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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신생아 숨지고 산모 의식불명”…잇따른 ‘국민청원’
입력 2019.01.08 (08:33) 수정 2019.01.08 (09:33)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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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병원에서 출산 중이던 산모가 의식을 잃었습니다.

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아이는 숨지고, 산모는 의식불명이 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경남에서도 신생아가 숨지고, 산모가 뇌사에 빠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국민청원 동의 20만 명을 넘어 복지부 장관이 답변을 하기도 했는데요.

두 산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결혼 후 처음으로 맞은 크리스마스이브는 박 씨 부부에게 악몽이 되었습니다.

출산을 앞두고 있던 아내는 그날 이후, 중환자실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고 태명이 '이브' 였던 아이는 결국 부모 품에 안기지 못했습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크리스마스이브가 예정일이었어요. 24일에 아이가 사망했고, 25일에 화장을 했어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해 12월 23일 낮, 진통을 느껴 병원에 입원한 아내는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체조 운동을 하고 자주 듣던 음악 듣고 얘기하고 계속 있다가…. 다 좋았어요. 혈압도 좋았고 태아 반응도 심장 뛰는 횟수도 괜찮다고 했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의 상태가 좋지 않아졌습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얼굴에 힘이 없고 눈도 막 풀려 있고, 간호사도 '(왜 그러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라고 하는 거예요."]

산모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간호사가 당직의를 불러오는 사이, 아내의 상태는 더 안 좋아졌다고 하는데요.

[박기호/산모 남편 : "아내가 몸을 떨기 시작하더라고요 손에 힘을 주면서 몸을 떨기 시작하더라고요."]

아내가 발작까지 일으킨 겁니다.

원인을 알 수 없다고 설명한 병원 측은 상태가 안 좋아지자 다급히 수술 준비를 했다고 하는데요.

[박기호/산모 남편 : "'응급으로 빨리 아기를 꺼내야겠다.' 라면서 마취과에 연락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의식을 잃어 수술을 할 수 없게 되자, 결국 큰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고, 구급차를 기다리는 사이, 산모에게 심정지가 왔습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손톱이며 뭐 얼굴 볼이며 다 새파랬어요. 심정지가 와서 그런 거라고 하더라고요."]

구급차에 급히 산모가 실리고, 함께 탄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하는데요.

구급대원과 번갈아 가며 계속해 보지만 산모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근 대형 병원에 도착했지만, 병원 측의 설명은 청천벽력 같았습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아이는 포기하고 산모에게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이의 심장이 뛰긴 뛰는데 너무 미미하게 뛰어서 꺼내도 살 가능성이 없다.' 라고 말씀하더라고요."]

결국 아이는 숨졌고, 아내의 의식은 아직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뇌 손상이 많이 돼서 뇌 중추가 혈압이나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해야 되는데, 그런 기능들이 없다 보니까..."]

혹시나 병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빠르게 대처했더라면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게 남편인 박 씨의 주장입니다.

당시 산모를 진찰했던 의료진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당시 의료진/음성변조 :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에서 좀 어려웠어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빨리 (큰 병원으로) 보내지 않은 것 그건 저도 인정을 해요.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던 저희는 최대한 보상을 해 드릴 거고…. (그런 상황이) 왜 생겼는지는 저는 몰라요. 약 때문에 생겼는지 어떤 기질적인 문제가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고 앞으로 검사를 해서 알아내야 되겠죠."]

의료전문 변호사는 의료 분쟁의 경우, 제3의 기관의 감정을 통해 원인을 밝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박호균/의료 전문 변호사 :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자료를 봐야 되는지 알 수도 없고 자료를 확보했더라도 어려운 거겠죠. 가장 객관적인 자료는 제3의 의료기관의 의무 기록이나 검사 결과입니다. 의료 사건은 전문가의 감정을 거의 필수적으로 하게 되는데 사실관계도 더 분명해지고, 원인에 대해서도 조금 더 정확하게 드러나게 되고요. 잘못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게 됩니다."]

그런데 비슷한 일은 최근에 또 있었습니다.

지난해 9월에도 경남의 한 산부인과에서 30대 산모가 뇌사 상태에 빠지고 아기는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산모의 남편은 1인 시위에 이어 국민청원을 올렸고,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직접 답변에 나섰던 복지부 장관의 설명을 한번 들어 보시죠.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 "의료사고는 일반 사고와 달리 전문성이 필요로 하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일반 국민들은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있습니다. (의료사고에 대해) 자율보고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대한 사고에 대해서는 보고 의무를 부과하자는 그런 환자안전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고…."]

아울러,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의 경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일부 보상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산모의 남편은 달라진 게 없다고 호소하는 가운데, 해당 병원은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지노/산모 남편 : "경찰 수사도 아직 초동단계고요. CCTV가 없고 증거가 없잖아요. 형사사건에서는 쉽지가 않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잘못되고 산모가 잘못되었는데 잘못한 사람이 없다는 게 그게 말이 되나요?"]

결국 의료사고 등에 대비해 분쟁 해결을 위한 수술실 CCTV 설치가 의무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실 규명도 피해 보상도 쉽지 않은 가운데, 두 가족의 힘겹고 안타까운 시간은 흘러가고 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신생아 숨지고 산모 의식불명”…잇따른 ‘국민청원’
    • 입력 2019-01-08 08:37:17
    • 수정2019-01-08 09:33:59
    아침뉴스타임
[기자]

병원에서 출산 중이던 산모가 의식을 잃었습니다.

