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정세현 “김정은의 ‘새로운 길’, 협박 아니라 간청”

입력 2019.01.02 (10:04) 수정 2019.01.0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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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드러운 모습 연출한 김정은 신년사... 정상국가 이미지 강조
- 김정은의 ‘새로운 길’ 발언... 중, 러 포함한 다자협상 의미한 것
- 다시 핵 개발 하는 건 ‘새로운 길’이 아닌 ‘옛날 길’
- 주체 강조하는 북한, 가능하면 중국 신세지고 싶어하지 않아
- 우리 정부, 대북제재 완화 요청을 돌려 말한 것이라고 美에 해석해줘야
- ‘새로운 길’을 협박이라 해석한 한국당, 잘못 해석한 것
- 조건 없는 금강산관광 재개? 금강산 관광 입장료 면제 해석 가능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1월 2일(수)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



▷ 김경래 : 말씀드린 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굉장히 화제입니다. 파격적인 모습이 있었고요. 내용면으로 봐도 여러 가지 분석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뭐 새해에는 북미관계, 남북관계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도 굉장히 궁금한 부분 중 하나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님 연결됐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세현 : 예,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좀 파격적이었어요. 아, 그전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정세현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경래 : 깜빡할 뻔했네요.

▶ 정세현 : 청취자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김경래 : 아, 청취자 여러분도 챙겨주시고 감사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이렇게 인민복 안 입고 집무실에서 소파에 앉아서 하는 건 처음이었죠?

▶ 정세현 : 작년에도 양복은 입었죠. 그런데 소파에 앉아서 하는 건 아니었고 서서.

▷ 김경래 : 그렇죠. 보통 그렇게 하죠.

▶ 정세현 : 아마 마이크가 여러 개 있는 탁자 위라고 그러나?

▷ 김경래 : 단상이죠.

▶ 정세현 : 연설대 앞에서 했었죠. 그런데 금년에는 아주 부드러운 모습을 연출했어요. 내 짐작에 김여정 부부장의 작품이 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 들어오면서 아주 표정이 계속 웃으면서 들어오더라고요, 뭔가 득이만만한 아주 새로운. 그래서 내가 아니, 지금 심각한 중요한 얘기하는데 왜 들어오면서 웃나 그랬더니 가만 보니까 여성적인... 거기가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니까 사실은 최고 지도자의 이미지 메이킹하는데 책임자죠.

▷ 김경래 : 지금 상황에서 모든 김정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사실상 연출의 의도가 있을 거 아닙니까? 김여정 부부장이 연출을 만약에 했다고 그러면 어떤 의도에서 이런 부드러운 분위기, 이런 웃는 모습, 이런 걸 연출했을까요?

▶ 정세현 : 우선 첫째 자기네 주민들한테 인민들한테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죠. 그 내용도 보면 당 간부들한테 인민들 속으로 군중 속으로 들어가라고 그랬어요. 그리고 인민들의 고충을 헤아려서 일을 해야 된다는 식의 얘기를 앞에 대내 문제 할 때는 자주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것도 그렇게 부드럽게 얘기를 해야지 서서 얘기하고 그러면 명령하는 식으로 되죠. 그다음에 두 번째는 대외적으로 그렇게 부드럽게 연출을 하면 아무래도 정상 국가로서의 이미지가 훨씬 더 강하게 보일 수 있죠.

▷ 김경래 : 정상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내용으로 좀 들어가보면 정 장관님은 길었어야 한 30분 정도 되는 연설이었는데 사실 그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이 어느 부분이셨어요?

