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 공짜로 쓰는 파출소 30곳…분쟁 생길까 ‘쉬쉬’

입력 2018.11.28 (06:46) 수정 2018.11.2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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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들의 치안을 담당하는 최일선의 기지가 경찰 파출소죠.

그런데 최근 서울의 한 파출소가 땅 주인과의 소송에서 패소해 철거 위기에 몰렸습니다.

파출소가 사유지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인데 전국에 이런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민사 분쟁이 잇따르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도 없어 주민들의 불안이 큽니다.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금싸라기 땅 이촌동.

아파트 단지 사이로 공원이 있는데, 그 안에 작은 파출소가 있습니다.

이촌 파출소, 그런데 이 파출소 땅 주인, 유명 변호사인 고승덕 씨 가족 소유 회사입니다.

최근 고 변호사 측이 건물을 철거하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고승덕/변호사 : "(소송)대리인으로서 당사자의 비밀을 지킬 법적인 의무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주민들은 걱정입니다.

[이주연/서울시 용산구 : "동네에서 사실 든든한 지킴이인데 이게 없어진다고 하면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

1심에서 고 변호사 측이 이겼고, 항소심이 진행중입니다.

현재 임대료는 월 240여만원, 고 변호사 측이 합의 조건을 내걸었는데 임대료로 천 5백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촌파출소 관계자/음성변조 : "2년이면 3억 되잖아요. 금액도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차라리 2년 있으려면 현실적으로 봤을 땐 나가는 게 맞지 않냐..."]

일제강점기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는 전남 보성 예당파출소.

이곳 역시 사유지에 들어가 있습니다.

인근 공장과 담장 문제로 분쟁이 생긴 2009년에야, 사유지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파출소에서는 노발대발하고, 무슨 소리냐고. 그때야 부랴부랴 확인을 한 거예요. 우리는 (우리 땅인 거) 알고 있었는데."]

KBS가 전국의 파출소 2천여 곳의 부지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사유지 전체나 일부를 점유한 파출소가 47곳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30곳은 무상으로 땅을 쓰고 있습니다.

소송에 휘말린 파출소도 6곳. 2곳은 패소했습니다.

최근엔 12개 파출소에 무상으로 땅을 내줬던 경찰공제회가 사용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경찰공제회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부분들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고 하니까, 이제라도 정리를 좀 하자..."]

경찰은 막대한 사용료와 부지 매입 대금 걱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쉬쉬 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요즘은 다 권리를 찾고 있거든요. 사용료는 둘째치고 그 분들이 나가라고 하면 어디 나갈 곳도 없고..."]

치솟는 땅값에 경찰청이 신청한 파출소 부지 예산은 번번이 퇴짜를 맞고 있는 상황,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치안 기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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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의 땅 공짜로 쓰는 파출소 30곳…분쟁 생길까 ‘쉬쉬’
    • 입력 2018-11-28 06:47:58
    • 수정2018-11-28 0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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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들의 치안을 담당하는 최일선의 기지가 경찰 파출소죠.

그런데 최근 서울의 한 파출소가 땅 주인과의 소송에서 패소해 철거 위기에 몰렸습니다.

파출소가 사유지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인데 전국에 이런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민사 분쟁이 잇따르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도 없어 주민들의 불안이 큽니다.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금싸라기 땅 이촌동.

아파트 단지 사이로 공원이 있는데, 그 안에 작은 파출소가 있습니다.

이촌 파출소, 그런데 이 파출소 땅 주인, 유명 변호사인 고승덕 씨 가족 소유 회사입니다.

최근 고 변호사 측이 건물을 철거하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고승덕/변호사 : "(소송)대리인으로서 당사자의 비밀을 지킬 법적인 의무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주민들은 걱정입니다.

[이주연/서울시 용산구 : "동네에서 사실 든든한 지킴이인데 이게 없어진다고 하면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

1심에서 고 변호사 측이 이겼고, 항소심이 진행중입니다.

현재 임대료는 월 240여만원, 고 변호사 측이 합의 조건을 내걸었는데 임대료로 천 5백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촌파출소 관계자/음성변조 : "2년이면 3억 되잖아요. 금액도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차라리 2년 있으려면 현실적으로 봤을 땐 나가는 게 맞지 않냐..."]

일제강점기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는 전남 보성 예당파출소.

이곳 역시 사유지에 들어가 있습니다.

인근 공장과 담장 문제로 분쟁이 생긴 2009년에야, 사유지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파출소에서는 노발대발하고, 무슨 소리냐고. 그때야 부랴부랴 확인을 한 거예요. 우리는 (우리 땅인 거) 알고 있었는데."]

KBS가 전국의 파출소 2천여 곳의 부지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사유지 전체나 일부를 점유한 파출소가 47곳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30곳은 무상으로 땅을 쓰고 있습니다.

소송에 휘말린 파출소도 6곳. 2곳은 패소했습니다.

최근엔 12개 파출소에 무상으로 땅을 내줬던 경찰공제회가 사용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경찰공제회 관계자/음성변조 : "그런 부분들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고 하니까, 이제라도 정리를 좀 하자..."]

경찰은 막대한 사용료와 부지 매입 대금 걱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쉬쉬 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요즘은 다 권리를 찾고 있거든요. 사용료는 둘째치고 그 분들이 나가라고 하면 어디 나갈 곳도 없고..."]

치솟는 땅값에 경찰청이 신청한 파출소 부지 예산은 번번이 퇴짜를 맞고 있는 상황,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치안 기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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