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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行’ 한국당 4인방보다 더 나쁜 8인방?
입력 2018.12.30 (09:04) 수정 2018.12.30 (09:06) 취재K
올해 국회 본회의는 37번 열렸습니다. 지난 27일이 마지막이었죠.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이른바 '김용균 법'과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 등 쟁점 법안들이 수두룩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 4명이 본회의를 빼먹었습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곽상도, 신보라, 장석춘 의원입니다. 이들이 특히 비판을 받는 건 표결이 한창이던 시간에 베트남 대표적 휴양지인 다낭으로 사실상 외유성 출장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본회의는 국회 의사를 최종 결정하는 곳입니다. 출석은 의정 활동의 기본 중 기본이죠. 반대로 입법의 최종 관문인 본회의 불참은 마치 판사가 선고일을, 수험생이 수능일을 치르지 않는 거와 같습니다. 비판받을 일이죠. 그런데 '한국당 4인 방'뿐일까요. 이들 외에 당시 본회의장을 비운 의원은 여럿, 해외 출장자들도 더 있습니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지금부터 하나하나 '죄질'의 경중을 가려보겠습니다. 국회 본회의 임시회의록(제365회)을 근거로 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 김용균법 국회 통과‘위험의 외주화 방지’ 김용균법 국회 통과

출석률 91%…그러나 '출튀' 수두룩

전체 국회의원은 298명입니다. 27일 본회의에는 이 가운데 270명(91%)이 출석했습니다. 출석률이 꽤 높죠. 그런데 이 기준은 '본회의 시작 후 끝날 때까지 회의장에 한 번이라도 왔다 간 것'을 뜻합니다. 지각한 경우도, 이른바 '출튀'('출석한 뒤 튀다'의 줄임말)한 경우도 다 출석으로 인정됩니다. 각 의원 자리 모니터의 '재석' 버튼을 한 번 꾸욱~ 누르기만 하면 됩니다.

때문에 회의록을 보면 '출석'(270명) 말고도 '개의 시 재석'(207명)과 '산회 시 재석'(181명)이 따로 표기돼 있습니다. 100명 가까이 차이가 나죠. 그만큼 늦게 나타났거나, '눈도장만 찍고' 사라지는 의원이 많았다는 얘기겠죠. 실제로 산업안전기본법 개정안(김용균 법) 표결에는 185명이 참여했고, 113명이 불참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진 '농업·농촌 식품산업 개정안'은 158명이 표결에 나서 의결정족수(재적 의원 과반 출석)를 아슬아슬 넘겼죠.


출장 5명, 청가 12명 의원은 누구?

본회의는 애초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야 협상이 늦춰지면서 실제로는 오후 5시 46분에 개회했죠. 4시간 가까이 지연되다 보니 이석률이 높았던 것도 어느 정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지각'이나 '조퇴'가 아닌 '결석'이라면 상황이 좀 다르겠죠. 누굴까요? 여기에도 두 부류가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개인적 이유로 출석이 어려울 때는 국회의장에게 청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국회법에 그렇게 하라고 돼 있습니다. 아래는 미리 청가서 등을 낸 의원 명단입니다.

◯출장 의원(5인) : 김성태 곽상도 김정재 이은재 이주영
◯청가 의원(12인) : 강효상 권성동 김성태(비례대표) 김수민 김종훈 도종환 신보라 윤재옥 이종걸 장석춘 정재호 조배숙

베트남 다낭으로 떠난 '한국당 4인방'(김성태 곽상도 신보라 장석춘)의 이름이 있습니다. 이주영·강효상(남미), 윤재옥(프랑스·영국) 의원 등은 해외 출장, 김수민(청주 국립현대미술관 개관식 참관) 의원은 지역 일정을 불참 사유로 꼽았습니다. 김성태(빙모상) 의원처럼 불가피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 일정이냐에 대한 판단은 제각각이겠지만, 어쨌든 이들은 본회의 전에 불참 사실을 알렸고, 국회의장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왼쪽부터 윤준호(민주당), 김진태·주광덕(이상 한국당), 이언주 의원(바른미래당)왼쪽부터 윤준호(민주당), 김진태·주광덕(이상 한국당), 이언주 의원(바른미래당)

말없이 본회의 결석한 8명은?

