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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36명째 사형 집행…아베 정권의 ‘무관용’원칙
입력 2018.12.30 (10:39) 특파원 리포트
안팎의 논란이 없지 않지만, 일본은 흔들림 없이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잊혀질만 하면 흉악 범죄자 등에 대한 사형 집행 소식이 들려온다. 일부 언론이 사형제도를 논란의 관점에서 사회적 담론으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지만, 실제 국민 여론은 사형제 지지가 압도적이다. 일본 정부는 '범죄자도 인권이 있다'는 관점이 아니라 '법의 엄정함과 국민 법감정이 우선이다'라는 입장에 서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법무 장관 취임 두 달여 만에 '흉악범' 사형 집행

일본 정부는 살인 등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60대 사형수 2명에 대해 지난 27일 오전에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15명째, 지난 10월 법무 담당 장관이 바뀐 지 두 달여 만이다.

‘사형집행’ NHK보도‘사형집행’ NHK보도

문제의 사형수는 전 폭력단 간부 '오카모토 게이조(60세)'와 전 투자자문회사 대표 '스에모리 히로야(67세)' 등 2명이다. 이들은 1988년 오사카의 투자자문회사 사장을 납치해 1억 엔(약 10억 원)가량을 빼앗고, 2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콘크리트로 덮어 암매장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수사당국이 중장비 등을 동원해 암매장 시신을 찾는 과정은 NHK 등을 통해 공개됐다. 이들의 엽기적인 범죄 행각이 낱낱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다.


강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은 길었고 사형 확정까지도 긴 시간이 흘렀다. 1심과 2심에서 연이어 사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상고했다. 2004년 최고재판소는 "무고한 2명의 생명을 빼앗은 결과는 매우 중대하고 냉혹하며 극히 잔인한 범행이다. 사형은 부득이하다"면서 상고를 기각했다. 결국, 감옥에서 14년을 '무사히' 보낸 뒤 사형이 집행됐다.

야마시타 법무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진짜 염치없는 이유로 피해자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는 등 지극히 잔인한 사건이었다. 재판에서 충분하고도 충분한 심리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사형이 확정됐다. 신중하고도 신중한 검토를 거쳐서 지난 25일 (집행)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야마시타 법무상야마시타 법무상

사형집행 36명 째...아베 정권, 거침없다

이로써 올해 사형이 집행된 사람은 모두 15명으로 늘었다. 1998년 일본에서 사형 집행 사실을 공표하기 시작한 이후, 2008년과 함께 가장 많은 사형이 집행된 해로 기록됐다. 아베 2차 내각 출범 이후 사형 집행은 모두 15건, 36명으로 늘었다.

이번에 사형이 집행된 2명 이외에 13명은 사린 테러로 악명 높았던 옴진리교 관련자 13명이다.

앞서 지난 7월 6일 일본 정부는 '사린 가스 테러'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13명 가운데, 전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본명 마쓰모토 지즈오,63세) 등 7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당시 '가미카와 요코' 법무상은 기자 회견을 열어 "법정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쳐 사형이 확정됐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검토했다"고 밝혔다. 7월 26일 '하야시 야스오' 등 다른 6명에 대한 사형도 집행됐다.

1995년 3월 발생한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의 피해자는 6천여 명. 이 가운데 29명이나 숨졌다. 아사하라는 사건 직후 체포됐다. 사린 테러뿐 아니라 변호사 일가족 살인 사건 등을 지시하거나 공모한 혐의도 받았다. 2004년 1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고, 2006년 최고재판소에서 사형이 확정됐지만,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18년.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이 모두 끝나기까지 감옥에서 '무사히' 지내다, 사건 발생 23년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제 찬성' 여론이 압도적

