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스페셜] 살처분 ‘제로’…동물복지 천국 히로시마

입력 2018.12.15 (22:07) 수정 2018.12.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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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버려져 보호소에서 지내는 유기견들은 법정 보호기간이 지나면 죽음을 맞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본에서도 과거 매년 수천 마리씩 유기견들을 살처분해 '유기견의 지옥'으로 불린 곳이 있습니다.

히로시마인데요.

그런 히로시마가 지금은 유기동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동물 복지 천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히로시마의 정책을, 나신하 특파원이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평화 운동의 대표적 상징 지역으로 손꼽히는 히로시마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주인과 함께 산보에 나선 반려견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전 국가대표 배구선수 기시 히로미 씨는 최근 유기견 '타로'를 입양했습니다.

낯에는 마당에서 놀거나 산보를 즐기고 밤에는 집안에서 지냅니다.

[기시 히로미/유기견 입양자 : "집 분위기가 밝아졌어요. 나도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데려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배구하는 친구들도 만나면 귀여워해줍니다."]

반려견 돌봄은 처음이지만 동물애호센터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쉽게 극복했습니다.

[기시 히로미/유기견 입양자 : "키우려면 금방 버리거나 학대하지 말아달라고 하더군요. 그런 조건들을 지킬 자격이 돼서 키우게 됐습니다."]

타로를 입양해온 곳은 20여 지자체를 관할하는 현 산하 동물애호센터입니다.

취재진이 도착하자마자 유기견을 실은 트럭이 도착했습니다.

[동물애호센터 관계자 : "주인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개는 시선을 맞추려고 하지 않아요. 주인이 있는 개는 사람이 다가가면 좋아서 이쪽을 봅니다. 주인 없는 개는 표정이 저렇습니다."]

2주 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입양 대상에 올려놓습니다.

구조된 강아지 등 유기동물은 이곳에서 일정기간 보호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났다고 건강한 개체를 살처분하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강아지들이 손님을 격하게 반깁니다.

유기견을 입양하러 한시간 동안 차를 몰고왔다고 합니다.

[오타니 가즈키/입양 희망자 : "작거나 크거나, 크기와 상관없이 개를 좋아합니다. 애정을 주면서 함께 살고 싶어요."]

입양을 하려면 동물의 특성, 먹이 주는 방법, 함께 산보하는 법 등을 교육받아야 합니다.

[기쿠치 가즈코/동물애호센터 지도과장 : "단지 '개가 갖고 싶다', '고양이를 원한다'는 것만으로 양도하지 않아요. 사육을 포기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교육을 받고 서약사항을 반드시 지켜주실 분에게 양도합니다."]

난치병으로 등으로 고통이 극심한 동물은 수의사 판단에 따라 안락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보호기간을 넘겼다고 살처분하지는 않습니다.

[기쿠치 가즈코/동물애호센터 지도과장동물 애호센터 간부 :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든지 인간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공격성이 있거나 심하게 짓는 등 문제행동이 있는 경우는 동물보호단체로 옮기고 있습니다."]

과거 히로시마에서는 주인 잃은 동물을 정기적으로 수거해 와 일정 기간 뒤 살처분했습니다.

2011년에만 8천여 마리, 전국 1위 살처분 지역, 유기동물의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불명예에 충격을 받은 현 당국과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동물유기를 조장하는 수거 사업을 중단하고, 평생 돌봄 운동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일정기간이 지난 동물은 동물보호단체들이 넘겨 받아 입양 운동을 이어갔습니다.

2016년, 실질적 살처분 동물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나카무라 미츠루/히로시마 현 식품생활위생과 담당관 : "애호센터의 비용은 살처분이 이뤄질 때와 비교해 크게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비영리 법인 동물보호단체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 시설입니다.

번식 분양업자가 사육을 포기한 소형견들, 공격성을 드러내는 대형견들, 재난 지역에 방치됐던 동물도 있습니다.

연 5천 마리 가량을 돌보고 있습니다.

입양이 어렵더라도 평생 돌봄이 원칙입니다.

[나카타니 유리/견묘 고아 구원대 대표 : "(여건에 맞춰) '이 아이가 어때요?' 하고 권하는 방식은 거의 실패하지 않아요. 그러면 2-3년 뒤 여유가 생겨서 '한 마리 더 기르고 싶다'고 말합니다."]

상근직 10명 등 전문성을 갖춘 직원 30명이 동물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는 받지 않습니다.

사람이 자주 바뀌면 동물들이 불안해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동물보호시설 운영에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이곳에서 필요한 모든 경비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충당하고있습니다.

한달 1-2만원의 후원금으로 십시일반 모이는 돈이 연 15억 원.

전국에서 보내오는 후원물품도 큰 힘이 됩니다.

