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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美서 ‘조기 은퇴’ 열풍…왜?
입력 2018.11.12 (18:02) 수정 2018.11.12 (18:16) 통합뉴스룸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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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긴가요?

[답변]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한 번 씩 쳐다보며 밥을 먹었다는 '자린고비' 이야기, 다들 잘 알고 계실 텐데요.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이 전래동화 속 이야기보다 더 지독하게 '안 먹고 안 쓰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먼저 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봤습니다.

식사는 간단히 해결합니다.

냉장고 안에 남아 있는 식재료로 한 끼를 때우고, 커피는 직접 만들어 먹습니다.

장을 볼 때도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싼 값에 내놓은 떨이 제품을 사고요.

옷은 있던 걸 그대로 입거나 헌 옷을 고쳐 입습니다.

[에보니 호턴/32살 : "저는 옷을 사거나 머리 또는 손톱을 손질하는 데 돈을 쓰지 않아요."]

이들에게 집과 차는 사치품입니다.

출퇴근길에는 빌린 자전거를 타고, 여럿이 함께 생활해 집세를 아낍니다.

'짜다'와 '재테크'를 합친 일명 '짠 테크'라고 하죠.

한 푼이라고 아껴 저축하자는 뜻의 이 '짠 테크'가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인깁니다.

[앵커]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돈을 모으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답변]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늦어도 나이 마흔에는 하던 일이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에 사는 이 30대 부부의 전 재산은 집 한 채와 자동차 한 대가 전부입니다.

남편은 세일즈맨, 아내는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사였는데요.

2년 전, 두 사람 모두 직장을 관뒀습니다.

[엘런 로빈슨/36살에 은퇴 : "현재 제 아이들은 4살 그리고 2살인데 매일 전 하루종일 아이들과 집에 함께 있어요. 그리고 먹고 사는 것에 대해 걱정할 일도 없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65세 정년퇴직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이른바 '파이어 운동(FIRE movement)'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파이어 운동은 경제적 독립을 갖추면서 동시에 일찍 은퇴하려는 사람 혹은 움직임을 뜻하는 말입니다.

[앵커]

'경제적 독립'이란 전제조건이 중요한 포인트 같아요.

그러면 조기 은퇴를 하기 위해선 자금이 어느 정도 필요한가요?

[답변]

최소 백만 달러, 우리돈으로 약 11억 원 정도입니다.

먼저 수입의 70% 이상을 저축해 은퇴 자금을 모으고요.

이 돈은 다시 은행에 예치하거나 주식 혹은 부동산에 투자합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이 연간 5%만 되도 5만 달러.

미국인 평균 소득이 연간 6만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은퇴자금을 굴리는 이윤 부자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퇴사 이후에도 검소한 생활을 이어갑니다.

[앵커]

2,30대면 사실 한창 일할 나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건데, 이처럼 빨리 은퇴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헬렌 에셴브루흐/31살 : "60세가 되어서나 내가 왜 이걸 안 해봤지 하고 생각하죠. 그때는 체력적으로 도전하기 힘든 나이가 되어버렸는데 후회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파이어 운동은 특히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2,30대로 이전 세대보다 교육 수준이 훨씬 높죠.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 취업난과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으며 평균 소득은 낮아졌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사회보장제도의 붕괴 그리고 안정된 삶에 대한 열망이 파이어 운동을 불러 일으켰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파이어 운동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가디언지는 이 파이어 운동을 두고 고액의 연봉을 받는 일부 특권층의 전유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마흔 전에 11억 원을 모은다는 건 꿈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다.

오히려 재무적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주식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물가 상승, 치료비 등 변수로 노후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극단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삶이 과연 행복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시나 에버솔/35세에 은퇴 : "처음에는 꽤 힘들었어요. 계속 나누어서 저축해야 했으니까요." ("좋았나요?") "아니요. 저는 혹시라도 우리의 한창 좋은 시절을 허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어요."]