▶ 정세현 : 인상 깊다기보다는 저거 잘못하다가는 오해돼서 일이 복잡해질 수 있겠다는 대목이 하나 있었죠. 바로 미국이 계속 압박과 제재로 나온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하는 그 얘기하지 않았어요? 그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부득불, 그러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겠다는 얘기지만 자기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지 말아달라는 얘기 아니에요? 그런데 그거를 잘못 해석하면 미국한테 협상하자고 해놓고 자기네들이 해달라는 대로 안 해주면 핵을 다시 개발할 수도 있다는 협박이라는 식의 협박이라는 해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저께 그거를 듣고 이거는 기회가 있으면 좀 해설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KBS가 연락이 왔기에 하겠다고 했는데 청취자가 많으니까 거기서는 지금 군사적으로 뭘 하겠다는 뜻은 저는 아니라고 봐요. 왜냐하면 군사적으로 하거나 핵을 다시 개발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건 새로운 길이 아니라 옛날 길입니다. 그렇지, 새로운 길은 미국이 북미 간에 1:1로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하는데 계속 압박을 해오니까 좀 편들 수 있는 사람을 편들어줄 수 있는 나라를 같이 끼고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냐, 외교적으로. 그래서 중국의 힘을 좀 빌리려고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제가 했어요. 왜냐하면 남북 정상회담 3번 했다. 또 역사상 최초로 적대 관계에 있던 미국과도 정상회담을 했다. 그리고 중국과도 3번 회담을 했다는 얘기. 정상회담했다는 얘기를 쭉 거론하는데 중국과 회담했다는 얘기를 부각을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저게 지금 중국의 힘을 빌려서 미국의 압박과 제재를 완화시키거나 뚫고 나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왜냐하면 기왕에 중국과 러시아가 UN 대북 제재를 6.12 이후에 싱가포르 회담 이후에 이 정도 됐으면 압박과 제재를 좀 완전히 풀어주든지 최소한도 완화시켜줘야 되는 거 아니냐는 결연을 내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안보리에. 그런 전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 러시아 힘을 빌릴 수도 있다. 단 둘이 만나니까 골방에 들어가서 단 둘이 앉아서 하니까 마음놓고 나를 쥐어박으려고 하는 건데 그러면 문 열고 동네 사람들 보는 앞에서 하자. 내 편 들어줄 수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도 좀 여기에 끼도록 할 수도 있다는 하는 얘기로 나는 받아들였어요.

▷ 김경래 : 그러니까 다자협상을 언급한 게 그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는 거네요?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그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데 다자협상을 해야 된다는 얘기를 했지만 다자협상은 중국은 당연히 들어갈 자격이 있는 나라죠. 그래서 그런 것도 다 연결이 되어 있고. 그런데 당장 어저께 나오니까 우리 국내에서도 자유한국당의 비대위원장 하시는 분은 사실상 그게 협박이라는 것으로 해석을 하던데 그건 아닙니다. 아니고 그런데 미국에서 그거를 좀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다는 느낌이 좀 있어요. 왜냐하면 신년사에 대해서 코멘트를 요청하니까 국무부도 노코멘트고 백악관도 지금 아직 노코멘트예요.

▷ 김경래 : 그게 좀 이례적이라고 하더라고요?

▶ 정세현 : 글쎄, 그러니까 “이게 뭐야? 이게 지금 협박이야?”하는 식으로 생각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어저께 그렇게 그야말로 준비를 많이 해서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좋게 얘기를 많이 했는데 잘못될 수도 있죠. 그래서 빨리 우리 정부가 손을 써야 된다고 나는 생각을 해요.

▷ 김경래 :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손을 쓸 수 있는 게 어떤 게 있어요?

▶ 정세현 : 아니, 그러니까 이게 한국말도 잘못 알아들으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식으로 잘라서 얘기해버릴 수가 있지 않습니까? 굉장히 많은 조건을 달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절대로 협박이 아니고 빨리 압박과 제재를 조금이라도 완화해달라는 얘기를 이렇게 돌려서 얘기하는 식의 해석을 할 필요가 있어요. 아니면 첫째 문장 자체를 의역을 하지 말고 그대로 직역을 해서 용어를 해놓고 뜻이 전달되는지 한번 검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경래 : 이게 보니까 문장도 보면 아까 말씀하신 부분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되게 어렵게 얘기했어요, 이거.

