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답답한 ‘축농증’…5명 중 1명은 잇몸·치아 문제

입력 2018.11.16 (08:49) 수정 2018.11.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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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잘 낫지 않는 만성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분들 많으시죠?

축농증 하면 코에 생기는 질환으로만 알기 쉬운데, 치과적 문제 때문은 아닌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축농증 환자 5명 중 1명은 치과적 요인이라고 하는데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먼저, 축농증 하면 코 막히고 콧물 나는 코 문제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축농증 하면 주로 코하고 코 양옆에 있는 '공기 주머니' 이른바 부비동의 문제인데요.

이 공기 주머니에는 자연공이라는 '창문'이 있어서 여기로 공기가 드나들면서 온도나 습도를 유지해 주고요.

또, 이 통로를 통해 나쁜 물질을 내보내고, 코 안의 위생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감기나 비염에 걸리면 이 통로가 막히면서 공기주머니가 지저분해지고 감염돼서 고름이 고이는 걸 축농증, 부비동염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앵커]

공기 주머니, 부비동에 고름이 찬 게 축농증이군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치과 쪽이랑 연관이 되죠?

[기자]

물론 앞서 이야기했듯이 감기나 비염 때문에 생기는 축농증이 가장 흔합니다.

하지만, 만성 축농증의 10에서 20%가 치아나 임플란트와 같이 치과적인 원인에 의해서 부비동으로 염증이 전파돼 생기는 경우인데요.

전문 용어로 치성 부비동염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치아와 코는 엄연히 다른 공간인데, 어떻게 연결될까요?

바로 윗니가 박혀 있는 위턱을 주목해야 합니다.

위턱이 생각보다 두껍지 않아서 어금니 뿌리 끝이 위로 향하는데, 바로 위쪽 공기 주머니와 아주 가까이 붙어 있습니다.

부비동 바닥면하고 치아 뿌리 거리가 2㎜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사이에 단단한 뼈막이 막고 있어서 잇몸 염증이 있더라도 쉽게 감염이 부비동 쪽으로 번지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치아 뿌리 끝에 더 큰 문제가 생기면 위턱뼈가 녹거나 뚫려서 뼈막을 뚫고 입 안쪽과 부비동 사이에 통로가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입안의 지저분한 세균들이 구멍을 타고 부비동으로 흘러들어 가니까, 세균 범벅이 되면서 악성 축농증으로 돌변합니다.

[앵커]

그러면 어떤 치과적 요인이 문제가 되는 걸까요?

[기자]

정말 다양한 경우들이 있을 수 있는데요.

어금니 쪽에 충치나 잇몸병이 발생해 어금니 뿌리를 통해 부비동 바닥까지 염증이 침투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염증이 아니더라도 발치하다가 뼈가 뜯겨 나가면서 구멍이 뚫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가톨릭의대 연구팀이 치성부비동염의 원인을 분석한 바 있는데요.

충치를 방치한 경우가 22%로 가장 많았고요,

발치가 21%, 잇몸 낭종 16% 잇몸병 11% 임플란트 시술 8% 신경치료 6.5% 순이었습니다.

얼굴 CT 단면 사진인데요. 오른쪽 부비동에 발치된 치아 조각이 보이는데요.

위턱이 뚫려서 치아가 부비동 안쪽으로 들어간 경우고요.

또 다른 CT 사진인데요. 왼쪽 부비동이 뿌옇게 혼탁하죠.

위턱 일부가 녹아서 통로가 생겼고, 이쪽으로 세균이 감염돼 왼쪽 부비동이 꽉 막힌 겁니다.

특히 임플란트 시술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 임플란트 심다가 뼈막을 뚫는 경우도 주의 깊게 봐야 하는데요.

고령화와 맞물려 어르신들이 임플란트를 많이 하시는데, 골량이 부족해 뼈 두께가 얇아져 있는 경우가 많아 시술 과정에서 손상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예방을 위해선 임플란트하기 전에 부비동과 위턱뼈, 윗니들의 해부학적 관계를 영상 검사로 정확히 파악하는 게 선행돼야 합니다.

따라서 의료진에게 본인이 임플란트를 심기에 부비동이 뚫리지 않을 정도로 안전한 상태인지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앵커]

그러면 증상은 어떻죠?

치료는 가능한가요?

[기자]

네, 보통 축농증은 양쪽에 고름이 차는 경우가 많은데, 치과적인 문제일 경우 해당하는 쪽에만 고름이 생기는 경우가 많고요.

그래서 콧구멍 한쪽으로만 증상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계속 코가 막히고, 누런 콧물, 악취 등이 납니다.

심하면 얼굴 부위에 통증이 생기고 붓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과적인 원인을 모르고 축농증만 치료하면, 처음에 항생제를 쓰니까 증상은 조절됩니다.

그런데 항생제를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재발해서 반복적이거나 완치되지 않는 축농증을 앓게 됩니다.

따라서 만약 잘 낫지 않는 축농증이라면 치과적인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치과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방사선 검사로 위턱 이뿌리 부분의 이상 여부만 살펴보면 됩니다.

이렇게 치성 부비동염이 확인되면, 치료방법은 항생제만 쓰면 안 되고, 항생제를 쓰면서 고름을 빼내는 배농 치료를 같이 해 줘야 합니다.

