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2018 트럼프 트윗 살펴보니…‘자랑질’ 아니면 ‘물어뜯기’

입력 2019.01.0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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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2019년 1월 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사랑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국 대통령이라는 직함 외에 트위터(Twitter)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따로 가지고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지난 크리스마스 때 절정에 달했다. "나 혼자(불쌍한 나) 백악관에서 국경 관련 협상을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은 국경장벽을 지지했지만 내가 정책으로 내걸자 반대로 돌아섰다" 그리고 매티스 국방장관과 맥거크 IS(이슬람무장단체) 격퇴 담당 특사를 비난하는 트윗 등 총 19건을 쏟아냈다.

자신을 '불쌍한 나(poor me)'라고 묘사하고 자신이 임명한 국방장관을 동맹에 이용당하는 한심한 사람으로 표현하는 등 감정을 거리낌 없이 쏟아냈다. 여기에 더해 시리아 철군과 동맹국에 대한 감정,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대한 비난 등을 통해 미국의 정치·경제·외교·국방 등 주요 정책 방향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도 극명하게 보여줬다.

현지시간 1월 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글현지시간 1월 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글

트럼프 새해 첫 트윗 "맥크리스털 장군은 오바마에 개처럼 해고당해" 독설

트럼프의 트윗은 신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시간 1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9차례에 걸쳐 트윗 글을 올렸다. 2019년 새해 첫 트윗은 지난해 11월 CNN 칼럼을 통해 "미국은 리더십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자신을 비판한 미 육군 총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스탠리 맥크리스털을 향한 독설이었다. 트럼프는 "맥크리스털 장군은 오바마에게 개처럼 해고당했다"라며 "크고 멍청한 입으로 알려졌을 뿐, 힐러리 추종자!"라고 적었다. 그리고 멕시코 장벽 건설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겨냥한 독설과 기름값 인하에 대한 자랑, 그리고 자랑이 부족했다 싶었는지 1시간 후에 다시 기름값 인하는 세금 감면 혜택의 일환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여기에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자신감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화답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트윗 글 2,843건 올려...업적 자랑 52%, 정적 공격 32%
연간 16일 제외하고 매일 평균 8건 올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POLITICO)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트윗 2,843건을 분석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17년 2,227건에 비해 600건 이상 늘어난 것인데 한 해 동안 트위터를 하지 않은 날은 골프장에 간 날 등 16일에 불과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트윗을 크게 '홍보(Promotional)와 '공격(Attack)' 목적으로 분류했는데, 전체 52%는 자신의 업적을 스스로 자랑하고 홍보하는 내용이었고 32%는 민주당과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 등 소위 '적'들을 타격하는 트윗으로 분석했다.

트윗 내용을 보면 실업률과 고용지표, 세금 등 경제 관련 건이 360건에 달했고, 반이민 정책의 핵심인 멕시코 국경 장벽 관련 내용이 336건으로 뒤를 이었다.많았다. 또 러시아 스캔들 수사, CNN 등 언론을 겨냥한 '가짜뉴스' 프레임 공격은 225건, 정적인 오바마 전 대통령과 2016년 대선 때 경쟁한 힐러리 국무장관에 대한 비난이 200건을 차지했다. 더불어 트럼프 자신에 대한 방어를 위해 310건의 트윗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위원장 관련 트윗 84건, 75건은 호의적 글

특히,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관한 트윗은 모두 84건으로 전체의 약 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75건은 북한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고 홍보하는 내용이어서 눈길을 끌었는데 소속 정당인 공화당에 호의적인 트윗보다도 많았단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정제되지 않은 트윗 글이 논란이 되자 "대통령이 된 후엔 더는 트위터를 하지 않을 겁니다. 대통령답지 않잖아요"라고 대중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집권 후 그는 대중과의 직접 소통 수단으로 전통적인 미디어가 아닌 트위터를 선택했고 사실상 인사부터 주요 외교·경제 정책까지 트위터를 통해 가장 먼저 대중에 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맥코니 전 트럼프재단 소셜미디어 담당, 페이스북 뉴욕 본사, 2015년트럼프 대통령과 맥코니 전 트럼프재단 소셜미디어 담당, 페이스북 뉴욕 본사, 2015년

트럼프는 현재 5천6백만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왠지 첨단 SNS 소통 수단인 트위터와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는 이른바 올드 스쿨(Old School)인 트럼프가 트위터를 시작한 것은 약 6년 전인 2013년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소셜 미디어 매니저인 저스틴 맥코니(Justin McConney)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어떻게 러다이트(Luddite, 첨단 기술에 적대적인 사람)에서 트위터 중독자로 변했는지 비밀을 털어놓았다.