▶ 정세현 : 글쎄요, 그러니까 하기 싫다, 될 수 있으면 이게 안 했으면 좋겠는데 미국하고 이대로 끝냈으면 좋겠는데 계속 1:1로 하니까 압박과 제재를 계속할 뿐만 아니라 일방적인 북한의 행동을 자꾸 요구하는데 이거 이렇게 되면 우리가 좀 미국의 그런 압박과 제재를 막아줄 수 있는 소위 후원 세력을 끌고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런데 될 수 있으면 그렇게 안 하고 싶다. 자기네는 **(09:07) 아닙니까? 그리고 중국에 신세지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해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 신세를 지면 그게 나중에 빚이 된다고 하는 일종의 부담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가능한한 중국의 힘은 빌리지 않고 직접 하고 싶다. 그런데 미국이 계속 이러면 나도 그 길을 한번 생각해봐야 된다. 제발 그렇게 안 되도록 해달라. 이런 얘기거든요.

▷ 김경래 : 그런데 오늘 아침에 신문을 보니까 일부 신문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아까 말씀하신 대로 협박이라든가 아니면 으름장을 놨다. 이런 식으로 규정을 하고 있는데 정 장관님은 새로운 길이라는 게 다시 핵무기를 만들겠다, 이런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외교적인 어떤 방법, 새로운 방법을 찾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네요?

▶ 정세현 : 그러니까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그건 새로운 길이 아니죠. 옛날 길이죠. 새로운 길이라는 게 걸어온 길이 아니라 다른 길을 가겠다는 건데 지금까지 핵을 가지고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어요? 핵 개발을 해서 ICBM도 개발해서 미국과 힘 겨루기를 하다가 지금 협상 국면으로 넘어갔는데 이렇게 돼서 잘 안 돼서 핵개발을 다시 한다면 그건 새로운 길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그러면 옛날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야지 새로운 길이라는 표현을 쓰겠어요? 북한 사람들이 단어를 매우 정확하게 씁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갖다가 붙이지 않아요.

▷ 김경래 : 그렇군요. 그러면 미국의 반응은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일단 지금은 노코멘트로 조금 미뤄놓은 상황인데.

▶ 정세현 : 그런데 지금 이게 새로운 길이라는 단어에 소위 함의 이거를 가지고 자꾸 해석을 하는지 문맥을 가지고 하는지 좀 잘 모르겠어요. 문맥을 가지고 보면 협박은 아니에요. 그러나 단어를 가지고 해석을 하려고 그러면 협박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같은 한국말 쓰는 국내에서도 그걸 협박이라고 하는 정치 지도자가 이미 나왔는데 하물며 우리 말의 어감 같은 걸 잘 모르는 미국에서야 더 말할 거 뭐가 있습니까? 정확하게 번역을 해줘야 되는데 참... 미국에서 토종 국무부의 직원이 번역할 때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이 해야 돼요. 한국말 잘하는 사람이.

▷ 김경래 : 그런데 뭐 이 부분은 시간을 벌려고 노코멘트를 했다면 그러면 조금 더 신중하게 해석해 보겠다는 뜻으로 긍정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바로 반발하지 않고 노코멘트로 나온 것은 좀 이것저것 다 한번 챙겨보겠다. 이때가 한국 정부가 나서서 나쁜 뜻이 아니고 한국 사람들 말하는 투로 보면 이게 사실상 간청이다, 이렇게 되지 않을 수 있도록 좀 제발 미국이 과거 같은 식으로 협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메시지라는 식으로 해석을 해 줄 필요가 있어요.