당시에도 논란이 없지 않았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서를 통해 "13명이나 사형을 집행한 것은 전례 없는 사태다. (그렇다고) 일본 사회가 조금이라도 안전해졌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사형 집행 중단과 사형 제도 폐지 논의를 촉구했다. '기쿠치 유타로'일본 변호사협회 회장도 "사형은 헌법상 생명권에 대한 인권침해 형벌"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다카하시 마사토' 범죄피해자 지원변호사포럼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범죄피해자 지원 입장에서 사형집행을 지지한다. 유족의 심정을 생각하면 사형집행을 섣불리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권 관련 단체 등의 바람과는 달리, 일본의 여론은 사형 제도의 존속과 집행을 강력히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HK가 지난 8월 3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205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형 제도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사형 제도를 존속해야 한다'는 답변은 58%인 반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7%'에 불과했다. '어느 쪽으로도 말할 수 없다'는 유보적 답변도 29%에 그쳤다.

일본의 사형수 100여 명…운 좋으면 40년 이상 생존

우리나라는 사형 제도 자체는 있지만, 20년 이상 집행되지 않았다.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된다. 일본과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사형제를 유지하면서 실제로 집행을 하고 있다. 인권 단체 등은 '생명권 침해와 국제법상 문제'를 거론하며 꾸준히 여론전을 시도하고 있다. 사형제 반대 논거의 핵심은 '인권'뿐만 아니라 '오심의 가능성'도 있다.

법무성법무성

재심 청구 등의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일본의 경우 확정판결 6개월 이내에 사형을 집행하게 돼 있다. 현재 100명 이상의 사형수가 남아 있다. 이들은 법무상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형이 집행될 수 있다. 법무상은 사형 집행 사실을 공표하면서, 통상 집행 시기 결정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 법무성은 사형 집행 뒤 사형수의 이름과 생년월인, 범죄 내용, 집행 장소 등만 공개한다. 집행 경위 및 구체적 심사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

NHK가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사형 확정판결 뒤 집행까지 평균 3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에는 평균 9년 이상이었는데,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개별 사례별로 보면, 1년 이내 집행되는 사람도 있고, 40년 이상 집행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어떤 경위를 거쳐서 집행이 최종 결정되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 [특파원리포트] 36명째 사형 집행…아베 정권의 ‘무관용’원칙
    • 입력 2018-12-30 10:39:02
    특파원 리포트
안팎의 논란이 없지 않지만, 일본은 흔들림 없이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잊혀질만 하면 흉악 범죄자 등에 대한 사형 집행 소식이 들려온다. 일부 언론이 사형제도를 논란의 관점에서 사회적 담론으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지만, 실제 국민 여론은 사형제 지지가 압도적이다. 일본 정부는 '범죄자도 인권이 있다'는 관점이 아니라 '법의 엄정함과 국민 법감정이 우선이다'라는 입장에 서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법무 장관 취임 두 달여 만에 '흉악범' 사형 집행

일본 정부는 살인 등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60대 사형수 2명에 대해 지난 27일 오전에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15명째, 지난 10월 법무 담당 장관이 바뀐 지 두 달여 만이다.

‘사형집행’ NHK보도‘사형집행’ NHK보도

문제의 사형수는 전 폭력단 간부 '오카모토 게이조(60세)'와 전 투자자문회사 대표 '스에모리 히로야(67세)' 등 2명이다. 이들은 1988년 오사카의 투자자문회사 사장을 납치해 1억 엔(약 10억 원)가량을 빼앗고, 2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콘크리트로 덮어 암매장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수사당국이 중장비 등을 동원해 암매장 시신을 찾는 과정은 NHK 등을 통해 공개됐다. 이들의 엽기적인 범죄 행각이 낱낱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다.


강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은 길었고 사형 확정까지도 긴 시간이 흘렀다. 1심과 2심에서 연이어 사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상고했다. 2004년 최고재판소는 "무고한 2명의 생명을 빼앗은 결과는 매우 중대하고 냉혹하며 극히 잔인한 범행이다. 사형은 부득이하다"면서 상고를 기각했다. 결국, 감옥에서 14년을 '무사히' 보낸 뒤 사형이 집행됐다.