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아이는 숨지고, 산모는 의식불명이 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경남에서도 신생아가 숨지고, 산모가 뇌사에 빠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국민청원 동의 20만 명을 넘어 복지부 장관이 답변을 하기도 했는데요.

두 산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결혼 후 처음으로 맞은 크리스마스이브는 박 씨 부부에게 악몽이 되었습니다.

출산을 앞두고 있던 아내는 그날 이후, 중환자실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고 태명이 '이브' 였던 아이는 결국 부모 품에 안기지 못했습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크리스마스이브가 예정일이었어요. 24일에 아이가 사망했고, 25일에 화장을 했어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해 12월 23일 낮, 진통을 느껴 병원에 입원한 아내는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체조 운동을 하고 자주 듣던 음악 듣고 얘기하고 계속 있다가…. 다 좋았어요. 혈압도 좋았고 태아 반응도 심장 뛰는 횟수도 괜찮다고 했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내의 상태가 좋지 않아졌습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얼굴에 힘이 없고 눈도 막 풀려 있고, 간호사도 '(왜 그러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라고 하는 거예요."]

산모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간호사가 당직의를 불러오는 사이, 아내의 상태는 더 안 좋아졌다고 하는데요.

[박기호/산모 남편 : "아내가 몸을 떨기 시작하더라고요 손에 힘을 주면서 몸을 떨기 시작하더라고요."]

아내가 발작까지 일으킨 겁니다.

원인을 알 수 없다고 설명한 병원 측은 상태가 안 좋아지자 다급히 수술 준비를 했다고 하는데요.

[박기호/산모 남편 : "'응급으로 빨리 아기를 꺼내야겠다.' 라면서 마취과에 연락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의식을 잃어 수술을 할 수 없게 되자, 결국 큰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고, 구급차를 기다리는 사이, 산모에게 심정지가 왔습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손톱이며 뭐 얼굴 볼이며 다 새파랬어요. 심정지가 와서 그런 거라고 하더라고요."]

구급차에 급히 산모가 실리고, 함께 탄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하는데요.

구급대원과 번갈아 가며 계속해 보지만 산모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근 대형 병원에 도착했지만, 병원 측의 설명은 청천벽력 같았습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아이는 포기하고 산모에게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이의 심장이 뛰긴 뛰는데 너무 미미하게 뛰어서 꺼내도 살 가능성이 없다.' 라고 말씀하더라고요."]

결국 아이는 숨졌고, 아내의 의식은 아직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박기호/산모 남편 : "뇌 손상이 많이 돼서 뇌 중추가 혈압이나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해야 되는데, 그런 기능들이 없다 보니까..."]

혹시나 병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빠르게 대처했더라면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게 남편인 박 씨의 주장입니다.

당시 산모를 진찰했던 의료진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당시 의료진/음성변조 :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에서 좀 어려웠어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빨리 (큰 병원으로) 보내지 않은 것 그건 저도 인정을 해요.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던 저희는 최대한 보상을 해 드릴 거고…. (그런 상황이) 왜 생겼는지는 저는 몰라요. 약 때문에 생겼는지 어떤 기질적인 문제가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고 앞으로 검사를 해서 알아내야 되겠죠."]

의료전문 변호사는 의료 분쟁의 경우, 제3의 기관의 감정을 통해 원인을 밝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박호균/의료 전문 변호사 :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자료를 봐야 되는지 알 수도 없고 자료를 확보했더라도 어려운 거겠죠. 가장 객관적인 자료는 제3의 의료기관의 의무 기록이나 검사 결과입니다. 의료 사건은 전문가의 감정을 거의 필수적으로 하게 되는데 사실관계도 더 분명해지고, 원인에 대해서도 조금 더 정확하게 드러나게 되고요. 잘못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게 됩니다."]

그런데 비슷한 일은 최근에 또 있었습니다.

지난해 9월에도 경남의 한 산부인과에서 30대 산모가 뇌사 상태에 빠지고 아기는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산모의 남편은 1인 시위에 이어 국민청원을 올렸고,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직접 답변에 나섰던 복지부 장관의 설명을 한번 들어 보시죠.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 "의료사고는 일반 사고와 달리 전문성이 필요로 하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일반 국민들은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있습니다. (의료사고에 대해) 자율보고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대한 사고에 대해서는 보고 의무를 부과하자는 그런 환자안전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고…."]

아울러,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의 경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일부 보상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산모의 남편은 달라진 게 없다고 호소하는 가운데, 해당 병원은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지노/산모 남편 : "경찰 수사도 아직 초동단계고요. CCTV가 없고 증거가 없잖아요. 형사사건에서는 쉽지가 않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잘못되고 산모가 잘못되었는데 잘못한 사람이 없다는 게 그게 말이 되나요?"]

결국 의료사고 등에 대비해 분쟁 해결을 위한 수술실 CCTV 설치가 의무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실 규명도 피해 보상도 쉽지 않은 가운데, 두 가족의 힘겹고 안타까운 시간은 흘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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