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토론]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 1부 ‘부의 불평등’

입력 2019.01.08 (11:37) 수정 2019.01.0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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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 신년대토론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
■ 토론주제 : 1부 ‘부의 불평등’
■ 방송일시 : 2019년 1월 5일 (토) 밤 10시 30분~12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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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경철 : 오늘 주제 부의 불평등을 KBS가 잡은 건 두 측면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시민 개인의 차원, 그리고 약간 사회 경제 구조의 차원인데 개인의 차원에서 보면 1인 당 3만 달러 시대입니다. 30년 전에 비해서 10배 가량 늘었는데 과연 개인의 행복도 그만큼 늘었을까. 왜 경제 성장 나라의 성장이 남의 얘기로 들릴까. 혹시 부의 불평등이 그 원인은 아닐까 이런 질문이고요. 또 하나는 사회 경제구조 측면에서 이 부의 불평등이 사회 통합을 해치고 경제에도 마이너스 효과를 주는 건 아닐까 하는 질문이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부의 불평등이라는 주제를 잡았는데 왜 지금 이 시점에서 부의 불평등에 주목해야하는지 듣고 토론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정치에 몸담고 계시니 심상정 의원께서 시작해주실까요.

▶ 심상정 : 저는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 해 왔습니다. 하나는 북핵문제고요. 하나는 우리 사회 불평등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핵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평화체제에 대한 확고한 방향과 의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해결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불평등 문제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금으로서 해결 전망이 어둡다. 그렇게 말씀 드리고요. 불평등의 상황이 얼마나 어렵고 또 왜 문제인가 생각하면 2년 전 촛불광장에서 만난 24살 청년의 삶이 떠오릅니다. 이 친구는 4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는데 한 달 월급 150만 원 정도 받는다고 해요. 거기서 월세 떼고 통신비 떼고 각종 공과금 떼면 10만 원 정도 남는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결혼은 꿈도 못 꾼다. 자기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 한 켠에서 슬픈 감정이 올라온다. 이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이 청년은 어떤 한 불운한 청년의 얘기가 아닌 거죠. 국세청에서 통계를 받아봤는데 1800만 근로 소득자 중 900만 명이 월 평균 200만 원 소득 이하입니다. 그리고 자영업자 중 70%인 350만 명이 200만 원이 안 되는 거죠. 우리 경제 활동 인구의 절반이 200만 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월급 200만 원 받아서 사랑하는 사람하고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림 행복하게 꾸려갈 수 없거든요. 지금 우리 합계 출산률이 4/4분기 0.97인데요. 이 출산률대로 가면 2100년 우리 인구 반토막이 납니다. 지금 현재 불평등이 어느 정도 심각하냐, 우리 경제 활동 인구 절반이 사실상 벼랑 끝 까치발로 버티고 있는 것이고 불평등 저출산으로 인해서 우리 대한민국이 사라지는 상황이다. 이 정도 상황이면 정말 국가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서 국정운영 핵심 과제로 놓고 우리 사회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불평등 문제를 극복해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정우 : 불평등이 지금은 한국 경제에서 제일 큰 문제라고 봅니다.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고 지난 20년 동안 IMF 이후 한국 불평등이 계속 커져왔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뭐 평등한 나라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상대적으로 불평등한 나라가 됐고 OECD에서도 가장 불평등한 나라에 속합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는 추세이고 그것은 토마 피케티라는 프랑스 경제학자가 4년 전 책을 써서 밝혀냄으로서 전 세계에 충격을 줬는데요. 한국은 불평등 심화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정도가 심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까 우리 사회자께서 한국의 소득이 3만 불을 넘어섰다고 하셨는데 경제학자들의 연구 중 이런 게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2만 불 까지는 국민들의 행복이 소득 수준에 비례해서 따라 올라가는데 2만 불을 넘어서면 영향을 별로 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소득이 는다고 해서 국민이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이스털린의 역설) 이스털린의 역설. 잘 알고 계시네요. 그래서 뭐가 더 중요하냐. 그 때에는 2만 불 넘어서면 불평등이 더 중요하다. 그런 연구가 있기 때문에 저는 한국 3만 불 소득 수준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불평등이라고 봅니다.

▷ 엄경철 : 지금 두 분께서 심각한 어조로 말씀하셨습니다.