▷ 김경래 : 그리고 또 한 가지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김정은 위원장이 개성공단하고 금강산 관광을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대가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런데 이게 대북제재가 해결이 안 되면 이 말 자체가 의미가 없는 말 아닌가요? 굳이 이 말을 한 이유가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 정세현 : 글쎄요, 이제 개성공단의 경우에 지난번에 문 닫았을 때 자기네들이 손해를 많이 봤다고. 그랬을 거예요.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갑자기 일자리가 없어졌으니까 나라에서 먹여살려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러기 위해서 보상을 요구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보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그런데 노동자들이 임금을 안 줬다는 얘기까지인지는 그것은 회담을 해봐야 합니다, 남북 간에. 그다음에 금강산 관광도 입장료를 면제시켜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입장료를 두당으로 받았었거든요. 그런데 개성 가서 일을 하면 입장료는 안 내지만 숙박비는 내야 돼요, 잠은 자야 되니까. 또 밥은 먹어야 되기 때문에 식당도 가야 되고 이런 데서 생기는 거, 그것까지 못 주게 할 수는 없죠. 그러니까 이른바 벌크 캐시에 해당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해석의 문제인데 먼저니까 그러니까 미국하고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남북 장관급 회담 정도에서 바로 전제조건 없이 그리고 대가 없이 하겠다는 말의 소위 진짜 뜻이 뭔가, 이걸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경래 : 이건 정확한 의미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세현 : 우리가 넘겨짚어서 얘기할 건 아니고 그거는 실무 협상을 하든지 장관급 회담을 하든지 말의 뜻을 정확하게 해석을 받을 필요가 있어요.

▷ 김경래 : 제가 여러 가지 여쭤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별로 없어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1월에 그러니까 이번 달에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전망을 어떻게 하세요?

▶ 정세현 : 다녀가는 게 좋은데 그러고 나서 북미 정상회담하는 게 김정은 위원장한테 좋은데 그런데 30일에 친서에 보니까 상황을 주시하면서라고 조건을 달았더라고. 그 상황이라는 게 미국이 어떻게 나오는지, 북미 정상회담 내지는 북미 실무협상의 어떻게 될지 전망이 서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나는 해석을 했어요. 그래서 그 상황을 주시하면서라는 표현 때문에 미뤄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김경래 : 아직은 좀 미지수라는 말씀이시네요?

▶ 정세현 : 그렇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조금 더 듣고 싶은데 다음에 또 연결할게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세현 : 예.

▷ 김경래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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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정세현 “김정은의 ‘새로운 길’, 협박 아니라 간청”
    • 입력 2019-01-02 10:04:21
    • 수정2019-01-02 17:52:13
    최강시사
- 부드러운 모습 연출한 김정은 신년사... 정상국가 이미지 강조
- 김정은의 ‘새로운 길’ 발언... 중, 러 포함한 다자협상 의미한 것
- 다시 핵 개발 하는 건 ‘새로운 길’이 아닌 ‘옛날 길’
- 주체 강조하는 북한, 가능하면 중국 신세지고 싶어하지 않아
- 우리 정부, 대북제재 완화 요청을 돌려 말한 것이라고 美에 해석해줘야
- ‘새로운 길’을 협박이라 해석한 한국당, 잘못 해석한 것
- 조건 없는 금강산관광 재개? 금강산 관광 입장료 면제 해석 가능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1월 2일(수)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



▷ 김경래 : 말씀드린 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굉장히 화제입니다. 파격적인 모습이 있었고요. 내용면으로 봐도 여러 가지 분석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뭐 새해에는 북미관계, 남북관계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도 굉장히 궁금한 부분 중 하나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님 연결됐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세현 : 예,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좀 파격적이었어요. 아, 그전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정세현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경래 : 깜빡할 뻔했네요.

▶ 정세현 : 청취자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김경래 : 아, 청취자 여러분도 챙겨주시고 감사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이렇게 인민복 안 입고 집무실에서 소파에 앉아서 하는 건 처음이었죠?

▶ 정세현 : 작년에도 양복은 입었죠. 그런데 소파에 앉아서 하는 건 아니었고 서서.

▷ 김경래 : 그렇죠. 보통 그렇게 하죠.

▶ 정세현 : 아마 마이크가 여러 개 있는 탁자 위라고 그러나?

▷ 김경래 : 단상이죠.

