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2018년을 함축한 ‘올해의 단어’는?

입력 2018.12.14 (10:48) 수정 2018.12.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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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은 올 한해를 한 단어로 뭐라고 표현하시겠습니까?

영국과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연말을 맞아 '올해의 단어'가 속속 선정되고 있는데요.

지구촌 속으로에서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도로가 갈라져 물이 뿜어져 나오고, 주택가가 화염에 휩싸이는 등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6월 중순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를 강타한 규모 6.1의 지진.

이어 7월 초에는 서일본 지역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는데요.

30년 내 최악의 비 피해로 2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가와모토/구라시키 시민 : "남아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보험으로 감당이 될지 모르겠네요."]

일본에 유독 잔인했던 여름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폭우 피해 복구가 한창 진행되는 동안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됐는데요.

8월 말에는 태풍 '시마론'….

이어 9월 초에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 '제비'가 간사이 지역을 할퀴고 가자마자, 홋카이도에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노리유키/삿포로 시민 : "정말 충격적이죠. 매일 이 거리를 걸었으니까요. 길이 이렇게 무너질 거라곤 상상도 못 했죠."]

이렇게 일년 내내 재해에 시달렸던 일본에선 '올해의 한자'로 '재(災)'가 선정됐습니다.

[기요미즈테라 사찰 관주 스님 : "내년에는 재해가 없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돌고래부터 바다거북까지 온갖 해양동물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죽어나가는 일이 다반사였던 한 해….

영국 사전 출판사 콜린스는 '단 한 번 쓰기 위해 만든 제품'을 뜻하는 '일회용(Single-use)'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습니다.

2013년 이후 이 단어 사용이 4배 가량 급증하면서 일회용 제품의 환경오염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올해 영국은 빨대와 면봉 같은 대표적인 일회용품을 1년 이내에 퇴출하기로 했고, 유럽연합 역시 2021년부터 10가지의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하기로 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존 하일랜드/그린피스 유럽지부 활동가 : "플라스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요. 바다와 대기, 심지어 우리 몸속 등 어느 곳에나 플라스틱이 있죠. 플라스틱 컵과 포크 같은 제품은 잠깐 사용되지만 수십 년간 환경에 남아 있습니다."]

영국의 또 하나의 권위 있는 사전이죠.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2018년 올해의 단어로 '유해한'이란 뜻의 'toxic'을 선정했습니다.

[마리아 네이라/세계보건기구 연구원 : "매일,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어린이의 93%가 유독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어요."]

이렇게 건강과 환경에 유해하다는 원래 의미는 물론이고,

[조 먼친/미국 상원의원/지난달 중간선거 당시 : "우리는 해로운 수사법을 멈춰야만 합니다. 국민들이 단합하게 해야 해요."]

흔히 정치인 연설에서 많이 나오는 무례한 표현을 일컬어 '유해한 레토릭(toxic rhetoric)'이란 말이 유행하는 등, 원래 의미에서 확장돼 다양한 사회현상에 쓰였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특히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가부장적 남성성을 의미할 때, '해로운 남성성'이란 표현이 쓰였습니다.

[미라 소르비노/영화배우 : "우리는 1980년대 영화에 의해 우리에게 주입됐던 해로운 남성성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런 영화 속에서 데이트 강간은 용납됐고 여성들의 잘못일 뿐이었죠."]

한편 미국 온라인 사전 '딕셔너리닷컴'은 오보를 의미하는 'Misinformation'을 올해의 단어로 채택했는데요.

'가짜뉴스'를 비롯해 오보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이 전 세계인의 일상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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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4 10:44:09
    • 수정2018-12-14 1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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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은 올 한해를 한 단어로 뭐라고 표현하시겠습니까?

영국과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연말을 맞아 '올해의 단어'가 속속 선정되고 있는데요.

지구촌 속으로에서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도로가 갈라져 물이 뿜어져 나오고, 주택가가 화염에 휩싸이는 등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6월 중순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를 강타한 규모 6.1의 지진.

이어 7월 초에는 서일본 지역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는데요.

30년 내 최악의 비 피해로 2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가와모토/구라시키 시민 : "남아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보험으로 감당이 될지 모르겠네요."]

일본에 유독 잔인했던 여름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폭우 피해 복구가 한창 진행되는 동안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됐는데요.

8월 말에는 태풍 '시마론'….

이어 9월 초에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 '제비'가 간사이 지역을 할퀴고 가자마자, 홋카이도에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노리유키/삿포로 시민 : "정말 충격적이죠. 매일 이 거리를 걸었으니까요. 길이 이렇게 무너질 거라곤 상상도 못 했죠."]

이렇게 일년 내내 재해에 시달렸던 일본에선 '올해의 한자'로 '재(災)'가 선정됐습니다.

[기요미즈테라 사찰 관주 스님 : "내년에는 재해가 없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돌고래부터 바다거북까지 온갖 해양동물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죽어나가는 일이 다반사였던 한 해….

영국 사전 출판사 콜린스는 '단 한 번 쓰기 위해 만든 제품'을 뜻하는 '일회용(Single-use)'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습니다.

2013년 이후 이 단어 사용이 4배 가량 급증하면서 일회용 제품의 환경오염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올해 영국은 빨대와 면봉 같은 대표적인 일회용품을 1년 이내에 퇴출하기로 했고, 유럽연합 역시 2021년부터 10가지의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하기로 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존 하일랜드/그린피스 유럽지부 활동가 : "플라스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요. 바다와 대기, 심지어 우리 몸속 등 어느 곳에나 플라스틱이 있죠. 플라스틱 컵과 포크 같은 제품은 잠깐 사용되지만 수십 년간 환경에 남아 있습니다."]

영국의 또 하나의 권위 있는 사전이죠.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2018년 올해의 단어로 '유해한'이란 뜻의 'toxic'을 선정했습니다.

[마리아 네이라/세계보건기구 연구원 : "매일,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어린이의 93%가 유독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어요."]

이렇게 건강과 환경에 유해하다는 원래 의미는 물론이고,

[조 먼친/미국 상원의원/지난달 중간선거 당시 : "우리는 해로운 수사법을 멈춰야만 합니다. 국민들이 단합하게 해야 해요."]

흔히 정치인 연설에서 많이 나오는 무례한 표현을 일컬어 '유해한 레토릭(toxic rhetoric)'이란 말이 유행하는 등, 원래 의미에서 확장돼 다양한 사회현상에 쓰였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특히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가부장적 남성성을 의미할 때, '해로운 남성성'이란 표현이 쓰였습니다.

[미라 소르비노/영화배우 : "우리는 1980년대 영화에 의해 우리에게 주입됐던 해로운 남성성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런 영화 속에서 데이트 강간은 용납됐고 여성들의 잘못일 뿐이었죠."]

한편 미국 온라인 사전 '딕셔너리닷컴'은 오보를 의미하는 'Misinformation'을 올해의 단어로 채택했는데요.

'가짜뉴스'를 비롯해 오보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이 전 세계인의 일상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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