[나카타니 유리/견묘 고아 구원대 대표 :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일본인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대형 단체에 기부해도 말단까지 닿지 않는 것을 경험한 일본인들이 실제로 일하는 단체에 기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생명 존중 운동의 상징 히로시마, 시민과 지자체가 협력해 동물복지 선진지역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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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스페셜] 살처분 ‘제로’…동물복지 천국 히로시마
    • 입력 2018-12-15 22:15:24
    • 수정2018-12-15 22: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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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버려져 보호소에서 지내는 유기견들은 법정 보호기간이 지나면 죽음을 맞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본에서도 과거 매년 수천 마리씩 유기견들을 살처분해 '유기견의 지옥'으로 불린 곳이 있습니다.

히로시마인데요.

그런 히로시마가 지금은 유기동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동물 복지 천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히로시마의 정책을, 나신하 특파원이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평화 운동의 대표적 상징 지역으로 손꼽히는 히로시마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주인과 함께 산보에 나선 반려견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전 국가대표 배구선수 기시 히로미 씨는 최근 유기견 '타로'를 입양했습니다.

낯에는 마당에서 놀거나 산보를 즐기고 밤에는 집안에서 지냅니다.

[기시 히로미/유기견 입양자 : "집 분위기가 밝아졌어요. 나도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데려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배구하는 친구들도 만나면 귀여워해줍니다."]

반려견 돌봄은 처음이지만 동물애호센터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쉽게 극복했습니다.

[기시 히로미/유기견 입양자 : "키우려면 금방 버리거나 학대하지 말아달라고 하더군요. 그런 조건들을 지킬 자격이 돼서 키우게 됐습니다."]

타로를 입양해온 곳은 20여 지자체를 관할하는 현 산하 동물애호센터입니다.

취재진이 도착하자마자 유기견을 실은 트럭이 도착했습니다.

[동물애호센터 관계자 : "주인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개는 시선을 맞추려고 하지 않아요. 주인이 있는 개는 사람이 다가가면 좋아서 이쪽을 봅니다. 주인 없는 개는 표정이 저렇습니다."]

2주 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입양 대상에 올려놓습니다.

구조된 강아지 등 유기동물은 이곳에서 일정기간 보호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났다고 건강한 개체를 살처분하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강아지들이 손님을 격하게 반깁니다.

유기견을 입양하러 한시간 동안 차를 몰고왔다고 합니다.

[오타니 가즈키/입양 희망자 : "작거나 크거나, 크기와 상관없이 개를 좋아합니다. 애정을 주면서 함께 살고 싶어요."]

입양을 하려면 동물의 특성, 먹이 주는 방법, 함께 산보하는 법 등을 교육받아야 합니다.

[기쿠치 가즈코/동물애호센터 지도과장 : "단지 '개가 갖고 싶다', '고양이를 원한다'는 것만으로 양도하지 않아요. 사육을 포기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교육을 받고 서약사항을 반드시 지켜주실 분에게 양도합니다."]

난치병으로 등으로 고통이 극심한 동물은 수의사 판단에 따라 안락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보호기간을 넘겼다고 살처분하지는 않습니다.

[기쿠치 가즈코/동물애호센터 지도과장동물 애호센터 간부 :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든지 인간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공격성이 있거나 심하게 짓는 등 문제행동이 있는 경우는 동물보호단체로 옮기고 있습니다."]

과거 히로시마에서는 주인 잃은 동물을 정기적으로 수거해 와 일정 기간 뒤 살처분했습니다.

2011년에만 8천여 마리, 전국 1위 살처분 지역, 유기동물의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불명예에 충격을 받은 현 당국과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동물유기를 조장하는 수거 사업을 중단하고, 평생 돌봄 운동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일정기간이 지난 동물은 동물보호단체들이 넘겨 받아 입양 운동을 이어갔습니다.

2016년, 실질적 살처분 동물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나카무라 미츠루/히로시마 현 식품생활위생과 담당관 : "애호센터의 비용은 살처분이 이뤄질 때와 비교해 크게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비영리 법인 동물보호단체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 시설입니다.

번식 분양업자가 사육을 포기한 소형견들, 공격성을 드러내는 대형견들, 재난 지역에 방치됐던 동물도 있습니다.

연 5천 마리 가량을 돌보고 있습니다.

입양이 어렵더라도 평생 돌봄이 원칙입니다.

[나카타니 유리/견묘 고아 구원대 대표 : "(여건에 맞춰) '이 아이가 어때요?' 하고 권하는 방식은 거의 실패하지 않아요. 그러면 2-3년 뒤 여유가 생겨서 '한 마리 더 기르고 싶다'고 말합니다."]

상근직 10명 등 전문성을 갖춘 직원 30명이 동물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는 받지 않습니다.

사람이 자주 바뀌면 동물들이 불안해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동물보호시설 운영에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이곳에서 필요한 모든 경비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충당하고있습니다.

한달 1-2만원의 후원금으로 십시일반 모이는 돈이 연 15억 원.

전국에서 보내오는 후원물품도 큰 힘이 됩니다.

[나카타니 유리/견묘 고아 구원대 대표 :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일본인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대형 단체에 기부해도 말단까지 닿지 않는 것을 경험한 일본인들이 실제로 일하는 단체에 기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생명 존중 운동의 상징 히로시마, 시민과 지자체가 협력해 동물복지 선진지역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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