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조원 ‘색깔’로 관리·선거 개입도”…현대重 부당노동행위 정황 포착

입력 2018.11.16 (21:32) 수정 2018.11.1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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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반적으로 회사측이 직원들 성향을 분류하고 노조 선거에 개입하면 '부당 노동행위'로 처벌을 받습니다.

그런데 현대중공업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이런 방식의 부당 노동행위가 버젓이 자행돼 왔습니다.

이승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부터 석 달간, 현대중공업 내부 전산망에 올라와 있던 문건입니다.

노조 대의원 등의 성향을 회사와 가까운지 노조와 가까운지에 따라 이른바 '신호등 색깔'로 분류해놨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음성변조 : "빨간불(노측), 노란불(중립), 초록불(사측) 그때 당시(20년 전)부터 시작했는데 모양은 조금 틀리지만, 여전히 성향분석이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반 조합원을 상대로도 성향 분석은 이뤄졌습니다.

조합원 성향을 5단계로 분류한 뒤 회사와 가까운 상위 3단계를 집중 관리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한 강성 대의원을 사측을 뜻하는 '합리파'로 전향시켰고, 조합 선거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해놨습니다.

이 대의원은 전향하지 않았지만, 회유를 받은 적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 대의원 회유 대상자/음성변조 : "저의 요구를 들어줄 테니까 그만하면 안 되겠느냐 자기 쪽으로 돌아서면 안 되겠느냐는 그런 유혹은 많이 받았거든요. (누가 그런 얘기를 했습니까?) 그런 거는 회사에서 많이 했죠."]

특정 인물을 노조 대의원 선거에 나가지 못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노조 대의원선거 불출마 대상자/음성변조 :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성향적으로 현 회원들하고 많이 그렇게 마음은 안 그렇지만 친하지 못하니까 지지율도 없을 거다…."]

현대중공업 사측이 노조 활동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문건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작성됐습니다.

KBS 취재가 이뤄지자 현대중공업은 관련 부서 책임자들을 즉시 인사대기하고, 내부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준수/현대중공업 홍보팀 부장 : "회사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부서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데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또한 회사에서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내부문건을 바탕으로 노동부 울산지청은 현대중공업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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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노조원 ‘색깔’로 관리·선거 개입도”…현대重 부당노동행위 정황 포착
    • 입력 2018-11-16 21:34:35
    • 수정2018-11-16 22:14:42
    뉴스 9
[앵커]

일반적으로 회사측이 직원들 성향을 분류하고 노조 선거에 개입하면 '부당 노동행위'로 처벌을 받습니다.

그런데 현대중공업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이런 방식의 부당 노동행위가 버젓이 자행돼 왔습니다.

이승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부터 석 달간, 현대중공업 내부 전산망에 올라와 있던 문건입니다.

노조 대의원 등의 성향을 회사와 가까운지 노조와 가까운지에 따라 이른바 '신호등 색깔'로 분류해놨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음성변조 : "빨간불(노측), 노란불(중립), 초록불(사측) 그때 당시(20년 전)부터 시작했는데 모양은 조금 틀리지만, 여전히 성향분석이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반 조합원을 상대로도 성향 분석은 이뤄졌습니다.

조합원 성향을 5단계로 분류한 뒤 회사와 가까운 상위 3단계를 집중 관리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한 강성 대의원을 사측을 뜻하는 '합리파'로 전향시켰고, 조합 선거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해놨습니다.

이 대의원은 전향하지 않았지만, 회유를 받은 적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 대의원 회유 대상자/음성변조 : "저의 요구를 들어줄 테니까 그만하면 안 되겠느냐 자기 쪽으로 돌아서면 안 되겠느냐는 그런 유혹은 많이 받았거든요. (누가 그런 얘기를 했습니까?) 그런 거는 회사에서 많이 했죠."]

특정 인물을 노조 대의원 선거에 나가지 못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노조 대의원선거 불출마 대상자/음성변조 :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성향적으로 현 회원들하고 많이 그렇게 마음은 안 그렇지만 친하지 못하니까 지지율도 없을 거다…."]

현대중공업 사측이 노조 활동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문건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작성됐습니다.

KBS 취재가 이뤄지자 현대중공업은 관련 부서 책임자들을 즉시 인사대기하고, 내부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준수/현대중공업 홍보팀 부장 : "회사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부서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데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또한 회사에서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내부문건을 바탕으로 노동부 울산지청은 현대중공업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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