여의치 않을 땐 원인이 되는 치아 뿌리를 잘라내는 등 수술적 치료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치과적 원인만 잡아내면 대부분 합병증 없이 치료가 잘 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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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답답한 ‘축농증’…5명 중 1명은 잇몸·치아 문제
    • 입력 2018-11-16 08:52:57
    • 수정2018-11-16 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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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잘 낫지 않는 만성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분들 많으시죠?

축농증 하면 코에 생기는 질환으로만 알기 쉬운데, 치과적 문제 때문은 아닌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축농증 환자 5명 중 1명은 치과적 요인이라고 하는데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먼저, 축농증 하면 코 막히고 콧물 나는 코 문제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축농증 하면 주로 코하고 코 양옆에 있는 '공기 주머니' 이른바 부비동의 문제인데요.

이 공기 주머니에는 자연공이라는 '창문'이 있어서 여기로 공기가 드나들면서 온도나 습도를 유지해 주고요.

또, 이 통로를 통해 나쁜 물질을 내보내고, 코 안의 위생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감기나 비염에 걸리면 이 통로가 막히면서 공기주머니가 지저분해지고 감염돼서 고름이 고이는 걸 축농증, 부비동염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앵커]

공기 주머니, 부비동에 고름이 찬 게 축농증이군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치과 쪽이랑 연관이 되죠?

[기자]

물론 앞서 이야기했듯이 감기나 비염 때문에 생기는 축농증이 가장 흔합니다.

하지만, 만성 축농증의 10에서 20%가 치아나 임플란트와 같이 치과적인 원인에 의해서 부비동으로 염증이 전파돼 생기는 경우인데요.

전문 용어로 치성 부비동염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치아와 코는 엄연히 다른 공간인데, 어떻게 연결될까요?

바로 윗니가 박혀 있는 위턱을 주목해야 합니다.

위턱이 생각보다 두껍지 않아서 어금니 뿌리 끝이 위로 향하는데, 바로 위쪽 공기 주머니와 아주 가까이 붙어 있습니다.

부비동 바닥면하고 치아 뿌리 거리가 2㎜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사이에 단단한 뼈막이 막고 있어서 잇몸 염증이 있더라도 쉽게 감염이 부비동 쪽으로 번지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치아 뿌리 끝에 더 큰 문제가 생기면 위턱뼈가 녹거나 뚫려서 뼈막을 뚫고 입 안쪽과 부비동 사이에 통로가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입안의 지저분한 세균들이 구멍을 타고 부비동으로 흘러들어 가니까, 세균 범벅이 되면서 악성 축농증으로 돌변합니다.

[앵커]

그러면 어떤 치과적 요인이 문제가 되는 걸까요?

[기자]

정말 다양한 경우들이 있을 수 있는데요.

어금니 쪽에 충치나 잇몸병이 발생해 어금니 뿌리를 통해 부비동 바닥까지 염증이 침투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염증이 아니더라도 발치하다가 뼈가 뜯겨 나가면서 구멍이 뚫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가톨릭의대 연구팀이 치성부비동염의 원인을 분석한 바 있는데요.

충치를 방치한 경우가 22%로 가장 많았고요,

발치가 21%, 잇몸 낭종 16% 잇몸병 11% 임플란트 시술 8% 신경치료 6.5% 순이었습니다.

얼굴 CT 단면 사진인데요. 오른쪽 부비동에 발치된 치아 조각이 보이는데요.

위턱이 뚫려서 치아가 부비동 안쪽으로 들어간 경우고요.

또 다른 CT 사진인데요. 왼쪽 부비동이 뿌옇게 혼탁하죠.

위턱 일부가 녹아서 통로가 생겼고, 이쪽으로 세균이 감염돼 왼쪽 부비동이 꽉 막힌 겁니다.

특히 임플란트 시술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 임플란트 심다가 뼈막을 뚫는 경우도 주의 깊게 봐야 하는데요.

고령화와 맞물려 어르신들이 임플란트를 많이 하시는데, 골량이 부족해 뼈 두께가 얇아져 있는 경우가 많아 시술 과정에서 손상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예방을 위해선 임플란트하기 전에 부비동과 위턱뼈, 윗니들의 해부학적 관계를 영상 검사로 정확히 파악하는 게 선행돼야 합니다.

따라서 의료진에게 본인이 임플란트를 심기에 부비동이 뚫리지 않을 정도로 안전한 상태인지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앵커]

그러면 증상은 어떻죠?

치료는 가능한가요?

[기자]

네, 보통 축농증은 양쪽에 고름이 차는 경우가 많은데, 치과적인 문제일 경우 해당하는 쪽에만 고름이 생기는 경우가 많고요.

그래서 콧구멍 한쪽으로만 증상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계속 코가 막히고, 누런 콧물, 악취 등이 납니다.

심하면 얼굴 부위에 통증이 생기고 붓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과적인 원인을 모르고 축농증만 치료하면, 처음에 항생제를 쓰니까 증상은 조절됩니다.

그런데 항생제를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재발해서 반복적이거나 완치되지 않는 축농증을 앓게 됩니다.

따라서 만약 잘 낫지 않는 축농증이라면 치과적인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치과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방사선 검사로 위턱 이뿌리 부분의 이상 여부만 살펴보면 됩니다.

이렇게 치성 부비동염이 확인되면, 치료방법은 항생제만 쓰면 안 되고, 항생제를 쓰면서 고름을 빼내는 배농 치료를 같이 해 줘야 합니다.

여의치 않을 땐 원인이 되는 치아 뿌리를 잘라내는 등 수술적 치료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치과적 원인만 잡아내면 대부분 합병증 없이 치료가 잘 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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