▶ 정세현 : 연설대 앞에서 했었죠. 그런데 금년에는 아주 부드러운 모습을 연출했어요. 내 짐작에 김여정 부부장의 작품이 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 들어오면서 아주 표정이 계속 웃으면서 들어오더라고요, 뭔가 득이만만한 아주 새로운. 그래서 내가 아니, 지금 심각한 중요한 얘기하는데 왜 들어오면서 웃나 그랬더니 가만 보니까 여성적인... 거기가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니까 사실은 최고 지도자의 이미지 메이킹하는데 책임자죠.

▷ 김경래 : 지금 상황에서 모든 김정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사실상 연출의 의도가 있을 거 아닙니까? 김여정 부부장이 연출을 만약에 했다고 그러면 어떤 의도에서 이런 부드러운 분위기, 이런 웃는 모습, 이런 걸 연출했을까요?

▶ 정세현 : 우선 첫째 자기네 주민들한테 인민들한테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죠. 그 내용도 보면 당 간부들한테 인민들 속으로 군중 속으로 들어가라고 그랬어요. 그리고 인민들의 고충을 헤아려서 일을 해야 된다는 식의 얘기를 앞에 대내 문제 할 때는 자주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것도 그렇게 부드럽게 얘기를 해야지 서서 얘기하고 그러면 명령하는 식으로 되죠. 그다음에 두 번째는 대외적으로 그렇게 부드럽게 연출을 하면 아무래도 정상 국가로서의 이미지가 훨씬 더 강하게 보일 수 있죠.

▷ 김경래 : 정상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내용으로 좀 들어가보면 정 장관님은 길었어야 한 30분 정도 되는 연설이었는데 사실 그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이 어느 부분이셨어요?

▶ 정세현 : 인상 깊다기보다는 저거 잘못하다가는 오해돼서 일이 복잡해질 수 있겠다는 대목이 하나 있었죠. 바로 미국이 계속 압박과 제재로 나온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하는 그 얘기하지 않았어요? 그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부득불, 그러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겠다는 얘기지만 자기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지 말아달라는 얘기 아니에요? 그런데 그거를 잘못 해석하면 미국한테 협상하자고 해놓고 자기네들이 해달라는 대로 안 해주면 핵을 다시 개발할 수도 있다는 협박이라는 식의 협박이라는 해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저께 그거를 듣고 이거는 기회가 있으면 좀 해설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KBS가 연락이 왔기에 하겠다고 했는데 청취자가 많으니까 거기서는 지금 군사적으로 뭘 하겠다는 뜻은 저는 아니라고 봐요. 왜냐하면 군사적으로 하거나 핵을 다시 개발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건 새로운 길이 아니라 옛날 길입니다. 그렇지, 새로운 길은 미국이 북미 간에 1:1로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하는데 계속 압박을 해오니까 좀 편들 수 있는 사람을 편들어줄 수 있는 나라를 같이 끼고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냐, 외교적으로. 그래서 중국의 힘을 좀 빌리려고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제가 했어요. 왜냐하면 남북 정상회담 3번 했다. 또 역사상 최초로 적대 관계에 있던 미국과도 정상회담을 했다. 그리고 중국과도 3번 회담을 했다는 얘기. 정상회담했다는 얘기를 쭉 거론하는데 중국과 회담했다는 얘기를 부각을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저게 지금 중국의 힘을 빌려서 미국의 압박과 제재를 완화시키거나 뚫고 나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왜냐하면 기왕에 중국과 러시아가 UN 대북 제재를 6.12 이후에 싱가포르 회담 이후에 이 정도 됐으면 압박과 제재를 좀 완전히 풀어주든지 최소한도 완화시켜줘야 되는 거 아니냐는 결연을 내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안보리에. 그런 전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 러시아 힘을 빌릴 수도 있다. 단 둘이 만나니까 골방에 들어가서 단 둘이 앉아서 하니까 마음놓고 나를 쥐어박으려고 하는 건데 그러면 문 열고 동네 사람들 보는 앞에서 하자. 내 편 들어줄 수 있는 중국이나 러시아도 좀 여기에 끼도록 할 수도 있다는 하는 얘기로 나는 받아들였어요.

