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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중간선거 끝나자마자 ‘노 러시(No Rush)’ 외친 트럼프
입력 2018.11.08 (15:49) 수정 2018.11.08 (15:50) 글로벌 돋보기
미국의 중간선거 직후 갑자기 발표된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는 과연 우연일까?

북미 교착상태의 돌파구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위급 회담이 연기되면서 향후 북미 협상은 물론, 연말을 기점으로 잡아놓은 한반도 평화 일정표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서두를 게 없다(No Rush)"는 말을 수 차례나 반복하며 향후 북미협상에서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보다 분명히 하고 나섰다.

아직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대선까지는 2년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조급하게 협상을 서둘 필요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이후 달라진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미 협상이 더뎌질 경우 남북이 합의해놓은 외교 일정은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하고, 북미 사이에서 외교적 묘수를 찾아야하는 정부의 고민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북 일성, “서두를 것 없다(We are in no rush)” 7차례 언급

'하원 민주당 탈환, 상원 공화당 수성'이라는 중간선거 성적표를 든 트럼프 대통령의 7일(현지 시각) 백악관 기자회견은 무려 1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은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향후 의회와의 관계 정립 방안 등 각종 국내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가는 도중 갑자기 튀어나왔다.

한 기자가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 뭔 일이 있는 거냐?"는 질문을 던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일도 아니다. 다른 일정 때문에 그것(회담 일정)을 바꾸려고 한다. 우리는 다른 날짜를 잡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북한 관련 진행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서두를 게 없다. 우리는 급할 게 없다. 제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We’re in no rush. We’re in no hurry. The sanctions are on)"고 강조했다.

이어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 미사일과 로켓은 멈췄다. 인질은 돌아왔다. 위대한 영웅들이 돌아오고 있다"면서 다시 한 번 "나는 서두를 게 없다. 나는 서두를 게 없다.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대북제재 해제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제재를 해제하고 싶다. 그러나 그들(북한) 역시 호응해야 한다. 그것은 쌍방향이다(I'd love to take the sanctions off. But they have to be responsive, too. It's a two-way street)"는 대답을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예사롭지 않은 건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난 직후 나온 대북 일성이라는 발언의 시점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2분 남짓한 발언 과정에서 '서두를 게 없다'는 표현을 무려 7차례,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는 표현을 4차례나 반복한 점이 눈길을 끈다.

중간선거를 끝낸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굳이 북핵 협상을 서둘 필요가 없으며, 북한이 제재 해제를 원한다면 핵 사찰과 검증 등에서 먼저 성의 있는 추가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 달 열리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내년 언젠가(Sometime next year)라고 했다가 "내년 초 언젠가(sometime early next year)라고 부연했다.


WSJ “북한이 뉴욕회담 취소”…CNN “북한, 매우 화가 난 상태”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 배경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일단 '순전한(purely) 일정 조율 문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외신이 전하는 미국 정부 내 분위기는 이런 공식 발표와는 온도 차가 크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평양이 회담을 취소했다"면서 북미 고위급 회담이 돌연 연기된 배경에 북한이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뉴욕 회담을 취소했다"면서 "이 때문에 험난한 외교 과정이 차질을 빚고, 비핵화 진전에 대한 기대도 작아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조기 제재완화 조치를 얻어내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하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전까지는 경제적 보상이 없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요구에 대한 북한의 불만 메시지로도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CNN방송은 한발 더나가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를 보이고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이 점차 미국에 화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CNN방송은 북미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과 미군 당국 등을 인용한 보도에서, "북미 협상이 누가 먼저 양보할 것인가를 놓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북한은 미국의 제재 완화 거부에 매우 화가 나 있고(really angry) 이런 협상자들의 개인적 갈등이 협상의 진전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전에 먼저 북한으로부터 핵 사찰 허용 등과 같은 추가 조치를 얻어내려 한 반면, 북한은 제재완화 같은 조치를 미국이 먼저 해주기를 바랐지만 미국은 그럴 의향이 없었다는 게 CNN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측으로부터 연기하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미국이 우리에게 설명해줬다"며 외신의 보도 내용을 사실상 확인했다.


■관건은 북미회담 재개 시기…남북관계 일정도 줄줄이 순연?

북미 고위급 회담이 전격 연기된 데 이어, 중간선거를 마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소 긴 호흡의 속도 조절론을 공식화하면서, 향후 북미 관계는 얼마가 빨리 북미 회담이 재개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김영철의 고위급 회담이든 스티브 비건-최선희의 실무협상 라인이든, 북미 대화가 11월 중에라도 재개된다면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대화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그 시한을 넘길 경우 자칫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상실할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주목되는 건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 등 최근의 정세 변화와 관련해 조만간 북한이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공식 반응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대북 제재를 비판하고, 북한 외무성 관계자가 '병진 노선 부활' 위협 발언까지 하고 나선 상황에서, 북한이 고위급 회담의 취소를 미국 탓으로 돌리는 등 공개 반발할 경우 북미 관계는 당분간 소강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관계가 제 속도를 내지못하면서 북미 협상과 연동돼있는 한반도 관련 주요 일정들, 즉 종전선언과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 연내를 목표로 했던 남북관계 이벤트들 역시 일부 영향이 불가피해지는 분위기다.
  • [글로벌 돋보기] 중간선거 끝나자마자 ‘노 러시(No Rush)’ 외친 트럼프
    • 입력 2018-11-08 15:49:06
    • 수정2018-11-08 15:50:06
    글로벌 돋보기
미국의 중간선거 직후 갑자기 발표된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는 과연 우연일까?