야마시타 법무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진짜 염치없는 이유로 피해자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는 등 지극히 잔인한 사건이었다. 재판에서 충분하고도 충분한 심리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사형이 확정됐다. 신중하고도 신중한 검토를 거쳐서 지난 25일 (집행)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야마시타 법무상야마시타 법무상

사형집행 36명 째...아베 정권, 거침없다

이로써 올해 사형이 집행된 사람은 모두 15명으로 늘었다. 1998년 일본에서 사형 집행 사실을 공표하기 시작한 이후, 2008년과 함께 가장 많은 사형이 집행된 해로 기록됐다. 아베 2차 내각 출범 이후 사형 집행은 모두 15건, 36명으로 늘었다.

이번에 사형이 집행된 2명 이외에 13명은 사린 테러로 악명 높았던 옴진리교 관련자 13명이다.

앞서 지난 7월 6일 일본 정부는 '사린 가스 테러'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13명 가운데, 전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본명 마쓰모토 지즈오,63세) 등 7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당시 '가미카와 요코' 법무상은 기자 회견을 열어 "법정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쳐 사형이 확정됐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검토했다"고 밝혔다. 7월 26일 '하야시 야스오' 등 다른 6명에 대한 사형도 집행됐다.

1995년 3월 발생한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의 피해자는 6천여 명. 이 가운데 29명이나 숨졌다. 아사하라는 사건 직후 체포됐다. 사린 테러뿐 아니라 변호사 일가족 살인 사건 등을 지시하거나 공모한 혐의도 받았다. 2004년 1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고, 2006년 최고재판소에서 사형이 확정됐지만,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18년.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이 모두 끝나기까지 감옥에서 '무사히' 지내다, 사건 발생 23년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제 찬성' 여론이 압도적

당시에도 논란이 없지 않았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서를 통해 "13명이나 사형을 집행한 것은 전례 없는 사태다. (그렇다고) 일본 사회가 조금이라도 안전해졌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사형 집행 중단과 사형 제도 폐지 논의를 촉구했다. '기쿠치 유타로'일본 변호사협회 회장도 "사형은 헌법상 생명권에 대한 인권침해 형벌"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다카하시 마사토' 범죄피해자 지원변호사포럼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범죄피해자 지원 입장에서 사형집행을 지지한다. 유족의 심정을 생각하면 사형집행을 섣불리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권 관련 단체 등의 바람과는 달리, 일본의 여론은 사형 제도의 존속과 집행을 강력히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HK가 지난 8월 3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205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형 제도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사형 제도를 존속해야 한다'는 답변은 58%인 반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7%'에 불과했다. '어느 쪽으로도 말할 수 없다'는 유보적 답변도 29%에 그쳤다.

일본의 사형수 100여 명…운 좋으면 40년 이상 생존

우리나라는 사형 제도 자체는 있지만, 20년 이상 집행되지 않았다.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된다. 일본과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사형제를 유지하면서 실제로 집행을 하고 있다. 인권 단체 등은 '생명권 침해와 국제법상 문제'를 거론하며 꾸준히 여론전을 시도하고 있다. 사형제 반대 논거의 핵심은 '인권'뿐만 아니라 '오심의 가능성'도 있다.

법무성법무성

재심 청구 등의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일본의 경우 확정판결 6개월 이내에 사형을 집행하게 돼 있다. 현재 100명 이상의 사형수가 남아 있다. 이들은 법무상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형이 집행될 수 있다. 법무상은 사형 집행 사실을 공표하면서, 통상 집행 시기 결정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 법무성은 사형 집행 뒤 사형수의 이름과 생년월인, 범죄 내용, 집행 장소 등만 공개한다. 집행 경위 및 구체적 심사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

NHK가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사형 확정판결 뒤 집행까지 평균 3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에는 평균 9년 이상이었는데,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개별 사례별로 보면, 1년 이내 집행되는 사람도 있고, 40년 이상 집행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어떤 경위를 거쳐서 집행이 최종 결정되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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