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①]'산업재해 민낯'…엘시티 추락사고

입력 2018.12.24 (23:19) 수정 2018.12.2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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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KBS 부산은 오늘부터 올 한해 부산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를 모아 그 의미를 되짚어보는 순서를 마련합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노동자 4명이 숨진 엘시티 추락사고 등 부산의 산업 재해를 이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 3월 초, 화려한 외관을 뽐내며 하늘을 향해 올라가던 해운대 엘시티 공사 현장.

그런데 굉음과 함께 55층, 지상으로부터 200m 높이의 작업대가 그대로 추락했습니다.

노동자 4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작업대가 고정되지 않은 원시적인 실수가 원인이었습니다.

4명의 가장이 숨졌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터뷰]최해영/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
"그 작업(일감) 자체가 원청에서 하청, 하청에서 재하청 이렇게 내려가다 보니까 책임 소재가 애매한 그런. 그래서 결국 재판이 끝나봐야 누구의 책임인지는 결정이 나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아직 누구의 책임이라고 나서는 사람도 없고."

노동계가 산업재해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김재하/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
"하청한테 떠넘길 문제가 아니라 이런 안전관리 문제는 사전이든 사후든 원청이 책임져야 하는데 원청이라면 포스코일 건데,
이 원청은 전혀 책임을 묻지 않고, 책임을 묻는다 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므로 실제로 이런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고용노동부 부산동부지청장 김 모 씨는 사고 현장을 특별 감독한 뒤 포스코건설에 성 접대까지 받았습니다.

사고가 난 지 열흘 뒤였습니다.

건설사와 감독 기관의 파렴치한 공생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겁니다.

이 사건 이후 정부와 기업들은 산업재해 예방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헛구호에 그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사상구 오·폐수 처리공장에서 3명의 노동자가 숨졌고 이달 들어서 르노삼성 공장과 포스코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올 들어 부산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신고된 것만 60명에 육박합니다.

기업이 위험을 외주화해 책임에서 빠져나가고 감독 기관마저 이를 방관한다면 제2, 제3의 엘시티 추락사고는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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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결산①]'산업재해 민낯'…엘시티 추락사고
    • 입력 2018-12-24 23:19:04
    • 수정2018-12-25 07:23:53
    뉴스9(부산)
[앵커멘트] KBS 부산은 오늘부터 올 한해 부산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를 모아 그 의미를 되짚어보는 순서를 마련합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노동자 4명이 숨진 엘시티 추락사고 등 부산의 산업 재해를 이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 3월 초, 화려한 외관을 뽐내며 하늘을 향해 올라가던 해운대 엘시티 공사 현장. 그런데 굉음과 함께 55층, 지상으로부터 200m 높이의 작업대가 그대로 추락했습니다. 노동자 4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작업대가 고정되지 않은 원시적인 실수가 원인이었습니다. 4명의 가장이 숨졌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터뷰]최해영/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 "그 작업(일감) 자체가 원청에서 하청, 하청에서 재하청 이렇게 내려가다 보니까 책임 소재가 애매한 그런. 그래서 결국 재판이 끝나봐야 누구의 책임인지는 결정이 나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아직 누구의 책임이라고 나서는 사람도 없고." 노동계가 산업재해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김재하/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 "하청한테 떠넘길 문제가 아니라 이런 안전관리 문제는 사전이든 사후든 원청이 책임져야 하는데 원청이라면 포스코일 건데, 이 원청은 전혀 책임을 묻지 않고, 책임을 묻는다 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므로 실제로 이런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고용노동부 부산동부지청장 김 모 씨는 사고 현장을 특별 감독한 뒤 포스코건설에 성 접대까지 받았습니다. 사고가 난 지 열흘 뒤였습니다. 건설사와 감독 기관의 파렴치한 공생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겁니다. 이 사건 이후 정부와 기업들은 산업재해 예방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헛구호에 그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사상구 오·폐수 처리공장에서 3명의 노동자가 숨졌고 이달 들어서 르노삼성 공장과 포스코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올 들어 부산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신고된 것만 60명에 육박합니다. 기업이 위험을 외주화해 책임에서 빠져나가고 감독 기관마저 이를 방관한다면 제2, 제3의 엘시티 추락사고는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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