다. 베이징 기상대가 당일 아침 베이징 창핑구 다헤이산 일대에서 인공증설(增雪) 작업을 진행했다며 동영상을 올린 것이다. 사실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베이징 기상대가 인공강우, 인공강설을 했다고 대중들에게 밝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국에 살면서 비를 맞을때마다 항상 헷갈린다. 이 비는 자연비일까? 인공비일까?

요오드화은 탄환 1발당 가격은 2천 위안 정도로 경제성까지 확보했다.요오드화은 탄환 1발당 가격은 2천 위안 정도로 경제성까지 확보했다.

□ 대공포나 지대공 미사일 이용해 요오드화은을 구름에 살포

중국 기상국은 인공강우 기술에 관한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다. 인공강우는 염화칼슘이나 요오드화은을 수분이 많은 구름에 빗방울 씨앗으로 뿌려서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인데, 중국에선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은 대공포나 지대공 미사일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요오드화은을 담은 포탄을 구름에 쏴서 살포하는 방식인데 성공율이 상당히 높다. 중국의 인공강우 기술 개발은 기상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 중국 환경과학원과 유수의 연구기관들이 총동원돼 있다.

미사일형 살포방식미사일형 살포방식

비행기를 이용한 요오드화은 살포비행기를 이용한 요오드화은 살포

□ 수능 시험날 폭염 사라지게 하기도…다양한 활용분야

중국의 대학입시 시험 가오카오(高考)는 매년 6월 달에 실시되는데 묘하게 매번 비가 내린다. 우리나라에서 수능시험날 한파가 잦은 것과 비슷한데, 많은 중국 학생들은 가오카오 시험날 내린 비가 인공비인지 자연비인지를 궁금해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 인공비일 때가 있다. 중국 남부 지역은 6월만 돼도 폭염이 시작돼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인공강우를 시도하기도 한다. 다만, 어느정도 구름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지 완전히 맑은 날에는 불가능하다.

사실 중국이 인공강우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분야는 가뭄 퇴치, 사막화 방지 분야다. 특정 지역에 가뭄이 심해 농사에 지장이 생길 정도가 되면 엄청난 인공강우가 실시된다. 과거 랴오닝 선양지역에서 대가뭄이 들었을 때는 수만 발의 요오드화은을 살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백두산에서 산불 방지 목적으로 인공강설이 진행됐다.

티베트 인공강우 조감도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티베트 인공강우 조감도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 신의 영역 도전…부작용 우려

중국은 지금 마음대로 비를 내리게 하는 신의 영역에 도전 중이다. 톈허(天河) 프로젝트! 아시아의 식수원이라불리는 티베트 고원에 대규모 인공 강우 시설을 구축해 160만 평방킬로미터의 광범위한 지역에 비를 뿌릴 구상까지 내놨다. 이런 중국을 바라보는 걱정 어린 눈빛도 많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인공강우가 자연스런 대기의 흐름을 방해해 기상이변, 특히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기상이변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중국의 거침없는 질주가 부럽다. 대기오염은 물론, 향후 물 부족 현상과 기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중국의 모습은 인공강우에 관한한 걸음마 수준인 우리 정부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다음달 한국과 중국간 환경 관련 첫 국장급 회의가 열린다. 6개의 안건을 보니 미세먼지 공동 대응 외에도 인공강우 협력이 포함돼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따지려다 인공강우 기술 좀 알려달라고 졸라야할 판이다.
  • [특파원리포트] 중국의 미세먼지 씻어내는 ‘신박한’ 인공강우
    • 입력 2018-11-08 11:01:11
    특파원 리포트
▲군사 무기를 통해 요오드화은을 구름에 쏘아 뿌리면 비가 내린다.

□ 미세먼지 가득한 잿빛 하늘…인공강우 직후 거짓말 처럼 맑아져

중국 베이징은 분명 오래 전부터 공기가 좋은 곳이 아니었을 것이다. 베이징에서 한번 미세먼지가 끼기 시작하면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 지형이라 비도 적고, 바람도 적기 때문이다. 그런 베이징에서 인위적으로 미세먼지를 몰아내는 유일무이한 기술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인공강우다.

