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농구 ‘윌리엄스 전성 시대?’

입력 2018.11.12 (20:15) 수정 2018.11.1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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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 올 시즌 대체 선수로 수준급 활약

올 시즌 남자프로농구는 윌리엄스 전성시대다. 여기저기에서 불러주는 팀이 많아 대체 선수로 뛰면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키 196cm의 리온 윌리엄스는 지난 10월 8일, 프로농구 개막 직전 서울 SK의 에런 헤인즈가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복귀가 늦어지자 서울 SK의 일시 대체 선수로 뛰었다. SK의 다급한 구조 요청에도 윌리엄스는 10경기를 뛰면서 경기당 평균 16득점, 리바운드 11.8개. 도움 1.3개와 가로채기 1.1개, 블록 슛 1.0개로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다. 한국 농구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윌리엄스. 한국 농구 경험 바탕으로 경기마다 더블더블 활약

SK와의 대체선수 계약이 끝나자마자 이번엔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오리온스의 대릴 먼로가 부상으로 결장하게 되자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체 선수로 원정 3연전에 나섰다. 윌리엄스는 오리온스를 10연패에서 탈출시키지는 못했지만, 3경기에서 평균 21.3득점에 리바운드 10개를 잡아내 매 경기 더블더블의 활약을 해냈다.

윌리엄스. 서울 SK ->고양 오리온스->원주 DB로….

대릴 먼로가 복귀하게 되면서 오리온스와 대체 선수 계약이 끝난 윌리엄스는 이제 원주 DB로 다시 한 번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원주DB의 틸먼이 지난 6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틸먼은 최소 7주의 재활이 필요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기량 뛰어난 외국인 선수 이적, 흔한 일이긴 하지만….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가 시즌마다 번갈아 가며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 일은 매우 흔하다. '믿고 쓰는 외국인 선수' 에런 헤인즈만 해도 2008~2009시즌 서울 삼성에서 뛰다, 다음 시즌 울산 모비스에서 활약했고, 다시 다음 시즌엔 서울 삼성으로 복귀했다. 이후 2011~2012시즌엔 창원 LG 대체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고, 다음 시즌부터 서울 SK에서 두 시즌을 소화한 뒤, 고양 오리온스로 팀을 옮겨 두 시즌을 활약했다. 그리고 2017~2018시즌부터는 다시 서울 SK에 복귀해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다.

윌리엄스, 시즌 초반인데 벌써 3번째 팀에서 뛰는 상황

하지만 에런 헤인즈와 리온 윌리엄스의 경우는 다르다. 한 시즌을 마치고 다음 시즌 다른 팀에서 뛰는 것이 아니라, 리온 윌리엄스의 경우엔 한 시즌 안에 여러 팀에서 번갈아 가며 뛴다는 점에서 헤인즈의 경우와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지난달 13일 개막한 프로농구는 현재 팀당 12경기를 치른 상태다. 리온 윌리엄스는 그 사이 3번째 유니폼을 입게 된다. 이젠 원주 DB 유니폼을 입고 얼마 전까지 자신이 속해 있던 SK와 오리온스를 상대로 경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대체 선수로 뛰는 리온 윌리엄스는 한 달 출전 수당 대략 3만 2천 달러, 우리 돈 약 3천6백만 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 수당 등 다른 성과 보수를 제외한 금액이 그렇다.

윌리엄스 대체 선수 활용에 제도적 하자는 없어….
팀 정체성 혼란…. 외국인 선수 의존도 크다는 방증.

이래도 되는 걸까?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한국프로농구에서 여러 팀이 번갈아 윌리엄스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쓰는 것은 제도적인 면에서 하자가 없다. 윌리엄스 입장이야 익숙한 한국프로농구에서 자신을 불러주는 팀이 많으면 행복한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농구를 보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다. 한 팀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일일 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부상이나 다른 요인 때문에 외국인 선수가 한 명이라도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성적과 순위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한국 프로농구의 현실이다. 외국인 선수 잘 뽑으면 우승한다는 코트의 속설에서 한 발도 더 나아가지 못한 한국 프로농구의 적나라한 민낯을 정면으로 목격하는 일은 입맛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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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시즌 프로농구 ‘윌리엄스 전성 시대?’
    • 입력 2018-11-12 20:15:07
    • 수정2018-11-13 13:03:50
    취재K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 올 시즌 대체 선수로 수준급 활약

