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고기세 도입하면 전 세계 연간 사망자 22만 명 감소”

입력 2018.11.12 (10:49) 수정 2018.11.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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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기에 세금을 물린다?

무슨 얘기인가 싶을 텐데요.

건강에 좋지 않은 탄산음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설탕세를 도입하는 것처럼,

인류의 건강과 환경을 위해 고기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논의가 일부 유럽국가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보기만 해도 입맛을 자극하는 육류 요리들.

하지만 건강에는 해로운 면도 있다는 사실,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소고기나 돼지고기같은 붉은색 육류는 심장질환과 뇌졸중, 당뇨병의 한 원인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어린이들이 즐겨먹는 베이컨, 햄과 같은 가공육은 어떨까요?

3년 전, 세계보건기구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 과도한 육식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발표가 나와도 육류의 인기는 시들지 않습니다.

아르헨티나에 사는 이 여성도 요즘 최대 고민 중 하나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고깃값이 부담된다는 것이라는데요.

[사브리나 포조/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 : "이제는 고기로 요리를 할 수 없어요. 닭이 더 싸네요. 닭으로 요리하기로 했어요."]

경기 불황일지언정 고기는 끊을 수 없다는 이 여성처럼 고기 사랑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

그렇다면, 술과 담배처럼 고기에 세금을 물리면 고기 소비가 좀 줄어들게 될까요?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전 세계 149개국에서 이른바 '고기세(Meat Tax)'를 부과할 경우를 가정해 봤습니다.

고소득 국가에서 가공하지 않은 적색육에 20%, 베이컨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에 110% 세율의 고기세를 부과하고, 저소득 국가에는 이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한 결과를 추정한 것인데요.

고소득 국가에선 1주일에 2인분가량 고기 소비가 감소해, 전체적으로 연간 사망자가 22만 명가량 줄어들고, 의료 관련 비용은 4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6억 원가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고기세로 인해 고기의 소비와 판매가 줄면 지구 환경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데요.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전 세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5% 가량을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도 쉬운 방법으로 채식을 꼽기도 했습니다.

[애나벨 랜들리스/런던 시민 : "제 식단이 환경이나 동물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원래 매일 고기를 먹었는데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로 줄였어요."]

일각에선 축산업의 구원투수로 '해초'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소 같은 반추동물은 먹이를 소화할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방귀나 트림으로 배출하는데요. 이 메탄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연구진이 소 사료에 해초를 섞어 먹인 결과,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메탄가스 배출이 최소 24%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어미아 켑립/동물 과학자 : "메탄 배출 감소는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의미합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영향을 줄인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개인의 건강을 넘어서 지구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주는 고기 소비와 축산업, 그리고 고기세 등 그 대안을 둘러싼 인류의 고민이 계속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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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고기세 도입하면 전 세계 연간 사망자 22만 명 감소”
    • 입력 2018-11-12 10:50:30
    • 수정2018-11-12 15:19:20
    지구촌뉴스
[앵커]

고기에 세금을 물린다?

무슨 얘기인가 싶을 텐데요.

건강에 좋지 않은 탄산음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설탕세를 도입하는 것처럼,

인류의 건강과 환경을 위해 고기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논의가 일부 유럽국가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보기만 해도 입맛을 자극하는 육류 요리들.

하지만 건강에는 해로운 면도 있다는 사실,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소고기나 돼지고기같은 붉은색 육류는 심장질환과 뇌졸중, 당뇨병의 한 원인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어린이들이 즐겨먹는 베이컨, 햄과 같은 가공육은 어떨까요?

3년 전, 세계보건기구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 과도한 육식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발표가 나와도 육류의 인기는 시들지 않습니다.

아르헨티나에 사는 이 여성도 요즘 최대 고민 중 하나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고깃값이 부담된다는 것이라는데요.

[사브리나 포조/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 : "이제는 고기로 요리를 할 수 없어요. 닭이 더 싸네요. 닭으로 요리하기로 했어요."]

경기 불황일지언정 고기는 끊을 수 없다는 이 여성처럼 고기 사랑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

그렇다면, 술과 담배처럼 고기에 세금을 물리면 고기 소비가 좀 줄어들게 될까요?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전 세계 149개국에서 이른바 '고기세(Meat Tax)'를 부과할 경우를 가정해 봤습니다.

고소득 국가에서 가공하지 않은 적색육에 20%, 베이컨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에 110% 세율의 고기세를 부과하고, 저소득 국가에는 이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한 결과를 추정한 것인데요.

고소득 국가에선 1주일에 2인분가량 고기 소비가 감소해, 전체적으로 연간 사망자가 22만 명가량 줄어들고, 의료 관련 비용은 4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6억 원가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고기세로 인해 고기의 소비와 판매가 줄면 지구 환경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데요.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전 세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5% 가량을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도 쉬운 방법으로 채식을 꼽기도 했습니다.

[애나벨 랜들리스/런던 시민 : "제 식단이 환경이나 동물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원래 매일 고기를 먹었는데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로 줄였어요."]

일각에선 축산업의 구원투수로 '해초'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소 같은 반추동물은 먹이를 소화할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방귀나 트림으로 배출하는데요. 이 메탄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연구진이 소 사료에 해초를 섞어 먹인 결과,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메탄가스 배출이 최소 24%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어미아 켑립/동물 과학자 : "메탄 배출 감소는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의미합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영향을 줄인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개인의 건강을 넘어서 지구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주는 고기 소비와 축산업, 그리고 고기세 등 그 대안을 둘러싼 인류의 고민이 계속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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