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천상의 목소리’ 빈 소년합창단

입력 2018.12.22 (22:08) 수정 2018.12.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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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천상의 하모니'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죠.

오스트리아 빈 소년 합창단.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신년 음악회를 가져 친숙한데요.

그런데 빈 소년 합창단의 역사가 520년이나 된다는 사실 아시나요?

오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만큼 합창단 선발기준도 엄격하기로 유명합니다.

유광석 특파원이 빈 소년 합창단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오스트리아 빈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찾아왔습니다.

맑은 노래소리가 들리는 이 곳은 빈소년합창단의 전용공연장입니다.

대표적인 성탄곡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작곡 2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청소년 합창단,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완벽한 호흡을 자랑합니다.

[크리스타 묄처/관객 : "선발된 목소리와 뛰어난 교육을 받고 열정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라 정말 대단합니다."]

오스트리아 궁정 성당인 호프부르크카펠라의 아침 미사.

합창단 네 개 팀 중 한 팀은 주일마다 이 곳에서 성가를 부릅니다.

1498년 막시밀리안 황제의 칙령으로 합창단이 탄생한 이래 520년 간 내려온 전통입니다.

성탄 특별 공연에 우레같은 박수가 쏟아집니다.

[레이나 시오츠/일본인 관광객 : "굉장히 아름답게 부르는 목소리에, 천사가 내려온 듯한 아름다운 목소리에 감동했습니다."]

다음달 한국 순회공연을 떠나는 하이든팀의 연습시간.

지휘자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동기 부여입니다.

매 순간 학생들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지미 창/하이든팀 지휘자 : "제가 연습을 시킬 때는 매일, 몇 시간을 하기도 하는데, 음악으로 마음을 뜨겁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창단 네 개팀엔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음악가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슈베르트와 하이든은 소년합창단원, 모차르트는 지휘자로 활동했고, 브루크너는 곡을 헌정했습니다.

25명으로 이뤄진 한 개 팀은 오스트리아 국내 공연과 주일 미사를 담당하고, 나머지 세 팀은 해외 공연을 합니다.

매년 300회의 공연에 50만 명의 관객이 몰립니다.

빈소년합창단의 깨끗한 목소리와 높은 음악성, 그리고 유서 깊은 전통은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개인별로 집중적인 발성 훈련도 받습니다.

필립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부를 때 가장 행복합니다.

[필립/13살 : "노래 부를 때 모든 것을 쏟아부어요. 저는 무대에 서는 것이 정말 재미있어요."]

음악교육만 받는 건 아닙니다.

하루 일과 중 일반 수업시간이 7시간, 노래 연습시간이 2시간입니다.

영어와 독일어, 역사, 수학과 자연과학.

대학 입학에 필요한 모든 과목을 가르칩니다.

[한스-크리스티안 그라나스/교장 : "음악적인 최고 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인격 형성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음악을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인격 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아우가르텐 궁에서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수업과 노래 연습, 생활을 모두 함께 하다보니 형제나 다름 없습니다.

[매튜/14살 : "합창단에 있는 소년들이 모두 같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관심분야도 똑같고 노래를 부를 때 노래를 통해서 우리가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10살 이전의 소년들을 대상으로 세계 곳곳에서 수시로 오디션이 진행됩니다.

무엇보다 음악을 얼마나 사랑하느냐가 선발 기준입니다.

[지미 창/하이든팀 지휘자 : "아이가 자발적인지 아니면 부모가 원하니까 오는 건지가 중요합니다. 자기가 오고 싶어서 들어온 경우라면 여기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합창단에 있는 10살부터 14살 사이에 변성기가 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합창단을 떠나야 하는 건 아닙니다.

[지미 창/하이든팀 지휘자 : "변성기는 특별 어느 소절에만 잘 맞지 않기 때문에 변화된 목소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배웁니다."]

2010년 조윤상 군을 시작으로 한국 학생들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박시유/12살 : "저는 분명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가 되겠다, 분명 여기서 노래를 잘할 것이다는 생각으로 왔어요. 그런 각오를 했어요."]

1969년 이후 해마다 한국에서 공연을 할 정도로 우리와 인연도 깊습니다.

50년 간 이어진 새해맞이 한국 공연은 내년에도 이어집니다.

합창단은 다음달 중순부터 서울을 비롯한 7개 도시에서 한국 관객을 만납니다.

[다니엘/13살 : "노래할 때 행복하고 마음이 안정되고 긴장이 없어져요. 저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 줘요."]

[매튜/14살 : "저는 도전을 좋아해요. 제가 합창단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노래를 부르지 않을 때예요."]

[필립/13살 : "성악가가 되기 위해서 빈소년합창단에 들어왔어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어요."]

