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정부 청와대, ‘문제 법관’ 콕 찍어 불이익” 정황 확인

입력 2018.11.26 (06:34) 수정 2018.11.2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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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사법부가 만들고 실행한 '판사 블랙리스트'에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일부 법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불이익을 주라고 한 건데요, 검찰은 실제 청와대의 지시가 내려와 이행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4년 9월 22일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 메모 내용입니다.

비위 법관의 직무배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런데 그 옆엔 '김 모 부장'이라고 실명이 적혀있습니다.

청와대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나온 말인데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지시였습니다.

청와대는 왜 김 판사를 콕 찍어 징계 필요성을 언급했을까?

열흘 전 김 판사는 법원 내부게시판에 글 하나를 올렸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1심 선고에서 선거개입 혐의에 무죄가 선고되자 '법치주의는 죽었다'며 재판부를 강하게 비난한 겁니다.

청와대 회의 두달여 뒤 김 판사에게 정직 2개월 징계가 내려졌고, 업무에서 배제됐습니다.

김 판사에 대한 불이익은 그 뒤로도 집요하게 진행됩니다.

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거짓 인사 서류가 만들어졌고, 일부러 집과 먼 곳으로 인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김영한 비망록'에는 김 판사 외에 재판 과정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이 모 판사 등도 등장합니다.

검찰은 청와대가 법원행정처에 이른바 '문제법관'들에 대한 징계 또는 퇴출을 실제 요구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편 검찰은 2016년 법관 인사관리시스템에 인권법연구회 가입여부를 적고, 일부 법관에 대해선 "사법행정에 반한다"는 평가를 기재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이듬해 일괄적으로 삭제됐습니다.

검찰은 당시 책임자인 방 모 판사를 소환하는 등 그런 내용을 입력하고 또 삭제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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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정부 청와대, ‘문제 법관’ 콕 찍어 불이익” 정황 확인
    • 입력 2018-11-26 06:35:13
    • 수정2018-11-26 06: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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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사법부가 만들고 실행한 '판사 블랙리스트'에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일부 법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불이익을 주라고 한 건데요, 검찰은 실제 청와대의 지시가 내려와 이행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4년 9월 22일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 메모 내용입니다.

비위 법관의 직무배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런데 그 옆엔 '김 모 부장'이라고 실명이 적혀있습니다.

청와대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나온 말인데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지시였습니다.

청와대는 왜 김 판사를 콕 찍어 징계 필요성을 언급했을까?

열흘 전 김 판사는 법원 내부게시판에 글 하나를 올렸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1심 선고에서 선거개입 혐의에 무죄가 선고되자 '법치주의는 죽었다'며 재판부를 강하게 비난한 겁니다.

청와대 회의 두달여 뒤 김 판사에게 정직 2개월 징계가 내려졌고, 업무에서 배제됐습니다.

김 판사에 대한 불이익은 그 뒤로도 집요하게 진행됩니다.

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거짓 인사 서류가 만들어졌고, 일부러 집과 먼 곳으로 인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김영한 비망록'에는 김 판사 외에 재판 과정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이 모 판사 등도 등장합니다.

검찰은 청와대가 법원행정처에 이른바 '문제법관'들에 대한 징계 또는 퇴출을 실제 요구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편 검찰은 2016년 법관 인사관리시스템에 인권법연구회 가입여부를 적고, 일부 법관에 대해선 "사법행정에 반한다"는 평가를 기재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이듬해 일괄적으로 삭제됐습니다.

검찰은 당시 책임자인 방 모 판사를 소환하는 등 그런 내용을 입력하고 또 삭제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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