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회는 1개, 시상식은 3번?

[앵커멘트]
제주도 야구소프트볼협회 임원들이
최근 보조금 비리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실제로는 한 개 대회를 열고
세 개 대회를 개최했다고 꾸며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박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도내 한 야구대회 시상식장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실제 열리지도 않은
다른 대회의 시상식이
같은 곳에서 함께 진행된 겁니다.

[녹취]
대회 참가자(음성변조)
갑자기 5,6,7,8등이 (각각 다른 대회의) 우승, 준우승, 우승, 준우승 상을 받더라고요. 황당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제주도 야구소프트볼협회가
모 업체 지원을 받아 개최한 대회와 함께
도지사배와 협회장배 대회를
연달아 개최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순위대로, 대회별로 나눠 상을 준 겁니다.

[인터뷰]
변대식 / 제주동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해마다 협회장기, 도지사기 대회를 개최하다보니까 보조금을 신청해서 운영하려고 하니까 자부담금도 일정 금액이 필요해서 (특정 업체로 받은) 지원금으로 자부담 처리하고 지방자치단체를 속인 것이죠.

경찰은
이렇게 제주도와 제주도체육회에서 받은
보조금 6백만 원을
다른 곳에 사용한 협회장과 이사 2명을
사기와 지방재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습니다.

협회측은
도내 야구경기장 수가 제한적이어서
여러 대회를 진행하는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면서
받은 지원금은
야구 대회를 위해 사용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제주도와 체육회는
내일(오늘) 현장 조사를 벌이고
조사 결과에 따라
환수 조치와 지방보조금 교부 제한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