트럼프, 2013년 2월 최초로 직접 트윗 글 올려
"쥬라기 공원 탈출한 위험한 공룡 같았다"
트럼프, "'트럼프 발작 증후군'없다면 2019년 환상적인 해"

트럼프는 기업인 시절인 2009년 비서를 통해 트위터 계정을 처음으로 만들었지만 쓰지는 않았다. 그러다 자신을 소개받고 SNS에 눈을 떴다고 맥코니는 밝혔다. 소셜미디어 대응팀이 주제를 정하고 글을 적은 뒤 트럼프의 허락을 받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지만, 2013년 2월 5일 밤 트럼프가 스스로 역사적인 첫 번째 트윗을 올렸다고 맥코니는 기억했다. 배우인 셰리 셰퍼드(Sherri Shepherd)가 TV프로그램 에서 트럼프에 대해 호의적으로 언급하자 이에 대한 감사의 트윗을 올린 것이다. "오늘 The View에서 좋은 평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은 멋졌어요!"라는 아주 평범함 한 줄이었다.

트럼프는 이후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 화면이 넓다"며 새 스마트폰을 구입해 방에 틀어박혀 스스로 트윗하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한다. 맥코니는 "당시 내 심경은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공룡 복원을 이끈) 그랜트 박사가 (육식공룡) 벨로시랩터가 스스로 빗장을 풀고 나왔음을 깨달았을 때와 같았다"고 말했다. 그해 트럼프는 8천 건 이상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대부분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고 자신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내용이었다. 트위터의 제왕 트럼프의 탄생이었다. 트럼프는 이때부터 매일 아침 마치 언론사 편집회의 같은 미디어 대책회의를 열고 뉴스를 분석해 가장 빨리 논평할 글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고 한다.

트럼프가 이른바 트윗질을 멈출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더구나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면서 대통령 탄핵 추진 여부가 실질적인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단어를 대문자로 적으며 "'트럼프 발작 증후군'을 앓고 있지 않다면 2019년은 환상적인 해가 될 것(2019 WILL BE A FANTASTIC YEAR FOR THOSE NOT SUFFERING FROM TRUMP DERANGEMENT SYNDROME)"이라며 "그냥 마음을 진정시키고 여정을 즐기시라. 굉장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적었다. 올해도 트럼프의 트위터를 언론이 계속 주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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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돋보기] 2018 트럼프 트윗 살펴보니…‘자랑질’ 아니면 ‘물어뜯기’
    • 입력 2019-01-03 07: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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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2019년 1월 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사랑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국 대통령이라는 직함 외에 트위터(Twitter)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따로 가지고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지난 크리스마스 때 절정에 달했다. "나 혼자(불쌍한 나) 백악관에서 국경 관련 협상을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은 국경장벽을 지지했지만 내가 정책으로 내걸자 반대로 돌아섰다" 그리고 매티스 국방장관과 맥거크 IS(이슬람무장단체) 격퇴 담당 특사를 비난하는 트윗 등 총 19건을 쏟아냈다.

자신을 '불쌍한 나(poor me)'라고 묘사하고 자신이 임명한 국방장관을 동맹에 이용당하는 한심한 사람으로 표현하는 등 감정을 거리낌 없이 쏟아냈다. 여기에 더해 시리아 철군과 동맹국에 대한 감정,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대한 비난 등을 통해 미국의 정치·경제·외교·국방 등 주요 정책 방향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도 극명하게 보여줬다.

현지시간 1월 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글
트럼프 새해 첫 트윗 "맥크리스털 장군은 오바마에 개처럼 해고당해" 독설

트럼프의 트윗은 신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시간 1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9차례에 걸쳐 트윗 글을 올렸다. 2019년 새해 첫 트윗은 지난해 11월 CNN 칼럼을 통해 "미국은 리더십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자신을 비판한 미 육군 총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스탠리 맥크리스털을 향한 독설이었다. 트럼프는 "맥크리스털 장군은 오바마에게 개처럼 해고당했다"라며 "크고 멍청한 입으로 알려졌을 뿐, 힐러리 추종자!"라고 적었다. 그리고 멕시코 장벽 건설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겨냥한 독설과 기름값 인하에 대한 자랑, 그리고 자랑이 부족했다 싶었는지 1시간 후에 다시 기름값 인하는 세금 감면 혜택의 일환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여기에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자신감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화답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트윗 글 2,843건 올려...업적 자랑 52%, 정적 공격 32%
연간 16일 제외하고 매일 평균 8건 올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POLITICO)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트윗 2,843건을 분석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17년 2,227건에 비해 600건 이상 늘어난 것인데 한 해 동안 트위터를 하지 않은 날은 골프장에 간 날 등 16일에 불과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트윗을 크게 '홍보(Promotional)와 '공격(Attack)' 목적으로 분류했는데, 전체 52%는 자신의 업적을 스스로 자랑하고 홍보하는 내용이었고 32%는 민주당과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 등 소위 '적'들을 타격하는 트윗으로 분석했다.

