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테러 당한 사법 권위 바로 세워라

입력 2018.11.29 (07:43) 수정 2018.11.2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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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 승용차가 지난 27일 대법원 앞에서 화염병에 습격당했습니다. 70대 남모씨가 손해배상소송 패소에 불만을 품고 저지른 사건입니다.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남씨는 자신이 제조한 사료가 2007년부터 유기축산물 '친환경 인증'을 받아 매년 인증을 갱신하다 2013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인증 부적합' 판정을 받자 2016년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1‧2심 패소에 이어 지난 16일 대법원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어제 남씨의 강원도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정확한 범행 경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은 당사자가 테러를 가한 사례는 2007년 박 부장판사 피습 사건이 있습니다. 재임용 탈락 사건에서 패소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박 부장판사의 자택을 찾아가 석궁으로 쏜 사건입니다. 2008년 광주지검 진정처분 결과에 불만을 품은 40대 남성이 현직 부장검사에게 철제 공구를 휘둘러 상해한 일도 있습니다. 재판에 대한 테러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법은 다양한 가치와 이해가 충돌하는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은 재판 결과에 대한 개인의 불만이 범행의 주요 동기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사법농단 사건으로 사법부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판사들이 동료판사 탄핵을 요구하는 최근 법원이 직면한 상황에 대한 사법 불신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법부는 이번 화염병 테러를 사법부의 위상과 권위 실추의 관점에서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김대법원장과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성과 함께 신뢰회복에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진정한 삼권분립 또한 사법부 스스로 지켜야 할 몫입니다. 사법부의 권위는 국민의 신뢰에서 나옵니다. 사법부는 오직 법과 양심에 따른 판결을 할 때 그 권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사법정의가 바로 설 때 국민은 안전을 느끼고 행복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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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테러 당한 사법 권위 바로 세워라
    • 입력 2018-11-29 07:47:04
    • 수정2018-11-29 07: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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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 승용차가 지난 27일 대법원 앞에서 화염병에 습격당했습니다. 70대 남모씨가 손해배상소송 패소에 불만을 품고 저지른 사건입니다.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남씨는 자신이 제조한 사료가 2007년부터 유기축산물 '친환경 인증'을 받아 매년 인증을 갱신하다 2013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인증 부적합' 판정을 받자 2016년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1‧2심 패소에 이어 지난 16일 대법원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어제 남씨의 강원도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정확한 범행 경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은 당사자가 테러를 가한 사례는 2007년 박 부장판사 피습 사건이 있습니다. 재임용 탈락 사건에서 패소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박 부장판사의 자택을 찾아가 석궁으로 쏜 사건입니다. 2008년 광주지검 진정처분 결과에 불만을 품은 40대 남성이 현직 부장검사에게 철제 공구를 휘둘러 상해한 일도 있습니다. 재판에 대한 테러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법은 다양한 가치와 이해가 충돌하는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은 재판 결과에 대한 개인의 불만이 범행의 주요 동기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사법농단 사건으로 사법부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판사들이 동료판사 탄핵을 요구하는 최근 법원이 직면한 상황에 대한 사법 불신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법부는 이번 화염병 테러를 사법부의 위상과 권위 실추의 관점에서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김대법원장과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성과 함께 신뢰회복에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진정한 삼권분립 또한 사법부 스스로 지켜야 할 몫입니다. 사법부의 권위는 국민의 신뢰에서 나옵니다. 사법부는 오직 법과 양심에 따른 판결을 할 때 그 권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사법정의가 바로 설 때 국민은 안전을 느끼고 행복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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