▷ 김경래 : 그러니까 다자협상을 언급한 게 그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는 거네요?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그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데 다자협상을 해야 된다는 얘기를 했지만 다자협상은 중국은 당연히 들어갈 자격이 있는 나라죠. 그래서 그런 것도 다 연결이 되어 있고. 그런데 당장 어저께 나오니까 우리 국내에서도 자유한국당의 비대위원장 하시는 분은 사실상 그게 협박이라는 것으로 해석을 하던데 그건 아닙니다. 아니고 그런데 미국에서 그거를 좀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다는 느낌이 좀 있어요. 왜냐하면 신년사에 대해서 코멘트를 요청하니까 국무부도 노코멘트고 백악관도 지금 아직 노코멘트예요.

▷ 김경래 : 그게 좀 이례적이라고 하더라고요?

▶ 정세현 : 글쎄, 그러니까 “이게 뭐야? 이게 지금 협박이야?”하는 식으로 생각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어저께 그렇게 그야말로 준비를 많이 해서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좋게 얘기를 많이 했는데 잘못될 수도 있죠. 그래서 빨리 우리 정부가 손을 써야 된다고 나는 생각을 해요.

▷ 김경래 :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손을 쓸 수 있는 게 어떤 게 있어요?

▶ 정세현 : 아니, 그러니까 이게 한국말도 잘못 알아들으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식으로 잘라서 얘기해버릴 수가 있지 않습니까? 굉장히 많은 조건을 달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절대로 협박이 아니고 빨리 압박과 제재를 조금이라도 완화해달라는 얘기를 이렇게 돌려서 얘기하는 식의 해석을 할 필요가 있어요. 아니면 첫째 문장 자체를 의역을 하지 말고 그대로 직역을 해서 용어를 해놓고 뜻이 전달되는지 한번 검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경래 : 이게 보니까 문장도 보면 아까 말씀하신 부분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되게 어렵게 얘기했어요, 이거.

▶ 정세현 : 글쎄요, 그러니까 하기 싫다, 될 수 있으면 이게 안 했으면 좋겠는데 미국하고 이대로 끝냈으면 좋겠는데 계속 1:1로 하니까 압박과 제재를 계속할 뿐만 아니라 일방적인 북한의 행동을 자꾸 요구하는데 이거 이렇게 되면 우리가 좀 미국의 그런 압박과 제재를 막아줄 수 있는 소위 후원 세력을 끌고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런데 될 수 있으면 그렇게 안 하고 싶다. 자기네는 **(09:07) 아닙니까? 그리고 중국에 신세지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해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 신세를 지면 그게 나중에 빚이 된다고 하는 일종의 부담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가능한한 중국의 힘은 빌리지 않고 직접 하고 싶다. 그런데 미국이 계속 이러면 나도 그 길을 한번 생각해봐야 된다. 제발 그렇게 안 되도록 해달라. 이런 얘기거든요.

▷ 김경래 : 그런데 오늘 아침에 신문을 보니까 일부 신문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아까 말씀하신 대로 협박이라든가 아니면 으름장을 놨다. 이런 식으로 규정을 하고 있는데 정 장관님은 새로운 길이라는 게 다시 핵무기를 만들겠다, 이런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외교적인 어떤 방법, 새로운 방법을 찾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네요?

▶ 정세현 : 그러니까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그건 새로운 길이 아니죠. 옛날 길이죠. 새로운 길이라는 게 걸어온 길이 아니라 다른 길을 가겠다는 건데 지금까지 핵을 가지고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어요? 핵 개발을 해서 ICBM도 개발해서 미국과 힘 겨루기를 하다가 지금 협상 국면으로 넘어갔는데 이렇게 돼서 잘 안 돼서 핵개발을 다시 한다면 그건 새로운 길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그러면 옛날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야지 새로운 길이라는 표현을 쓰겠어요? 북한 사람들이 단어를 매우 정확하게 씁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갖다가 붙이지 않아요.