북미 교착상태의 돌파구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위급 회담이 연기되면서 향후 북미 협상은 물론, 연말을 기점으로 잡아놓은 한반도 평화 일정표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서두를 게 없다(No Rush)"는 말을 수 차례나 반복하며 향후 북미협상에서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보다 분명히 하고 나섰다.

아직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대선까지는 2년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조급하게 협상을 서둘 필요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이후 달라진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미 협상이 더뎌질 경우 남북이 합의해놓은 외교 일정은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하고, 북미 사이에서 외교적 묘수를 찾아야하는 정부의 고민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북 일성, “서두를 것 없다(We are in no rush)” 7차례 언급

'하원 민주당 탈환, 상원 공화당 수성'이라는 중간선거 성적표를 든 트럼프 대통령의 7일(현지 시각) 백악관 기자회견은 무려 1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은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향후 의회와의 관계 정립 방안 등 각종 국내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가는 도중 갑자기 튀어나왔다.

한 기자가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 뭔 일이 있는 거냐?"는 질문을 던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일도 아니다. 다른 일정 때문에 그것(회담 일정)을 바꾸려고 한다. 우리는 다른 날짜를 잡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북한 관련 진행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서두를 게 없다. 우리는 급할 게 없다. 제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We’re in no rush. We’re in no hurry. The sanctions are on)"고 강조했다.

이어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 미사일과 로켓은 멈췄다. 인질은 돌아왔다. 위대한 영웅들이 돌아오고 있다"면서 다시 한 번 "나는 서두를 게 없다. 나는 서두를 게 없다.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대북제재 해제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제재를 해제하고 싶다. 그러나 그들(북한) 역시 호응해야 한다. 그것은 쌍방향이다(I'd love to take the sanctions off. But they have to be responsive, too. It's a two-way street)"는 대답을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예사롭지 않은 건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난 직후 나온 대북 일성이라는 발언의 시점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2분 남짓한 발언 과정에서 '서두를 게 없다'는 표현을 무려 7차례,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는 표현을 4차례나 반복한 점이 눈길을 끈다.

중간선거를 끝낸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굳이 북핵 협상을 서둘 필요가 없으며, 북한이 제재 해제를 원한다면 핵 사찰과 검증 등에서 먼저 성의 있는 추가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 달 열리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내년 언젠가(Sometime next year)라고 했다가 "내년 초 언젠가(sometime early next year)라고 부연했다.


WSJ “북한이 뉴욕회담 취소”…CNN “북한, 매우 화가 난 상태”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 배경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일단 '순전한(purely) 일정 조율 문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외신이 전하는 미국 정부 내 분위기는 이런 공식 발표와는 온도 차가 크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평양이 회담을 취소했다"면서 북미 고위급 회담이 돌연 연기된 배경에 북한이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뉴욕 회담을 취소했다"면서 "이 때문에 험난한 외교 과정이 차질을 빚고, 비핵화 진전에 대한 기대도 작아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조기 제재완화 조치를 얻어내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하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전까지는 경제적 보상이 없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요구에 대한 북한의 불만 메시지로도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CNN방송은 한발 더나가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를 보이고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이 점차 미국에 화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CNN방송은 북미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과 미군 당국 등을 인용한 보도에서, "북미 협상이 누가 먼저 양보할 것인가를 놓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북한은 미국의 제재 완화 거부에 매우 화가 나 있고(really angry) 이런 협상자들의 개인적 갈등이 협상의 진전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전에 먼저 북한으로부터 핵 사찰 허용 등과 같은 추가 조치를 얻어내려 한 반면, 북한은 제재완화 같은 조치를 미국이 먼저 해주기를 바랐지만 미국은 그럴 의향이 없었다는 게 CNN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측으로부터 연기하자는 통보를 받았다고 미국이 우리에게 설명해줬다"며 외신의 보도 내용을 사실상 확인했다.


■관건은 북미회담 재개 시기…남북관계 일정도 줄줄이 순연?

북미 고위급 회담이 전격 연기된 데 이어, 중간선거를 마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소 긴 호흡의 속도 조절론을 공식화하면서, 향후 북미 관계는 얼마가 빨리 북미 회담이 재개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김영철의 고위급 회담이든 스티브 비건-최선희의 실무협상 라인이든, 북미 대화가 11월 중에라도 재개된다면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대화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그 시한을 넘길 경우 자칫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상실할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주목되는 건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 등 최근의 정세 변화와 관련해 조만간 북한이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공식 반응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대북 제재를 비판하고, 북한 외무성 관계자가 '병진 노선 부활' 위협 발언까지 하고 나선 상황에서, 북한이 고위급 회담의 취소를 미국 탓으로 돌리는 등 공개 반발할 경우 북미 관계는 당분간 소강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관계가 제 속도를 내지못하면서 북미 협상과 연동돼있는 한반도 관련 주요 일정들, 즉 종전선언과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 연내를 목표로 했던 남북관계 이벤트들 역시 일부 영향이 불가피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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