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억 들인 산촌마을…매출 '0원' 수두룩

입력 2018.11.15 (21:54) 수정 2018.11.1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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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정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년에 걸쳐
전국 각지에
'산촌생태마을'이란 이름으로
주민들의
소득 창출을 위한 시설을 지었습니다.
강원도에도
이런 마을이 76곳이 있습니다.
강원도에
투입된 사업비만 천억 원이 넘는데요.
그런데
몇년째 소득을 전혀 내지 못한 시설이
수두룩합니다.
그 실태를
먼저, 김나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촌 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만든 시설입니다.

14억 원을 들여
펜션과 임산물가공장을 지었습니다.

펜션 벽은 곳곳에 금이 가 있습니다.

피자 굽는 화덕은 망가져 있고.

고구마 조리시설은 언제 썼는지
잔뜩 녹이 나 있습니다.

임산물가공장도
소득과는 거리가 멉니다.

메주 만드는 기계
두 대 가운데 한 대는
낡아서 버려야할 지경입니다.

떡방아 기계는
일년에 한두 번
주민들끼리 떡을 해먹을 때나 씁니다.

최근 2년 동안 관광객도, 수익도
전혀 없었습니다.

<마을주민(음성변조)[녹취]
팔아버릴 수도 없는 거고. 뭘 좀 활용을 하긴 해야되는데 행정기관하고 협의가 돼서 그쪽에서 잘 해주면 몰라도.>

홍천의 산촌생태마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입구의 표지판은 빛이 다 바랬습니다.

여기저기 쓰레기가 널려 있습니다.

침대 매트, 의자, 신발이
건물 밖에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습니다.

이처럼 판매장이 들어서 있지만
물건을 파는사람도, 물건을 사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산나물을 보관하려고 만든
임산물집하장.

바닥이 다 갈라져
비만 오면 물이 올라옵니다.

<마을주민(음성변조)[녹취]
쓸모가 뭐 있어요 이게? 비만오면 물이 올라오고 이러는데 그걸 식품 그런 용도로 쓸 수가 없잖아요.>

1995년부터 20년 동안 강원도에는
이런 산촌생태마을이
76개가 만들어졌습니다.

사업비는
자부담을 포함해 천억 원 넘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마을당 평균 수입은
3천4백만 원.

특히, 1년 내내
찾는 사람도, 수익도 전혀 없는 곳이
29곳으로,
전체의 38%에 달했습니다.

<산촌생태마을 관리자(음성변조)[녹취]
하다보니까 하시던 분들도 자꾸 싫증을 내고, 얼마 되지도 않는 보수를 갖고 하시지도 못하고, 그러다보니까 문을 닫게 됐습니다.>

산촌을 살리겠다며 만든
산촌생태마을이
소득은 커녕 주민 부담만 늘리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KBS뉴스, 김나래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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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억 들인 산촌마을…매출 '0원' 수두룩
    • 입력 2018-11-15 21:54:22
    • 수정2018-11-15 23:26:49
    뉴스9(춘천)
[앵커멘트] 정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년에 걸쳐 전국 각지에 '산촌생태마을'이란 이름으로 주민들의 소득 창출을 위한 시설을 지었습니다. 강원도에도 이런 마을이 76곳이 있습니다. 강원도에 투입된 사업비만 천억 원이 넘는데요. 그런데 몇년째 소득을 전혀 내지 못한 시설이 수두룩합니다. 그 실태를 먼저, 김나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촌 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만든 시설입니다. 14억 원을 들여 펜션과 임산물가공장을 지었습니다. 펜션 벽은 곳곳에 금이 가 있습니다. 피자 굽는 화덕은 망가져 있고. 고구마 조리시설은 언제 썼는지 잔뜩 녹이 나 있습니다. 임산물가공장도 소득과는 거리가 멉니다. 메주 만드는 기계 두 대 가운데 한 대는 낡아서 버려야할 지경입니다. 떡방아 기계는 일년에 한두 번 주민들끼리 떡을 해먹을 때나 씁니다. 최근 2년 동안 관광객도, 수익도 전혀 없었습니다. <마을주민(음성변조)[녹취] 팔아버릴 수도 없는 거고. 뭘 좀 활용을 하긴 해야되는데 행정기관하고 협의가 돼서 그쪽에서 잘 해주면 몰라도.> 홍천의 산촌생태마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입구의 표지판은 빛이 다 바랬습니다. 여기저기 쓰레기가 널려 있습니다. 침대 매트, 의자, 신발이 건물 밖에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습니다. 이처럼 판매장이 들어서 있지만 물건을 파는사람도, 물건을 사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산나물을 보관하려고 만든 임산물집하장. 바닥이 다 갈라져 비만 오면 물이 올라옵니다. <마을주민(음성변조)[녹취] 쓸모가 뭐 있어요 이게? 비만오면 물이 올라오고 이러는데 그걸 식품 그런 용도로 쓸 수가 없잖아요.> 1995년부터 20년 동안 강원도에는 이런 산촌생태마을이 76개가 만들어졌습니다. 사업비는 자부담을 포함해 천억 원 넘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마을당 평균 수입은 3천4백만 원. 특히, 1년 내내 찾는 사람도, 수익도 전혀 없는 곳이 29곳으로, 전체의 38%에 달했습니다. <산촌생태마을 관리자(음성변조)[녹취] 하다보니까 하시던 분들도 자꾸 싫증을 내고, 얼마 되지도 않는 보수를 갖고 하시지도 못하고, 그러다보니까 문을 닫게 됐습니다.> 산촌을 살리겠다며 만든 산촌생태마을이 소득은 커녕 주민 부담만 늘리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KBS뉴스, 김나래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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