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이불 추락사’ 원인 알고보니…

입력 2018.11.2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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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에서 이불을 털다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5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 시지동의 한 아파트 7층에서 주부 A(38)씨가 추락해 숨졌다. A 씨는 베란다에서 이불을 털다가 추락,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시간 만에 숨졌다.

5월 28일에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아파트 17층에서 주부 B(47)씨가 베란다 바깥으로 이불을 털다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B 씨는 화장대 의자를 받침대 삼아 그 위에 올라간 상태였다.

또 지난 4월 1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11층 복도에서 할머니 C(65)씨가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C 씨는 아파트 복도에서 이불을 털다가 떨어질 뻔했는데 뒤에서 사람이 잡아줘 살았는데, 당시 상황을 가족들에게 재연하다 변을 당한 안타까운 사고였다.

이 같은 ‘이불 추락사’는 비단 여성과 노인에게만 일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성인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4월 3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17층 베란다에서 D(20)씨가 이불을 털다가 균형을 잃고 떨어져 숨졌다. 지난해 12월 29일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 11층 베란다에서 E(55)씨가 이불을 털다 중심을 잃고 1층 화단으로 떨어져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E 씨는 36cm 높이의 받침대에 올라가 개털이 묻은 겨울 이불을 털던 중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잇단 ‘이불 추락사’ 이유는?

위와 같은 ‘이불 추락사’ 뉴스는 해마다 들리고 있지만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불을 흔들어 먼지를 털어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 여성과 노인들이 사고를 당하고 있지만 위 사례에서 보듯 여성보다 몸무게가 더 나가는 성인 남성들한테도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불 추락사’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권영균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먼지를 털기 위해서 이불을 흔드는데 그 흔드는 과정에서 이불이 파장·파동을 만들어 낸다”며 “이때 당기는 힘과 털어서 파동이 퍼져나가는 에너지 전달 등 두 가지 요소로 인해 터는 사람의 몸을 밖으로 당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몸무게가 가벼운 사람일수록 당기는 힘이 강해지므로 여성과 노인들이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또 여성과 노인들은 하체 근육이 약해, 근력이 떨어져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면서 사고가 일어난다. 여기에 먼지를 더욱 편하게 털기 위해 의자 같은 발판에 올라가 이불을 터는데 이는 위험이 배가되는 행위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권 교수는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어서 난간보다 훨씬 아래에 있다면 난간을 못 넘어갈 텐데 의자나 발판을 놓고 올라가서 무게 중심을 높이게 된다”며 “때문에 당기는 힘을 못 버티면 그 너머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추락을 막기 위해 규정된 베란다 난간의 높이는 1m 20cm. 난간의 높이가 자신의 키보다 3분의 2 이상은 돼야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추락 예방 방법은

'이불 추락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자신의 안전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가능한 아파트 난간 대신 평지로 내려와 이불을 터는 것이 제일 좋다. 또 집 베란다 대신 집 안에서 창문을 열고 털고 환기를 잘 시켜서 먼지를 빼내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술에 취해 베란다에서 이불을 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로 절대로 하면 안 된다”며 “이와 함께 아파트 고층은 바람도 강해 중심을 잃을 가능성이 높으르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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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이불 추락사’ 원인 알고보니…
    • 입력 2018-11-27 11:46:51
    취재K
아파트 베란다에서 이불을 털다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5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 시지동의 한 아파트 7층에서 주부 A(38)씨가 추락해 숨졌다. A 씨는 베란다에서 이불을 털다가 추락,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시간 만에 숨졌다.

5월 28일에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아파트 17층에서 주부 B(47)씨가 베란다 바깥으로 이불을 털다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B 씨는 화장대 의자를 받침대 삼아 그 위에 올라간 상태였다.

또 지난 4월 1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11층 복도에서 할머니 C(65)씨가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C 씨는 아파트 복도에서 이불을 털다가 떨어질 뻔했는데 뒤에서 사람이 잡아줘 살았는데, 당시 상황을 가족들에게 재연하다 변을 당한 안타까운 사고였다.

이 같은 ‘이불 추락사’는 비단 여성과 노인에게만 일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성인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4월 3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17층 베란다에서 D(20)씨가 이불을 털다가 균형을 잃고 떨어져 숨졌다. 지난해 12월 29일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 11층 베란다에서 E(55)씨가 이불을 털다 중심을 잃고 1층 화단으로 떨어져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E 씨는 36cm 높이의 받침대에 올라가 개털이 묻은 겨울 이불을 털던 중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잇단 ‘이불 추락사’ 이유는?

위와 같은 ‘이불 추락사’ 뉴스는 해마다 들리고 있지만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불을 흔들어 먼지를 털어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 여성과 노인들이 사고를 당하고 있지만 위 사례에서 보듯 여성보다 몸무게가 더 나가는 성인 남성들한테도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불 추락사’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권영균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먼지를 털기 위해서 이불을 흔드는데 그 흔드는 과정에서 이불이 파장·파동을 만들어 낸다”며 “이때 당기는 힘과 털어서 파동이 퍼져나가는 에너지 전달 등 두 가지 요소로 인해 터는 사람의 몸을 밖으로 당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몸무게가 가벼운 사람일수록 당기는 힘이 강해지므로 여성과 노인들이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또 여성과 노인들은 하체 근육이 약해, 근력이 떨어져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면서 사고가 일어난다. 여기에 먼지를 더욱 편하게 털기 위해 의자 같은 발판에 올라가 이불을 터는데 이는 위험이 배가되는 행위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권 교수는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어서 난간보다 훨씬 아래에 있다면 난간을 못 넘어갈 텐데 의자나 발판을 놓고 올라가서 무게 중심을 높이게 된다”며 “때문에 당기는 힘을 못 버티면 그 너머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추락을 막기 위해 규정된 베란다 난간의 높이는 1m 20cm. 난간의 높이가 자신의 키보다 3분의 2 이상은 돼야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추락 예방 방법은

'이불 추락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자신의 안전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가능한 아파트 난간 대신 평지로 내려와 이불을 터는 것이 제일 좋다. 또 집 베란다 대신 집 안에서 창문을 열고 털고 환기를 잘 시켜서 먼지를 빼내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술에 취해 베란다에서 이불을 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로 절대로 하면 안 된다”며 “이와 함께 아파트 고층은 바람도 강해 중심을 잃을 가능성이 높으르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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