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없는 갈대밭...파괴된 비내섬

입력 2018.11.12 (21:48) 수정 2018.11.1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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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요즘 같은 가을이면
갈대와 억새가
바람결에 춤추고
멸종 위기종인
단양쑥부쟁이와 층층둥글레까지
어우러지던
'충주 비내섬'을 기억하시나요?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주목 받던 우리 고장의 명소가
최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김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맑은 여울 사이로
갈대와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일렁입니다.

보기 드문 동식물이 서식하며
천연함을 자랑하던 곳.

궁예가
왕이 되기 전 들렀다는
신성함이 서려,
'소원을 빈다.' 하는
'비내섬'으로 불립니다.

[이펙트1](화면전환+ BGM)

인공 자갈이 깔린 도로 주위로
풀이 누렇게 말라 죽고
뒤엉켜 누웠습니다.

벌거벗어
흡사 잡초밭이 돼버린 곳곳에는
풀과 새 대신,
일회용 커피잔과 유리병,
가스통 같은
쓰레기가 나뒹굽니다.

김중구/ 사진 동호회원[인터뷰]
"전에는 거의 갈대밭이랑 오솔길
그 정도 느낌?
(오늘은 사진) 많이 못 찍었어요.
전망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요."

다리가 놓였고,
도로마다
쉴 새 없이 차량이 오가며
더 넓게, 더 많이 길을 냅니다.

탱크로 밀어붙이는 군사훈련까지
수시로 이뤄지는 동안,
섬 안의 풀을 베어 사료로 쓰던
축산 농가는 줄어
그나마 관리의 손길마저
뚝 끊겼습니다.

[인터뷰]
박일선/ 충주 환경운동연합 대표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차를 몰고 다니는 거예요. 하다못해 오토바이까지도요. 그걸로 인해 자연 생태계가 많이 훼손됐죠."

급기야 국립습지센터가
생육 조사에 나섰고,
충주시도
환경단체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정관영/ 충주시 환경정책과[인터뷰]
"지금 장비를 투입해서 정리하기 어려운 실정이에요. 워낙 퇴적층이 많이 쌓여 있어서. 다른 방법을 강구 중입니다."

당장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비내섬은 이렇게 계속해서
훼손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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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대 없는 갈대밭...파괴된 비내섬
    • 입력 2018-11-12 21:48:08
    • 수정2018-11-12 23:45:50
    뉴스9(충주)
[앵커멘트] 요즘 같은 가을이면 갈대와 억새가 바람결에 춤추고 멸종 위기종인 단양쑥부쟁이와 층층둥글레까지 어우러지던 '충주 비내섬'을 기억하시나요?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주목 받던 우리 고장의 명소가 최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김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맑은 여울 사이로 갈대와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일렁입니다. 보기 드문 동식물이 서식하며 천연함을 자랑하던 곳. 궁예가 왕이 되기 전 들렀다는 신성함이 서려, '소원을 빈다.' 하는 '비내섬'으로 불립니다. [이펙트1](화면전환+ BGM) 인공 자갈이 깔린 도로 주위로 풀이 누렇게 말라 죽고 뒤엉켜 누웠습니다. 벌거벗어 흡사 잡초밭이 돼버린 곳곳에는 풀과 새 대신, 일회용 커피잔과 유리병, 가스통 같은 쓰레기가 나뒹굽니다. 김중구/ 사진 동호회원[인터뷰] "전에는 거의 갈대밭이랑 오솔길 그 정도 느낌? (오늘은 사진) 많이 못 찍었어요. 전망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요." 다리가 놓였고, 도로마다 쉴 새 없이 차량이 오가며 더 넓게, 더 많이 길을 냅니다. 탱크로 밀어붙이는 군사훈련까지 수시로 이뤄지는 동안, 섬 안의 풀을 베어 사료로 쓰던 축산 농가는 줄어 그나마 관리의 손길마저 뚝 끊겼습니다. [인터뷰] 박일선/ 충주 환경운동연합 대표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차를 몰고 다니는 거예요. 하다못해 오토바이까지도요. 그걸로 인해 자연 생태계가 많이 훼손됐죠." 급기야 국립습지센터가 생육 조사에 나섰고, 충주시도 환경단체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정관영/ 충주시 환경정책과[인터뷰] "지금 장비를 투입해서 정리하기 어려운 실정이에요. 워낙 퇴적층이 많이 쌓여 있어서. 다른 방법을 강구 중입니다." 당장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비내섬은 이렇게 계속해서 훼손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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