'파이어 운동' 열풍은 미국뿐 아니라 영국, 호주 등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진정한 의미의 은퇴가 무엇인지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 [글로벌 경제] 美서 ‘조기 은퇴’ 열풍…왜?
    • 입력 2018-11-12 18:09:22
    • 수정2018-11-12 18:16:44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긴가요?

[답변]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한 번 씩 쳐다보며 밥을 먹었다는 '자린고비' 이야기, 다들 잘 알고 계실 텐데요.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이 전래동화 속 이야기보다 더 지독하게 '안 먹고 안 쓰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먼저 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봤습니다.

식사는 간단히 해결합니다.

냉장고 안에 남아 있는 식재료로 한 끼를 때우고, 커피는 직접 만들어 먹습니다.

장을 볼 때도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싼 값에 내놓은 떨이 제품을 사고요.

옷은 있던 걸 그대로 입거나 헌 옷을 고쳐 입습니다.

[에보니 호턴/32살 : "저는 옷을 사거나 머리 또는 손톱을 손질하는 데 돈을 쓰지 않아요."]

이들에게 집과 차는 사치품입니다.

출퇴근길에는 빌린 자전거를 타고, 여럿이 함께 생활해 집세를 아낍니다.

'짜다'와 '재테크'를 합친 일명 '짠 테크'라고 하죠.

한 푼이라고 아껴 저축하자는 뜻의 이 '짠 테크'가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인깁니다.

[앵커]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돈을 모으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답변]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늦어도 나이 마흔에는 하던 일이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에 사는 이 30대 부부의 전 재산은 집 한 채와 자동차 한 대가 전부입니다.

남편은 세일즈맨, 아내는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사였는데요.

2년 전, 두 사람 모두 직장을 관뒀습니다.

[엘런 로빈슨/36살에 은퇴 : "현재 제 아이들은 4살 그리고 2살인데 매일 전 하루종일 아이들과 집에 함께 있어요. 그리고 먹고 사는 것에 대해 걱정할 일도 없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65세 정년퇴직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이른바 '파이어 운동(FIRE movement)'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파이어 운동은 경제적 독립을 갖추면서 동시에 일찍 은퇴하려는 사람 혹은 움직임을 뜻하는 말입니다.

[앵커]

'경제적 독립'이란 전제조건이 중요한 포인트 같아요.

그러면 조기 은퇴를 하기 위해선 자금이 어느 정도 필요한가요?

[답변]

최소 백만 달러, 우리돈으로 약 11억 원 정도입니다.

먼저 수입의 70% 이상을 저축해 은퇴 자금을 모으고요.

이 돈은 다시 은행에 예치하거나 주식 혹은 부동산에 투자합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이 연간 5%만 되도 5만 달러.

미국인 평균 소득이 연간 6만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은퇴자금을 굴리는 이윤 부자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퇴사 이후에도 검소한 생활을 이어갑니다.

[앵커]

2,30대면 사실 한창 일할 나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건데, 이처럼 빨리 은퇴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헬렌 에셴브루흐/31살 : "60세가 되어서나 내가 왜 이걸 안 해봤지 하고 생각하죠. 그때는 체력적으로 도전하기 힘든 나이가 되어버렸는데 후회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파이어 운동은 특히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2,30대로 이전 세대보다 교육 수준이 훨씬 높죠.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 취업난과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으며 평균 소득은 낮아졌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사회보장제도의 붕괴 그리고 안정된 삶에 대한 열망이 파이어 운동을 불러 일으켰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파이어 운동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가디언지는 이 파이어 운동을 두고 고액의 연봉을 받는 일부 특권층의 전유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마흔 전에 11억 원을 모은다는 건 꿈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다.

오히려 재무적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주식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물가 상승, 치료비 등 변수로 노후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극단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삶이 과연 행복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시나 에버솔/35세에 은퇴 : "처음에는 꽤 힘들었어요. 계속 나누어서 저축해야 했으니까요." ("좋았나요?") "아니요. 저는 혹시라도 우리의 한창 좋은 시절을 허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어요."]

'파이어 운동' 열풍은 미국뿐 아니라 영국, 호주 등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진정한 의미의 은퇴가 무엇인지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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