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가사분담 만족 못 하면…아내 자살 충동↑

입력 2018.12.17 (21:41) 수정 2018.12.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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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부가 맞벌이를 하더라도 가사 노동은 아내의 몫인 가정이 많습니다.

이렇게 가사 노동에 대한 분담이 불평등하면 여성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자살 충동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결혼 4년 차인 이재엽 씨는 아내보다 퇴근이 한두 시간 빠릅니다.

저녁 식사 준비는 물론 집 안 청소까지 도맡습니다.

[이재엽/부부 : "설거지가 쌓여있으면 설거지도 좀 하고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좀 있으면 청소기도 돌리고 물걸레질도 하고 그렇게 도와주려고 하고…."]

[한은비/부부 :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남편이 이렇게 정리를 해 준다고 생각을 하면 훨씬 직장에서 마음 편하게 일을 하고 들어올 수 있어서…."]

이런 경우는 손에 꼽습니다.

부부가 똑같이 10시간 이상 맞벌이를 해도, 가사노동에 쓰는 시간은 아내가 1시간 36분, 남편은 18분에 불과합니다.

[맞벌이 기혼 여성/음성변조 : "많이 화가 나요. 왜냐하면, 왜 내가 계속 다 하고 있는 거지? 남편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예를 들어서 설거지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불평등한 가사노동은 맞벌이 여성의 정신건강을 위협합니다.

연세대 연구팀이 맞벌이 기혼여성 3천 5백여 명을 조사해 보니, 아내가 남편의 가사노동 분담에 조금 만족한 경우 만족한 여성보다 자살 충동이 1.7배 높았습니다.

불만족한 경우에는 2.7배 높았습니다.

직업 만족도가 떨어지고, 남편의 가사분담에도 불만족스러운 여성은 자살 충동이 3.6배까지 치솟았습니다.

[김태현/연세대보건대학원 교수 : "불만이 계속해서 쌓이게 되다 보면 결국은 직장을 그만두게 되거나 아니면 심지어 우울증에 빠진다든지 더 나아가서는 자살생각까지 하게 되는 그런 양상이 벌어지는 것이죠."]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문화 정착은 물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의 보완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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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 가사분담 만족 못 하면…아내 자살 충동↑
    • 입력 2018-12-17 21:43:59
    • 수정2018-12-19 21: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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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부가 맞벌이를 하더라도 가사 노동은 아내의 몫인 가정이 많습니다.

이렇게 가사 노동에 대한 분담이 불평등하면 여성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자살 충동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결혼 4년 차인 이재엽 씨는 아내보다 퇴근이 한두 시간 빠릅니다.

저녁 식사 준비는 물론 집 안 청소까지 도맡습니다.

[이재엽/부부 : "설거지가 쌓여있으면 설거지도 좀 하고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좀 있으면 청소기도 돌리고 물걸레질도 하고 그렇게 도와주려고 하고…."]

[한은비/부부 :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남편이 이렇게 정리를 해 준다고 생각을 하면 훨씬 직장에서 마음 편하게 일을 하고 들어올 수 있어서…."]

이런 경우는 손에 꼽습니다.

부부가 똑같이 10시간 이상 맞벌이를 해도, 가사노동에 쓰는 시간은 아내가 1시간 36분, 남편은 18분에 불과합니다.

[맞벌이 기혼 여성/음성변조 : "많이 화가 나요. 왜냐하면, 왜 내가 계속 다 하고 있는 거지? 남편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예를 들어서 설거지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불평등한 가사노동은 맞벌이 여성의 정신건강을 위협합니다.

연세대 연구팀이 맞벌이 기혼여성 3천 5백여 명을 조사해 보니, 아내가 남편의 가사노동 분담에 조금 만족한 경우 만족한 여성보다 자살 충동이 1.7배 높았습니다.

불만족한 경우에는 2.7배 높았습니다.

직업 만족도가 떨어지고, 남편의 가사분담에도 불만족스러운 여성은 자살 충동이 3.6배까지 치솟았습니다.

[김태현/연세대보건대학원 교수 : "불만이 계속해서 쌓이게 되다 보면 결국은 직장을 그만두게 되거나 아니면 심지어 우울증에 빠진다든지 더 나아가서는 자살생각까지 하게 되는 그런 양상이 벌어지는 것이죠."]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문화 정착은 물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의 보완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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