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통해 거래되는 교도소 독방”

입력 2018.11.12 (23:05) 수정 2018.11.1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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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력 정치인이나 재벌 총수와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1인실, 즉 독방에서 지냅니다.

하지만 보통의 수감자들은 한 방에서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죠.

지난해 고 노회찬 의원은 국감장에서 신문지를 깔고 누워 수감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교도소 1인실.

KBS 탐사보도부는 일부 수감자들이 브로커를 통해 은밀히 '독방 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추적했습니다.

이세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취재진은 브로커로 지목된 변호사에게 수감자의 가족인 것처럼 전화를 해 물어봤습니다.

여러 명이 지내는 '혼거실'에서 1인실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안의 난이도라거나 현재의 컨디션(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일단 독방 천만 원. 그러니까 부가세까지 해서 천 백(만 원)."]

독방으로 더 쉽게 옮기려면 가짜로 병이 있는 것처럼 적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병원 진단서나 그런 게 없이도 가능한가요?) 그거는 만들어야 되겠죠. 예를 들어서 폐소공포증이 있어서 도저히 못 견디겠다든지 하면서 신청서를 내고..."]

교정 당국에도 뇌물을 건네는지 물었습니다.

["(교정본부나 이런 데 성의가 들어간 걸 확인을 해볼 수 있나요?) 공무원들이 그렇게 약점 잡혀서 나중에 어떻게 해요. 상도의고, 내 영업비밀인데 그걸 오픈할 순 없죠."]

구체적인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지만, 교정 당국에 로비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내비칩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빡셀 때도 있고, 느슨해질 때도 있고 좀 차이가 있어요. 교도관들이 봤을 때 그냥 단순히 '돈질'하는 것으로만 생각이 들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겠죠."]

얼굴도 본 적 없는 의뢰인에게 자신 있게 독방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 변호사는 누굴까.

13년 동안 판사로 재직하다 2009년 서울 중앙지법 판사를 끝으로 개업한 김상채 변호사입니다.

지난 6.13 선거에서 서울 강남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 변호사는 현재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비록 낙선했지만 김상채 변호사는 지난 지방선거 강남구청장 후보로 유권자 2만 5천 명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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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2 23:09:40
    • 수정2018-11-12 23: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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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력 정치인이나 재벌 총수와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1인실, 즉 독방에서 지냅니다.

하지만 보통의 수감자들은 한 방에서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죠.

지난해 고 노회찬 의원은 국감장에서 신문지를 깔고 누워 수감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교도소 1인실.

KBS 탐사보도부는 일부 수감자들이 브로커를 통해 은밀히 '독방 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추적했습니다.

이세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취재진은 브로커로 지목된 변호사에게 수감자의 가족인 것처럼 전화를 해 물어봤습니다.

여러 명이 지내는 '혼거실'에서 1인실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안의 난이도라거나 현재의 컨디션(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일단 독방 천만 원. 그러니까 부가세까지 해서 천 백(만 원)."]

독방으로 더 쉽게 옮기려면 가짜로 병이 있는 것처럼 적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병원 진단서나 그런 게 없이도 가능한가요?) 그거는 만들어야 되겠죠. 예를 들어서 폐소공포증이 있어서 도저히 못 견디겠다든지 하면서 신청서를 내고..."]

교정 당국에도 뇌물을 건네는지 물었습니다.

["(교정본부나 이런 데 성의가 들어간 걸 확인을 해볼 수 있나요?) 공무원들이 그렇게 약점 잡혀서 나중에 어떻게 해요. 상도의고, 내 영업비밀인데 그걸 오픈할 순 없죠."]

구체적인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지만, 교정 당국에 로비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내비칩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빡셀 때도 있고, 느슨해질 때도 있고 좀 차이가 있어요. 교도관들이 봤을 때 그냥 단순히 '돈질'하는 것으로만 생각이 들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겠죠."]

얼굴도 본 적 없는 의뢰인에게 자신 있게 독방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 변호사는 누굴까.

13년 동안 판사로 재직하다 2009년 서울 중앙지법 판사를 끝으로 개업한 김상채 변호사입니다.

지난 6.13 선거에서 서울 강남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 변호사는 현재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비록 낙선했지만 김상채 변호사는 지난 지방선거 강남구청장 후보로 유권자 2만 5천 명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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