▷ 김경래 : 그렇군요. 그러면 미국의 반응은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일단 지금은 노코멘트로 조금 미뤄놓은 상황인데.

▶ 정세현 : 그런데 지금 이게 새로운 길이라는 단어에 소위 함의 이거를 가지고 자꾸 해석을 하는지 문맥을 가지고 하는지 좀 잘 모르겠어요. 문맥을 가지고 보면 협박은 아니에요. 그러나 단어를 가지고 해석을 하려고 그러면 협박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같은 한국말 쓰는 국내에서도 그걸 협박이라고 하는 정치 지도자가 이미 나왔는데 하물며 우리 말의 어감 같은 걸 잘 모르는 미국에서야 더 말할 거 뭐가 있습니까? 정확하게 번역을 해줘야 되는데 참... 미국에서 토종 국무부의 직원이 번역할 때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이 해야 돼요. 한국말 잘하는 사람이.

▷ 김경래 : 그런데 뭐 이 부분은 시간을 벌려고 노코멘트를 했다면 그러면 조금 더 신중하게 해석해 보겠다는 뜻으로 긍정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바로 반발하지 않고 노코멘트로 나온 것은 좀 이것저것 다 한번 챙겨보겠다. 이때가 한국 정부가 나서서 나쁜 뜻이 아니고 한국 사람들 말하는 투로 보면 이게 사실상 간청이다, 이렇게 되지 않을 수 있도록 좀 제발 미국이 과거 같은 식으로 협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메시지라는 식으로 해석을 해 줄 필요가 있어요.

▷ 김경래 : 그리고 또 한 가지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김정은 위원장이 개성공단하고 금강산 관광을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대가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런데 이게 대북제재가 해결이 안 되면 이 말 자체가 의미가 없는 말 아닌가요? 굳이 이 말을 한 이유가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 정세현 : 글쎄요, 이제 개성공단의 경우에 지난번에 문 닫았을 때 자기네들이 손해를 많이 봤다고. 그랬을 거예요.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갑자기 일자리가 없어졌으니까 나라에서 먹여살려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러기 위해서 보상을 요구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보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그런데 노동자들이 임금을 안 줬다는 얘기까지인지는 그것은 회담을 해봐야 합니다, 남북 간에. 그다음에 금강산 관광도 입장료를 면제시켜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입장료를 두당으로 받았었거든요. 그런데 개성 가서 일을 하면 입장료는 안 내지만 숙박비는 내야 돼요, 잠은 자야 되니까. 또 밥은 먹어야 되기 때문에 식당도 가야 되고 이런 데서 생기는 거, 그것까지 못 주게 할 수는 없죠. 그러니까 이른바 벌크 캐시에 해당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해석의 문제인데 먼저니까 그러니까 미국하고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남북 장관급 회담 정도에서 바로 전제조건 없이 그리고 대가 없이 하겠다는 말의 소위 진짜 뜻이 뭔가, 이걸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경래 : 이건 정확한 의미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세현 : 우리가 넘겨짚어서 얘기할 건 아니고 그거는 실무 협상을 하든지 장관급 회담을 하든지 말의 뜻을 정확하게 해석을 받을 필요가 있어요.

▷ 김경래 : 제가 여러 가지 여쭤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별로 없어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1월에 그러니까 이번 달에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전망을 어떻게 하세요?

▶ 정세현 : 다녀가는 게 좋은데 그러고 나서 북미 정상회담하는 게 김정은 위원장한테 좋은데 그런데 30일에 친서에 보니까 상황을 주시하면서라고 조건을 달았더라고. 그 상황이라는 게 미국이 어떻게 나오는지, 북미 정상회담 내지는 북미 실무협상의 어떻게 될지 전망이 서면 올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나는 해석을 했어요. 그래서 그 상황을 주시하면서라는 표현 때문에 미뤄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김경래 : 아직은 좀 미지수라는 말씀이시네요?

▶ 정세현 : 그렇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조금 더 듣고 싶은데 다음에 또 연결할게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세현 : 예.

▷ 김경래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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