두 번째는 본회의 출석자 명단에도, 청가자 명단에도 없는 의원입니다. 다시 말해 본회의장에 나타나지도, 그걸 미리 알리거나 허락을 받지도 않은 부류이죠. '무단(無斷) 결석'입니다. 추려보니 모두 11명. 다만 한국당 이우현·최경환 의원은 구속 재판 중이라 애초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민주당 김영춘 의원(해수부 장관)은 "감기가 심했는데 국무위원으로 질의를 받거나 법안 표결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서 차관이 대신 참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셋을 뺀 나머지 8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더불어민주당(1명) : 윤준호
자유한국당(6명) : 김진태 박맹우 윤한홍 홍문표 황영철 주광덕
바른미래당(1명) : 이언주

이들에게 '무단 결석' 이유를 물었습니다. 한국당 박맹우·주광덕·윤한홍 의원 측은 "본회의가 늦어져 중요한 지역 행사에 갈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 윤준호 의원 측 역시 "본회의를 기다리다가 오후 4시 반에 2백 명 넘게 모인 지역 당원 송년 행사에 갔다"고 했습니다. 홍문표 의원 측은 "갑자기 독감이 심해졌다"고 했고, 김진태·황영철·이언주 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일부 의원은 기자에게 "청가서를 내놓고 지역에 간 건 '작심'하고 본회의를 빼먹은 거고, 개의를 기다리다 청가서를 못 내고 간 건 '불가피'한 불참 아니냐"고 항변했습니다. 억울함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입니다. 다만 확실한 건 국회는 '의무 소홀'에 매우 관대한 곳이라는 점입니다. 국회의원이 잦은 '무단 결석'을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은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회사원이나 학생이라면 그 끝이 비참하겠지만 말이죠.
  • ‘다낭行’ 한국당 4인방보다 더 나쁜 8인방?
    • 입력 2018-12-30 09:04:25
    • 수정2018-12-30 09:06:25
    취재K
올해 국회 본회의는 37번 열렸습니다. 지난 27일이 마지막이었죠.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이른바 '김용균 법'과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 등 쟁점 법안들이 수두룩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 4명이 본회의를 빼먹었습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곽상도, 신보라, 장석춘 의원입니다. 이들이 특히 비판을 받는 건 표결이 한창이던 시간에 베트남 대표적 휴양지인 다낭으로 사실상 외유성 출장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본회의는 국회 의사를 최종 결정하는 곳입니다. 출석은 의정 활동의 기본 중 기본이죠. 반대로 입법의 최종 관문인 본회의 불참은 마치 판사가 선고일을, 수험생이 수능일을 치르지 않는 거와 같습니다. 비판받을 일이죠. 그런데 '한국당 4인 방'뿐일까요. 이들 외에 당시 본회의장을 비운 의원은 여럿, 해외 출장자들도 더 있습니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지금부터 하나하나 '죄질'의 경중을 가려보겠습니다. 국회 본회의 임시회의록(제365회)을 근거로 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 김용균법 국회 통과‘위험의 외주화 방지’ 김용균법 국회 통과

출석률 91%…그러나 '출튀' 수두룩

전체 국회의원은 298명입니다. 27일 본회의에는 이 가운데 270명(91%)이 출석했습니다. 출석률이 꽤 높죠. 그런데 이 기준은 '본회의 시작 후 끝날 때까지 회의장에 한 번이라도 왔다 간 것'을 뜻합니다. 지각한 경우도, 이른바 '출튀'('출석한 뒤 튀다'의 줄임말)한 경우도 다 출석으로 인정됩니다. 각 의원 자리 모니터의 '재석' 버튼을 한 번 꾸욱~ 누르기만 하면 됩니다.

