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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힘들어” 잠적했던 신재민…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입력 2019.01.03 (18:58) 수정 2019.01.03 (19:48) 취재K
■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갑자기 모습 감춰…4시간 수색 끝에 발견
"요즘 일로 힘들다" 문자 메시지 남기고 돌연 잠적

이번 한 주 가장 화제를 모은 인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오늘(3일) 오전 갑자기 모습을 감췄습니다. 경찰이 신 전 사무관 실종 의심 신고를 받은 건 오전 8시 45분쯤. 앞서 신 전 사무관의 대학 친구는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하게 지내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신 전 사무관이 예약기능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경찰은 4시간 수색 끝에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습니다. 현장 구조에 참여한 소방 관계자는 "목에 찰과상이 조금 있었다"고 발견 당시 모습을 전했습니다. 신 전 사무관은 "괜찮냐", "다친 곳은 없냐"는 경찰과 구급팀의 질문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29일 폭로를 시작한 지 엿새 만에 처지를 비관하며 돌연 잠적한 신 전 사무관. 그간 폭로의 이유로 강조했던 '부채의식'을 뒤로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던 이유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 긴급 기자회견서 '국채 발행 압박' 청와대 비서관 지목
"먼저 용기 내는 사람 되고 싶어" 의지 보이기도

유튜브 동영상과 인터넷 게시물을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 인사에 개입하고 국채 발행 압력을 넣었다'는 폭로를 해온 신 전 사무관은 어제(2일) 오전, 갑자기 "오후 3시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공지합니다. 두문불출한 채 외부 접촉을 거의 피해왔던 신 전 사무관이 카메라 플래시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신 전 사무관은 정부가 자신에 대해 국채 매입 관련 상황을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부터 반박했습니다. 자신이 바로 국채 담당자였다면서, 2017년 김동연 당시 부총리가 국채 발행 규모 목표치를 지시하는 자리에 자신도 함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채 발행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압박을 가한 인사로 차영환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목했습니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자회견 말미에 "나로 인해 또 다른 공익신고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먼저 용기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의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 모습 감춘 신재민 전 사무관, 수색 한창일 때 인터넷에 글 올려
"진정성 의심받기 싫어" "나는 일베도 아니고 한국당도 아냐"

하지만 신 전 사무관은 그 뒤 갑자기 모습을 감춰버렸습니다. 기자회견 당시 신 전 사무관과 함께 있었던 대학 친구는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신 전 사무관과 헤어졌다"며 신 전 사무관이 휴대 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아 따로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신 전 사무관은 기자회견을 한 뒤 밤 10시 반쯤 자신이 살던 고시원에 들어간 것으로 CCTV에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쯤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로 장소를 옮겼는데요. 신 전 사무관 실종 신고가 들어와 수색이 한창일 때, 고려대 동문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신 전 사무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쓴 장문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신 전 사무관은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합니다"라며 글을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지적한 문제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있었던 것 같은데 너무 경박하게 행동했던 것 같다며, 자신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조금 더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폭로한 건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채의식 때문이었다"고 쓴 신 전 사무관은 "만약 그래도 이번 정부라면 최소한 내부고발로 제 목소리 들어주시려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전 이렇게 말하면 그래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재발방지 이야기 해주실 줄 알았어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자신이 글을 올리는 것은 "진정성이 의심받는 게 싫어서"라며 강요나 외압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나는 일베도 아니고 한국당도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정치도 하고 싶지 않다"고 그간 인터넷상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듯한 말도 덧붙였습니다.


■ 신 전 사무관 친구, 내일 기자회견…"소모적 논쟁 멈춰달라"

다행히 신 전 사무관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경찰에 발견됐는데요. 신 전 사무관이 쓴 글에서는 여러 차례 극단적인 행동을 시도하려다 실패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한 내용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그동안 신 전 사무관은 심정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썼습니다.

