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밝히지마”…노조 서약서 강요한 외국계 기업

입력 2018.12.03 (06:36) 수정 2018.12.0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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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외국계 기업이 회사에 노조가 설립되자 비밀서약서를 강요했습니다.

'애플'이라는 회사명을 절대 밝히지 말라는 내용이었고, 노조가 거부하자 징계 절차에 들어갔는데요.

자세한 내용,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외국계 기업입니다.

애플의 고객 상담 업무를 위탁받고 있습니다.

[애플 고객 대응 센터 : "애플케어에 전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애플케어상담사 OOO입니다."]

일부 직원들은 8월에 '애플케어상담사노조'를 설립했습니다.

설립신고도 문제없이 마쳤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노조 명칭을 문제삼고 나왔습니다.

'애플'이란 단어를 노조 이름에서 빼라는 겁니다.

또 고객사, 즉 애플이란 명칭은 회사 비밀이니, 외부에 언급해선 안된다는 비밀정보보호서약서도 요구했습니다.

서약서 서명을 거부한 노조원 4명은 대기발령됐습니다.

[조성호/애플케어상담사노조 선전부장 : "노조 이름이나 노조 활동, 그리고 저희가 어떤 걸 하는지 말하는 것이 안 된다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거부했습니다."]

'애플'이라는 고객사 이름이 비밀일 수 있을까.

채용 공고문을 보면, 회사 스스로 '애플' 상담이 업무 내용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애플'의 상담 업무를 위탁받는 다른 업체의 서약서도 비슷한 내용이 없습니다.

[김민아/노무사 : "근로자분들이 일을 하시게 되거나 상담전화를 하시게 되면, 언제든 애플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거를 비밀 정보라고 하는거 자체가 정당한 요구가 아니라고 보입니다."]

'애플' 명칭에 민감한 이유를 여러 차례 물었지만, 회사 측은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애플코리아 역시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회사는 지난 20일 서명을 거부한 직원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줄 계획이었지만 아직 징계 수위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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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밝히지마”…노조 서약서 강요한 외국계 기업
    • 입력 2018-12-03 06:39:53
    • 수정2018-12-03 08: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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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외국계 기업이 회사에 노조가 설립되자 비밀서약서를 강요했습니다.

'애플'이라는 회사명을 절대 밝히지 말라는 내용이었고, 노조가 거부하자 징계 절차에 들어갔는데요.

자세한 내용,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외국계 기업입니다.

애플의 고객 상담 업무를 위탁받고 있습니다.

[애플 고객 대응 센터 : "애플케어에 전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애플케어상담사 OOO입니다."]

일부 직원들은 8월에 '애플케어상담사노조'를 설립했습니다.

설립신고도 문제없이 마쳤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노조 명칭을 문제삼고 나왔습니다.

'애플'이란 단어를 노조 이름에서 빼라는 겁니다.

또 고객사, 즉 애플이란 명칭은 회사 비밀이니, 외부에 언급해선 안된다는 비밀정보보호서약서도 요구했습니다.

서약서 서명을 거부한 노조원 4명은 대기발령됐습니다.

[조성호/애플케어상담사노조 선전부장 : "노조 이름이나 노조 활동, 그리고 저희가 어떤 걸 하는지 말하는 것이 안 된다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거부했습니다."]

'애플'이라는 고객사 이름이 비밀일 수 있을까.

채용 공고문을 보면, 회사 스스로 '애플' 상담이 업무 내용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애플'의 상담 업무를 위탁받는 다른 업체의 서약서도 비슷한 내용이 없습니다.

[김민아/노무사 : "근로자분들이 일을 하시게 되거나 상담전화를 하시게 되면, 언제든 애플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거를 비밀 정보라고 하는거 자체가 정당한 요구가 아니라고 보입니다."]

'애플' 명칭에 민감한 이유를 여러 차례 물었지만, 회사 측은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애플코리아 역시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회사는 지난 20일 서명을 거부한 직원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줄 계획이었지만 아직 징계 수위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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