때문에 회의록을 보면 '출석'(270명) 말고도 '개의 시 재석'(207명)과 '산회 시 재석'(181명)이 따로 표기돼 있습니다. 100명 가까이 차이가 나죠. 그만큼 늦게 나타났거나, '눈도장만 찍고' 사라지는 의원이 많았다는 얘기겠죠. 실제로 산업안전기본법 개정안(김용균 법) 표결에는 185명이 참여했고, 113명이 불참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진 '농업·농촌 식품산업 개정안'은 158명이 표결에 나서 의결정족수(재적 의원 과반 출석)를 아슬아슬 넘겼죠.


출장 5명, 청가 12명 의원은 누구?

본회의는 애초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야 협상이 늦춰지면서 실제로는 오후 5시 46분에 개회했죠. 4시간 가까이 지연되다 보니 이석률이 높았던 것도 어느 정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지각'이나 '조퇴'가 아닌 '결석'이라면 상황이 좀 다르겠죠. 누굴까요? 여기에도 두 부류가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개인적 이유로 출석이 어려울 때는 국회의장에게 청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국회법에 그렇게 하라고 돼 있습니다. 아래는 미리 청가서 등을 낸 의원 명단입니다.

◯출장 의원(5인) : 김성태 곽상도 김정재 이은재 이주영
◯청가 의원(12인) : 강효상 권성동 김성태(비례대표) 김수민 김종훈 도종환 신보라 윤재옥 이종걸 장석춘 정재호 조배숙

베트남 다낭으로 떠난 '한국당 4인방'(김성태 곽상도 신보라 장석춘)의 이름이 있습니다. 이주영·강효상(남미), 윤재옥(프랑스·영국) 의원 등은 해외 출장, 김수민(청주 국립현대미술관 개관식 참관) 의원은 지역 일정을 불참 사유로 꼽았습니다. 김성태(빙모상) 의원처럼 불가피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 일정이냐에 대한 판단은 제각각이겠지만, 어쨌든 이들은 본회의 전에 불참 사실을 알렸고, 국회의장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왼쪽부터 윤준호(민주당), 김진태·주광덕(이상 한국당), 이언주 의원(바른미래당)왼쪽부터 윤준호(민주당), 김진태·주광덕(이상 한국당), 이언주 의원(바른미래당)

말없이 본회의 결석한 8명은?

두 번째는 본회의 출석자 명단에도, 청가자 명단에도 없는 의원입니다. 다시 말해 본회의장에 나타나지도, 그걸 미리 알리거나 허락을 받지도 않은 부류이죠. '무단(無斷) 결석'입니다. 추려보니 모두 11명. 다만 한국당 이우현·최경환 의원은 구속 재판 중이라 애초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민주당 김영춘 의원(해수부 장관)은 "감기가 심했는데 국무위원으로 질의를 받거나 법안 표결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서 차관이 대신 참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셋을 뺀 나머지 8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더불어민주당(1명) : 윤준호
자유한국당(6명) : 김진태 박맹우 윤한홍 홍문표 황영철 주광덕
바른미래당(1명) : 이언주

이들에게 '무단 결석' 이유를 물었습니다. 한국당 박맹우·주광덕·윤한홍 의원 측은 "본회의가 늦어져 중요한 지역 행사에 갈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 윤준호 의원 측 역시 "본회의를 기다리다가 오후 4시 반에 2백 명 넘게 모인 지역 당원 송년 행사에 갔다"고 했습니다. 홍문표 의원 측은 "갑자기 독감이 심해졌다"고 했고, 김진태·황영철·이언주 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일부 의원은 기자에게 "청가서를 내놓고 지역에 간 건 '작심'하고 본회의를 빼먹은 거고, 개의를 기다리다 청가서를 못 내고 간 건 '불가피'한 불참 아니냐"고 항변했습니다. 억울함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입니다. 다만 확실한 건 국회는 '의무 소홀'에 매우 관대한 곳이라는 점입니다. 국회의원이 잦은 '무단 결석'을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은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회사원이나 학생이라면 그 끝이 비참하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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