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② 교도소 ‘독방 거래’ 추가 확인…교정 당국 몰랐다?

입력 2018.11.13 (21:04) 수정 2018.11.1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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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방 거래는 물론 이감이나 가석방까지도 돈만 내면 가능하게 해준다는 브로커는 다름 아닌 전직 판사출신 김상채 변호사입니다.

이런 뒷거래는 교정 당국의 협조 없이는 아예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김상채 변호사 말고도 또 다른 교도소 독방 거래가 추가로 더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세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의뢰인으로 가장한 취재진에게 김상채 변호사는 교정 당국의 관련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교정본부에 문의를 한단 말이야. 옮겨줄 수 있는지 어쩐지. 가석방을 어떻게 될 건지. 문의를 하면 그쪽에서 가이드라인을 딱 쳐준단 말이야."]

독방 거래에 교도소 측이 개입한 정황은 검찰 내사 과정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수감자 이 씨는 변호사 접견 후 교도소 측 면담 때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리고 싶고, 어떨 때는 죽여버리고 싶다"고 쓰라고 교도관이 알려줬다고 털어놨습니다.

교도소에서 수감자가 원한다고 방을 옮겨주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게 정설입니다.

[강성준/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 : "(수감자의) 청원 같은 거는 거의 쓸모가 없다라고 널리 사실 소문처럼 퍼져 있습니다. 해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겠죠."]

취재진은 독방 거래가 이뤄진 2016년 당시 남부구치소장을 지낸 두 사람을 만나 물어봤습니다.

[2016년 상반기 구치소장 : "(독방으로 옮기는 건) 소장이 거의 기억은 못 하죠. 개입을 하거나 지시를 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하지만, 소장님 결재가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 결재가 있겠죠."]

두번째 구치소장도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당시 구치소 내에서 그런 소문이 퍼져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2016년 하반기 구치소장 : "(로비가 이뤄진다는 소문) 그런 게 있다는 걸 제가 알았어요. 그 당시에 제가 (보안계장한테) 한 번 파악을 해보라고 했어요."]

독방 거래가 과연 김상채 변호사만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취재진은 비슷한 시기 남부구치소에 출소한 또 다른 수감자 박 모씨를 찾아냈습니다.

박 씨도 수감자들 얘기를 듣고 변호사를 접견했고 5백만 원을 주고 독방으로 옮겼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변호사는 김상채 변호사와는 다른 사람입니다.

[박OO/2016년 초 남부구치소 출소/음성변조 : "천만 원까지 주고 방을 옮겨야되냐 그랬더니 그러면 자기가 5백 선에서 해결해보겠다. 한 열흘 정도 지난 다음에 (교도관이) 내 수감번호를 부르면서 이름을 부르더니 '짐 싸세요' 그러더라고..."]

박 씨는 교정 비리의 소문이 수감자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박OO/2016년 초 남부구치소 출소/음성변조 : "(재소자들이 공공연하게 안에서 얘기한다는 거예요?) 다 알죠. 한 달 일찍 나가려면 천만 원, 2천만 원 이렇게 주고 나가야 되는데 돈 있는 사람들이야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죠."]

장막에 가려진 교정 당국의 비리는 수사가 아니면 밝히기 힘듭니다.

서울 남부지검은 탐사보도부 보도가 나가자 중단됐던 조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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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3 21:08:35
    • 수정2018-11-13 22: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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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방 거래는 물론 이감이나 가석방까지도 돈만 내면 가능하게 해준다는 브로커는 다름 아닌 전직 판사출신 김상채 변호사입니다.

이런 뒷거래는 교정 당국의 협조 없이는 아예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김상채 변호사 말고도 또 다른 교도소 독방 거래가 추가로 더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세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의뢰인으로 가장한 취재진에게 김상채 변호사는 교정 당국의 관련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교정본부에 문의를 한단 말이야. 옮겨줄 수 있는지 어쩐지. 가석방을 어떻게 될 건지. 문의를 하면 그쪽에서 가이드라인을 딱 쳐준단 말이야."]

독방 거래에 교도소 측이 개입한 정황은 검찰 내사 과정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수감자 이 씨는 변호사 접견 후 교도소 측 면담 때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리고 싶고, 어떨 때는 죽여버리고 싶다"고 쓰라고 교도관이 알려줬다고 털어놨습니다.

교도소에서 수감자가 원한다고 방을 옮겨주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게 정설입니다.

[강성준/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 : "(수감자의) 청원 같은 거는 거의 쓸모가 없다라고 널리 사실 소문처럼 퍼져 있습니다. 해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겠죠."]

취재진은 독방 거래가 이뤄진 2016년 당시 남부구치소장을 지낸 두 사람을 만나 물어봤습니다.

[2016년 상반기 구치소장 : "(독방으로 옮기는 건) 소장이 거의 기억은 못 하죠. 개입을 하거나 지시를 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하지만, 소장님 결재가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 결재가 있겠죠."]

두번째 구치소장도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당시 구치소 내에서 그런 소문이 퍼져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2016년 하반기 구치소장 : "(로비가 이뤄진다는 소문) 그런 게 있다는 걸 제가 알았어요. 그 당시에 제가 (보안계장한테) 한 번 파악을 해보라고 했어요."]

독방 거래가 과연 김상채 변호사만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취재진은 비슷한 시기 남부구치소에 출소한 또 다른 수감자 박 모씨를 찾아냈습니다.

박 씨도 수감자들 얘기를 듣고 변호사를 접견했고 5백만 원을 주고 독방으로 옮겼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변호사는 김상채 변호사와는 다른 사람입니다.

[박OO/2016년 초 남부구치소 출소/음성변조 : "천만 원까지 주고 방을 옮겨야되냐 그랬더니 그러면 자기가 5백 선에서 해결해보겠다. 한 열흘 정도 지난 다음에 (교도관이) 내 수감번호를 부르면서 이름을 부르더니 '짐 싸세요' 그러더라고..."]

박 씨는 교정 비리의 소문이 수감자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박OO/2016년 초 남부구치소 출소/음성변조 : "(재소자들이 공공연하게 안에서 얘기한다는 거예요?) 다 알죠. 한 달 일찍 나가려면 천만 원, 2천만 원 이렇게 주고 나가야 되는데 돈 있는 사람들이야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죠."]

장막에 가려진 교정 당국의 비리는 수사가 아니면 밝히기 힘듭니다.

서울 남부지검은 탐사보도부 보도가 나가자 중단됐던 조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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