올 시즌 남자프로농구는 윌리엄스 전성시대다. 여기저기에서 불러주는 팀이 많아 대체 선수로 뛰면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키 196cm의 리온 윌리엄스는 지난 10월 8일, 프로농구 개막 직전 서울 SK의 에런 헤인즈가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복귀가 늦어지자 서울 SK의 일시 대체 선수로 뛰었다. SK의 다급한 구조 요청에도 윌리엄스는 10경기를 뛰면서 경기당 평균 16득점, 리바운드 11.8개. 도움 1.3개와 가로채기 1.1개, 블록 슛 1.0개로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다. 한국 농구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윌리엄스. 한국 농구 경험 바탕으로 경기마다 더블더블 활약

SK와의 대체선수 계약이 끝나자마자 이번엔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오리온스의 대릴 먼로가 부상으로 결장하게 되자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체 선수로 원정 3연전에 나섰다. 윌리엄스는 오리온스를 10연패에서 탈출시키지는 못했지만, 3경기에서 평균 21.3득점에 리바운드 10개를 잡아내 매 경기 더블더블의 활약을 해냈다.

윌리엄스. 서울 SK ->고양 오리온스->원주 DB로….

대릴 먼로가 복귀하게 되면서 오리온스와 대체 선수 계약이 끝난 윌리엄스는 이제 원주 DB로 다시 한 번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원주DB의 틸먼이 지난 6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틸먼은 최소 7주의 재활이 필요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기량 뛰어난 외국인 선수 이적, 흔한 일이긴 하지만….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가 시즌마다 번갈아 가며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 일은 매우 흔하다. '믿고 쓰는 외국인 선수' 에런 헤인즈만 해도 2008~2009시즌 서울 삼성에서 뛰다, 다음 시즌 울산 모비스에서 활약했고, 다시 다음 시즌엔 서울 삼성으로 복귀했다. 이후 2011~2012시즌엔 창원 LG 대체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고, 다음 시즌부터 서울 SK에서 두 시즌을 소화한 뒤, 고양 오리온스로 팀을 옮겨 두 시즌을 활약했다. 그리고 2017~2018시즌부터는 다시 서울 SK에 복귀해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다.

윌리엄스, 시즌 초반인데 벌써 3번째 팀에서 뛰는 상황

하지만 에런 헤인즈와 리온 윌리엄스의 경우는 다르다. 한 시즌을 마치고 다음 시즌 다른 팀에서 뛰는 것이 아니라, 리온 윌리엄스의 경우엔 한 시즌 안에 여러 팀에서 번갈아 가며 뛴다는 점에서 헤인즈의 경우와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지난달 13일 개막한 프로농구는 현재 팀당 12경기를 치른 상태다. 리온 윌리엄스는 그 사이 3번째 유니폼을 입게 된다. 이젠 원주 DB 유니폼을 입고 얼마 전까지 자신이 속해 있던 SK와 오리온스를 상대로 경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대체 선수로 뛰는 리온 윌리엄스는 한 달 출전 수당 대략 3만 2천 달러, 우리 돈 약 3천6백만 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 수당 등 다른 성과 보수를 제외한 금액이 그렇다.

윌리엄스 대체 선수 활용에 제도적 하자는 없어….
팀 정체성 혼란…. 외국인 선수 의존도 크다는 방증.

이래도 되는 걸까? 외국인 선수 자유계약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한국프로농구에서 여러 팀이 번갈아 윌리엄스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쓰는 것은 제도적인 면에서 하자가 없다. 윌리엄스 입장이야 익숙한 한국프로농구에서 자신을 불러주는 팀이 많으면 행복한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농구를 보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다. 한 팀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일일 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부상이나 다른 요인 때문에 외국인 선수가 한 명이라도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성적과 순위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한국 프로농구의 현실이다. 외국인 선수 잘 뽑으면 우승한다는 코트의 속설에서 한 발도 더 나아가지 못한 한국 프로농구의 적나라한 민낯을 정면으로 목격하는 일은 입맛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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