오늘 오전 신 전 사무관의 문자를 받았다는 대학 동문 이총희 회계사는 "신 전 사무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회계사 등 지인들은 내일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가짜 뉴스를 막자는 취지의 호소문을 작성해 발표할 계획입니다.
  • “요즘 힘들어” 잠적했던 신재민…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 입력 2019-01-03 18:58:10
    • 수정2019-01-03 19:48:23
    취재K
■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갑자기 모습 감춰…4시간 수색 끝에 발견
"요즘 일로 힘들다" 문자 메시지 남기고 돌연 잠적

이번 한 주 가장 화제를 모은 인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오늘(3일) 오전 갑자기 모습을 감췄습니다. 경찰이 신 전 사무관 실종 의심 신고를 받은 건 오전 8시 45분쯤. 앞서 신 전 사무관의 대학 친구는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하게 지내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신 전 사무관이 예약기능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경찰은 4시간 수색 끝에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습니다. 현장 구조에 참여한 소방 관계자는 "목에 찰과상이 조금 있었다"고 발견 당시 모습을 전했습니다. 신 전 사무관은 "괜찮냐", "다친 곳은 없냐"는 경찰과 구급팀의 질문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29일 폭로를 시작한 지 엿새 만에 처지를 비관하며 돌연 잠적한 신 전 사무관. 그간 폭로의 이유로 강조했던 '부채의식'을 뒤로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던 이유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 긴급 기자회견서 '국채 발행 압박' 청와대 비서관 지목
"먼저 용기 내는 사람 되고 싶어" 의지 보이기도

유튜브 동영상과 인터넷 게시물을 통해 '청와대가 KT&G 사장 인사에 개입하고 국채 발행 압력을 넣었다'는 폭로를 해온 신 전 사무관은 어제(2일) 오전, 갑자기 "오후 3시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공지합니다. 두문불출한 채 외부 접촉을 거의 피해왔던 신 전 사무관이 카메라 플래시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신 전 사무관은 정부가 자신에 대해 국채 매입 관련 상황을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부터 반박했습니다. 자신이 바로 국채 담당자였다면서, 2017년 김동연 당시 부총리가 국채 발행 규모 목표치를 지시하는 자리에 자신도 함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채 발행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압박을 가한 인사로 차영환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목했습니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자회견 말미에 "나로 인해 또 다른 공익신고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먼저 용기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의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 모습 감춘 신재민 전 사무관, 수색 한창일 때 인터넷에 글 올려
"진정성 의심받기 싫어" "나는 일베도 아니고 한국당도 아냐"

하지만 신 전 사무관은 그 뒤 갑자기 모습을 감춰버렸습니다. 기자회견 당시 신 전 사무관과 함께 있었던 대학 친구는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신 전 사무관과 헤어졌다"며 신 전 사무관이 휴대 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아 따로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신 전 사무관은 기자회견을 한 뒤 밤 10시 반쯤 자신이 살던 고시원에 들어간 것으로 CCTV에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쯤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로 장소를 옮겼는데요. 신 전 사무관 실종 신고가 들어와 수색이 한창일 때, 고려대 동문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신 전 사무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쓴 장문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신 전 사무관은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합니다"라며 글을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지적한 문제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있었던 것 같은데 너무 경박하게 행동했던 것 같다며, 자신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조금 더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폭로한 건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채의식 때문이었다"고 쓴 신 전 사무관은 "만약 그래도 이번 정부라면 최소한 내부고발로 제 목소리 들어주시려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전 이렇게 말하면 그래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재발방지 이야기 해주실 줄 알았어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자신이 글을 올리는 것은 "진정성이 의심받는 게 싫어서"라며 강요나 외압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나는 일베도 아니고 한국당도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정치도 하고 싶지 않다"고 그간 인터넷상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듯한 말도 덧붙였습니다.


■ 신 전 사무관 친구, 내일 기자회견…"소모적 논쟁 멈춰달라"

다행히 신 전 사무관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경찰에 발견됐는데요. 신 전 사무관이 쓴 글에서는 여러 차례 극단적인 행동을 시도하려다 실패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한 내용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그동안 신 전 사무관은 심정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썼습니다.

오늘 오전 신 전 사무관의 문자를 받았다는 대학 동문 이총희 회계사는 "신 전 사무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회계사 등 지인들은 내일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가짜 뉴스를 막자는 취지의 호소문을 작성해 발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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