천상의 목소리를 간직한 소년들의 가슴엔 한곁같이 뜨거운 열정이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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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리포트] ‘천상의 목소리’ 빈 소년합창단
    • 입력 2018-12-22 22:11:01
    • 수정2018-12-24 14:55:56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천상의 하모니'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죠.

오스트리아 빈 소년 합창단.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신년 음악회를 가져 친숙한데요.

그런데 빈 소년 합창단의 역사가 520년이나 된다는 사실 아시나요?

오랜 역사와 명성을 자랑하는만큼 합창단 선발기준도 엄격하기로 유명합니다.

유광석 특파원이 빈 소년 합창단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오스트리아 빈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찾아왔습니다.

맑은 노래소리가 들리는 이 곳은 빈소년합창단의 전용공연장입니다.

대표적인 성탄곡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작곡 2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청소년 합창단,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완벽한 호흡을 자랑합니다.

[크리스타 묄처/관객 : "선발된 목소리와 뛰어난 교육을 받고 열정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라 정말 대단합니다."]

오스트리아 궁정 성당인 호프부르크카펠라의 아침 미사.

합창단 네 개 팀 중 한 팀은 주일마다 이 곳에서 성가를 부릅니다.

1498년 막시밀리안 황제의 칙령으로 합창단이 탄생한 이래 520년 간 내려온 전통입니다.

성탄 특별 공연에 우레같은 박수가 쏟아집니다.

[레이나 시오츠/일본인 관광객 : "굉장히 아름답게 부르는 목소리에, 천사가 내려온 듯한 아름다운 목소리에 감동했습니다."]

다음달 한국 순회공연을 떠나는 하이든팀의 연습시간.

지휘자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동기 부여입니다.

매 순간 학생들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지미 창/하이든팀 지휘자 : "제가 연습을 시킬 때는 매일, 몇 시간을 하기도 하는데, 음악으로 마음을 뜨겁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창단 네 개팀엔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음악가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슈베르트와 하이든은 소년합창단원, 모차르트는 지휘자로 활동했고, 브루크너는 곡을 헌정했습니다.

25명으로 이뤄진 한 개 팀은 오스트리아 국내 공연과 주일 미사를 담당하고, 나머지 세 팀은 해외 공연을 합니다.

매년 300회의 공연에 50만 명의 관객이 몰립니다.

빈소년합창단의 깨끗한 목소리와 높은 음악성, 그리고 유서 깊은 전통은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개인별로 집중적인 발성 훈련도 받습니다.

필립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부를 때 가장 행복합니다.

[필립/13살 : "노래 부를 때 모든 것을 쏟아부어요. 저는 무대에 서는 것이 정말 재미있어요."]

음악교육만 받는 건 아닙니다.

하루 일과 중 일반 수업시간이 7시간, 노래 연습시간이 2시간입니다.

영어와 독일어, 역사, 수학과 자연과학.

대학 입학에 필요한 모든 과목을 가르칩니다.

[한스-크리스티안 그라나스/교장 : "음악적인 최고 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인격 형성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음악을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인격 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아우가르텐 궁에서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수업과 노래 연습, 생활을 모두 함께 하다보니 형제나 다름 없습니다.

[매튜/14살 : "합창단에 있는 소년들이 모두 같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관심분야도 똑같고 노래를 부를 때 노래를 통해서 우리가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10살 이전의 소년들을 대상으로 세계 곳곳에서 수시로 오디션이 진행됩니다.

무엇보다 음악을 얼마나 사랑하느냐가 선발 기준입니다.

[지미 창/하이든팀 지휘자 : "아이가 자발적인지 아니면 부모가 원하니까 오는 건지가 중요합니다. 자기가 오고 싶어서 들어온 경우라면 여기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합창단에 있는 10살부터 14살 사이에 변성기가 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합창단을 떠나야 하는 건 아닙니다.

[지미 창/하이든팀 지휘자 : "변성기는 특별 어느 소절에만 잘 맞지 않기 때문에 변화된 목소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배웁니다."]

2010년 조윤상 군을 시작으로 한국 학생들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박시유/12살 : "저는 분명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가 되겠다, 분명 여기서 노래를 잘할 것이다는 생각으로 왔어요. 그런 각오를 했어요."]

1969년 이후 해마다 한국에서 공연을 할 정도로 우리와 인연도 깊습니다.

50년 간 이어진 새해맞이 한국 공연은 내년에도 이어집니다.

합창단은 다음달 중순부터 서울을 비롯한 7개 도시에서 한국 관객을 만납니다.

[다니엘/13살 : "노래할 때 행복하고 마음이 안정되고 긴장이 없어져요. 저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 줘요."]

[매튜/14살 : "저는 도전을 좋아해요. 제가 합창단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노래를 부르지 않을 때예요."]

[필립/13살 : "성악가가 되기 위해서 빈소년합창단에 들어왔어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어요."]

천상의 목소리를 간직한 소년들의 가슴엔 한곁같이 뜨거운 열정이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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