지난 주말까지만해도 베이징은 짙은 미세먼지로 어두컴컴했다. 지난 토요일 베이징의 AQI(공기품질지수)는 250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일요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더니 상당히 씻겨 내려갔다. 지금까지도 베이징 공기는 비교적 맑다. AQI지수는 50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세먼지 가득한 잿빛 하늘이 비온 다음날 맑게 개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베이징 기상대가 공개한 인공강설 모습…산 정상에서 요오드화은 입자를 뿌리는 방식.베이징 기상대가 공개한 인공강설 모습…산 정상에서 요오드화은 입자를 뿌리는 방식.

□ 중국, 잦은 인공강우…대중에겐 잘 안알려

올해 3월 17일에 베이징에 폭설이 내렸다. 3월 중순에 폭설이라니? 그것도 145일 가뭄 끝에 폭설이었다. 관영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이 전인대에서 만장일치로 국가주석에 재선출된 소식을 전하며 "약속처럼 서설이 베이징에 내려앉았다"고 찬사를 쏟아냈다.

어리둥절해 하는 베이징 시민들을 위해 베이징 기상대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고백했다. 베이징 기상대가 당일 아침 베이징 창핑구 다헤이산 일대에서 인공증설(增雪) 작업을 진행했다며 동영상을 올린 것이다. 사실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베이징 기상대가 인공강우, 인공강설을 했다고 대중들에게 밝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국에 살면서 비를 맞을때마다 항상 헷갈린다. 이 비는 자연비일까? 인공비일까?

요오드화은 탄환 1발당 가격은 2천 위안 정도로 경제성까지 확보했다.요오드화은 탄환 1발당 가격은 2천 위안 정도로 경제성까지 확보했다.

□ 대공포나 지대공 미사일 이용해 요오드화은을 구름에 살포

중국 기상국은 인공강우 기술에 관한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다. 인공강우는 염화칼슘이나 요오드화은을 수분이 많은 구름에 빗방울 씨앗으로 뿌려서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인데, 중국에선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은 대공포나 지대공 미사일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요오드화은을 담은 포탄을 구름에 쏴서 살포하는 방식인데 성공율이 상당히 높다. 중국의 인공강우 기술 개발은 기상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 중국 환경과학원과 유수의 연구기관들이 총동원돼 있다.

미사일형 살포방식미사일형 살포방식

비행기를 이용한 요오드화은 살포비행기를 이용한 요오드화은 살포

□ 수능 시험날 폭염 사라지게 하기도…다양한 활용분야

중국의 대학입시 시험 가오카오(高考)는 매년 6월 달에 실시되는데 묘하게 매번 비가 내린다. 우리나라에서 수능시험날 한파가 잦은 것과 비슷한데, 많은 중국 학생들은 가오카오 시험날 내린 비가 인공비인지 자연비인지를 궁금해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 인공비일 때가 있다. 중국 남부 지역은 6월만 돼도 폭염이 시작돼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인공강우를 시도하기도 한다. 다만, 어느정도 구름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지 완전히 맑은 날에는 불가능하다.

사실 중국이 인공강우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분야는 가뭄 퇴치, 사막화 방지 분야다. 특정 지역에 가뭄이 심해 농사에 지장이 생길 정도가 되면 엄청난 인공강우가 실시된다. 과거 랴오닝 선양지역에서 대가뭄이 들었을 때는 수만 발의 요오드화은을 살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백두산에서 산불 방지 목적으로 인공강설이 진행됐다.

티베트 인공강우 조감도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티베트 인공강우 조감도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 신의 영역 도전…부작용 우려

중국은 지금 마음대로 비를 내리게 하는 신의 영역에 도전 중이다. 톈허(天河) 프로젝트! 아시아의 식수원이라불리는 티베트 고원에 대규모 인공 강우 시설을 구축해 160만 평방킬로미터의 광범위한 지역에 비를 뿌릴 구상까지 내놨다. 이런 중국을 바라보는 걱정 어린 눈빛도 많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인공강우가 자연스런 대기의 흐름을 방해해 기상이변, 특히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기상이변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중국의 거침없는 질주가 부럽다. 대기오염은 물론, 향후 물 부족 현상과 기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중국의 모습은 인공강우에 관한한 걸음마 수준인 우리 정부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다음달 한국과 중국간 환경 관련 첫 국장급 회의가 열린다. 6개의 안건을 보니 미세먼지 공동 대응 외에도 인공강우 협력이 포함돼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따지려다 인공강우 기술 좀 알려달라고 졸라야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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