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친中’ 필리핀·‘탈中’ 몰디브…다른 행보 눈길

입력 2018.11.22 (10:49) 수정 2018.11.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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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중탈미(親中脫美).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외교 노선을 함축하는 단어인데요.

정반대로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의 신임 대통령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 정책을 뒤집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필리핀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중국 국가주석의 필리핀 방문은 2005년 후진타오 전 주석 이후 13년 만인데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인 협력 관계로 격상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 '양국 간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시진핑 주석과 계속해서 가깝게 지낼 것입니다. 우리는 양국 국민의 평화롭고 풍요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고, 경제협력 기회가 많은 중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요.

필리핀 정부의 친중국 행보에 보답이라도 하듯 시 주석은 이번 필리핀 방문에서 돈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필리핀은 현재 미군이 철수한 클라크 지역을 대규모 경제특구로 탈바꿈을 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요.

중국 국유기업이 이곳에 20억 달러, 우리 돈 약 2조 2,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양국은 영유권 분쟁지역이었던 남중국해에서 원유와 가스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광범위한 공동 이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논쟁이 되는 이슈를 관리하고 해상 협력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런데 필리핀 국민들은 양국 정부의 밀월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필리핀이 배타적 영유권을 주장해온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자원을 공유하려는 계획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필리핀을 팔지 않겠다!"]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에 맞춰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선 반중 시위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궁 대변인은 "보상을 얻고 잠재적인 분쟁을 피하는 게 대통령의 전략"이라며 반발을 일축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선 필리핀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몰디브 수도 말레에서 열린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

솔리 신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중국과 자유무역협정 철회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중국과 거리 두기에 나섰습니다.

중국과의 FTA가 매우 편파적이고, 양국의 무역 불균형 또한 심각하다고 지적했는데요.

실제로 몰디브는 올해 1월~8월까지 중국에서 약 3천 8백억 원어치를 수입했지만, 몰디브의 대중국 수출액은 3억 원가량에 그쳤습니다.

게다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동참해 중국의 돈을 끌어다 각종 인프라를 구축해 왔는데요.

이로 인한 나라 빚이 전체 GDP의 25%를 넘어서 중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아쇼크 베후리아/남아시아 정치 전문가 : "중국이 해놓은 투자와 국가채무가 지속해서 영향을 끼치겠죠. 몰디브인들은 이제 그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스리랑카에서 '일대일로' 부채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봤으니까요."]

몰디브 새 정부의 움직임에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며 양국의 합의 내용들을 이행하라고 연일 촉구하고 있습니다.

외교적 합의를 뒤집는 탈중국 노선이 얼마나 실행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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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2 10:53:18
    • 수정2018-11-22 1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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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탈미(親中脫美).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외교 노선을 함축하는 단어인데요.

정반대로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의 신임 대통령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 정책을 뒤집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필리핀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중국 국가주석의 필리핀 방문은 2005년 후진타오 전 주석 이후 13년 만인데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인 협력 관계로 격상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 '양국 간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시진핑 주석과 계속해서 가깝게 지낼 것입니다. 우리는 양국 국민의 평화롭고 풍요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고, 경제협력 기회가 많은 중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요.

필리핀 정부의 친중국 행보에 보답이라도 하듯 시 주석은 이번 필리핀 방문에서 돈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필리핀은 현재 미군이 철수한 클라크 지역을 대규모 경제특구로 탈바꿈을 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요.

중국 국유기업이 이곳에 20억 달러, 우리 돈 약 2조 2,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양국은 영유권 분쟁지역이었던 남중국해에서 원유와 가스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광범위한 공동 이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논쟁이 되는 이슈를 관리하고 해상 협력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런데 필리핀 국민들은 양국 정부의 밀월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필리핀이 배타적 영유권을 주장해온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자원을 공유하려는 계획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필리핀을 팔지 않겠다!"]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에 맞춰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선 반중 시위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궁 대변인은 "보상을 얻고 잠재적인 분쟁을 피하는 게 대통령의 전략"이라며 반발을 일축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선 필리핀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몰디브 수도 말레에서 열린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

솔리 신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중국과 자유무역협정 철회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중국과 거리 두기에 나섰습니다.

중국과의 FTA가 매우 편파적이고, 양국의 무역 불균형 또한 심각하다고 지적했는데요.

실제로 몰디브는 올해 1월~8월까지 중국에서 약 3천 8백억 원어치를 수입했지만, 몰디브의 대중국 수출액은 3억 원가량에 그쳤습니다.

게다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동참해 중국의 돈을 끌어다 각종 인프라를 구축해 왔는데요.

이로 인한 나라 빚이 전체 GDP의 25%를 넘어서 중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아쇼크 베후리아/남아시아 정치 전문가 : "중국이 해놓은 투자와 국가채무가 지속해서 영향을 끼치겠죠. 몰디브인들은 이제 그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스리랑카에서 '일대일로' 부채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봤으니까요."]

몰디브 새 정부의 움직임에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며 양국의 합의 내용들을 이행하라고 연일 촉구하고 있습니다.

외교적 합의를 뒤집는 탈중국 노선이 얼마나 실행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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