트윗 내용을 보면 실업률과 고용지표, 세금 등 경제 관련 건이 360건에 달했고, 반이민 정책의 핵심인 멕시코 국경 장벽 관련 내용이 336건으로 뒤를 이었다.많았다. 또 러시아 스캔들 수사, CNN 등 언론을 겨냥한 '가짜뉴스' 프레임 공격은 225건, 정적인 오바마 전 대통령과 2016년 대선 때 경쟁한 힐러리 국무장관에 대한 비난이 200건을 차지했다. 더불어 트럼프 자신에 대한 방어를 위해 310건의 트윗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위원장 관련 트윗 84건, 75건은 호의적 글

특히,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관한 트윗은 모두 84건으로 전체의 약 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75건은 북한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고 홍보하는 내용이어서 눈길을 끌었는데 소속 정당인 공화당에 호의적인 트윗보다도 많았단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정제되지 않은 트윗 글이 논란이 되자 "대통령이 된 후엔 더는 트위터를 하지 않을 겁니다. 대통령답지 않잖아요"라고 대중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집권 후 그는 대중과의 직접 소통 수단으로 전통적인 미디어가 아닌 트위터를 선택했고 사실상 인사부터 주요 외교·경제 정책까지 트위터를 통해 가장 먼저 대중에 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맥코니 전 트럼프재단 소셜미디어 담당, 페이스북 뉴욕 본사, 2015년
트럼프는 현재 5천6백만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왠지 첨단 SNS 소통 수단인 트위터와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는 이른바 올드 스쿨(Old School)인 트럼프가 트위터를 시작한 것은 약 6년 전인 2013년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소셜 미디어 매니저인 저스틴 맥코니(Justin McConney)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어떻게 러다이트(Luddite, 첨단 기술에 적대적인 사람)에서 트위터 중독자로 변했는지 비밀을 털어놓았다.

트럼프, 2013년 2월 최초로 직접 트윗 글 올려
"쥬라기 공원 탈출한 위험한 공룡 같았다"
트럼프, "'트럼프 발작 증후군'없다면 2019년 환상적인 해"

트럼프는 기업인 시절인 2009년 비서를 통해 트위터 계정을 처음으로 만들었지만 쓰지는 않았다. 그러다 자신을 소개받고 SNS에 눈을 떴다고 맥코니는 밝혔다. 소셜미디어 대응팀이 주제를 정하고 글을 적은 뒤 트럼프의 허락을 받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지만, 2013년 2월 5일 밤 트럼프가 스스로 역사적인 첫 번째 트윗을 올렸다고 맥코니는 기억했다. 배우인 셰리 셰퍼드(Sherri Shepherd)가 TV프로그램 에서 트럼프에 대해 호의적으로 언급하자 이에 대한 감사의 트윗을 올린 것이다. "오늘 The View에서 좋은 평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은 멋졌어요!"라는 아주 평범함 한 줄이었다.

트럼프는 이후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 화면이 넓다"며 새 스마트폰을 구입해 방에 틀어박혀 스스로 트윗하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한다. 맥코니는 "당시 내 심경은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공룡 복원을 이끈) 그랜트 박사가 (육식공룡) 벨로시랩터가 스스로 빗장을 풀고 나왔음을 깨달았을 때와 같았다"고 말했다. 그해 트럼프는 8천 건 이상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대부분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고 자신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내용이었다. 트위터의 제왕 트럼프의 탄생이었다. 트럼프는 이때부터 매일 아침 마치 언론사 편집회의 같은 미디어 대책회의를 열고 뉴스를 분석해 가장 빨리 논평할 글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고 한다.

트럼프가 이른바 트윗질을 멈출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더구나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면서 대통령 탄핵 추진 여부가 실질적인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단어를 대문자로 적으며 "'트럼프 발작 증후군'을 앓고 있지 않다면 2019년은 환상적인 해가 될 것(2019 WILL BE A FANTASTIC YEAR FOR THOSE NOT SUFFERING FROM TRUMP DERANGEMENT SYNDROME)"이라며 "그냥 마음을 진정시키고 여정을 즐기시라. 굉장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적었다. 올해도 트럼프의 트위터를 언론이 계속 주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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