▶ 김호기 : 제가 사회학적 관점에서, 이정우 선생님이 경제적 측면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불평등은 경제적 현상인 동시에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평등의 다른 이름을 빈부격차라고 할 수 있는데요. 빈부격차가 커지게 되면 먼저 개인적 차원에서 개인이 느끼는 불안도 커지고요. 분노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조직적 차원에서는 가족 해체나 가족 붕괴, 그 다음에 생계형 범죄율도 높아지게 되고요. 흔히 사회 통합을 이야기하는데 불평등은 사회 통합을 약화시킴으로서 중장기적으로 민주주의의 기반을 뒤흔들어 놓습니다. 이처럼 불평등은 경제적인 어떤 소득이나 자산의 격차 뿐만 아니라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대한민국에서 느끼는 마음의 상태가 저는 불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불안사회인거죠. 20대의 경우 청년 실업의 불안이 있고 30대는 구조조정의 불안, 40대는 자기가 속한 조직으로부터 떨려나갈지도 모른다는 퇴출의 공포, 50 넘으신 분들은 노후 불안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을 낳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이자 배경은 다름 아닌 빈부격차에 있습니다. 우리 심상정 의원도 말씀하셨고 이정우 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불평등은 정말 대내적으로 한국 경제는 물론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임은 분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 엄경철 : 불평등이 사회 심리적으로 엄청난 악영향과 함께 2차 3차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 어떻게 보십니까.

▶ 윤순철 : 87년의 유혈항쟁으로 민주주의를 절차적으로 이뤘다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반면 되돌아보면 불평등을 더 키웠다고 볼 것 같아요. 제가 볼 때 가장 큰 부자가 저는 부동산 자산의 격차가 가장 큰 게 아닌가 싶고요. 우스갯소리로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고 초등학생의 꿈도 건물주가 되는 것이고 최근 작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가 보통 봤더니 20만 여명이 응시하는데 2,30대가 절반입니다. 5년 전만 해도 5만 밖에 안 됐어요. 지금은 9만 10만이 됐단 말이죠. 이것은 우리 젊은이들이 사실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나와도 일자리 얻고 집도 보장받고 걱정 안 하고 가정도 꾸리고 부모한테 효도하면서 사는 옛날의 꿈이 없어졌다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젊은이들이 창업을 하고 미래로 가기보다 자꾸 땅과 집으로 눈길을 돌리는 게 아니냐. 저는 그런 것 속에서 희망이 많이 사라지고 있고 분노와 좌절이 쌓이는 게 아니냐. 제가 통계를 하나 봤더니 국세청이 세금 내는 과세 자료를 봤어요. 우리나라 상위 10%가 14만 명 정도 되는데 10년이죠 2007년부터 17년까지 봤더니 10년만에 3.2채에서 6.7채, 두 배가 늘었고 또 하나가 뭐가 있었냐면 법인이죠. 재벌 대기업들 해서 한 2000개 되는 토지소유를 봤더니 2007년에 8억 평이었습니다. 그런데 2017년 10년 만에 17억 평이죠. 그러면 10억 평이 늘었단 얘긴데 서울의 5배거든요. 여의도의 1000배입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있겠지만 다른 분야도 있을거다. 왜냐면 투자가 그렇게 늘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우리 사회가 돈 좀 있던 개인은 쇼핑을 한 거다, 사재기를 한 거고 큰 기업들은 땅 사재기를 한 거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일을 하면 좀 더 어려워지는 빚이 느는데 가만히 있어도 자산이 느는데 안할 수 있겠냐. 우리는 미래로 가야지 자꾸 우리 사회가 땅과 집으로 가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위험한 신호를 받고 있다고 봅니다.

▶ 하준경 : 저는 거시적 경제 성장 관점에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198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많이 심화되었는데 그래서 경제학자들이 90년대부터 불평등이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가 연구를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전통적인 관념은 불평등하면 그래도 성장은 잘 되지 않느냐 이런 거였는데 연구를 해 보니까 불평등할수록 성장이 안 되더라. 이런 결과가 나왔고 최근에는 IMF이런 곳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들이 나왔어요. 그러니까 불평등이 심하면 적어도 지속적 경제 성장은 안 된다는 건데 이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불평등이 심한 나라에 가 보면 뭐 이렇게 잘 사는 사람들 모여 사는 것이 있고 총도 지키고 있고 쇼핑몰 가려면 검색 해야하고 굉장히 사회적 비용이 들고 불안하고. 그러니 투자가 안 됩니다. 그리고 인적 자원의 투자가 안 돼요. 사람 중 돈이 있는 사람만 교육을 받고 없는 사람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잃고. 또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뭐 사업을 할 수 없어요. 은행이 다 빌려주지 않거든요. 그래서 불평등이 경제 성장에 안 좋다는 게 지금 정설이 됐고요. 우리나라가 그 단계로 가는 게 아니냐 걱정이.

▷ 엄경철 : 한 가지 다른 차원의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부의 불평등이라는 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거 아니냐, 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를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이를 통해서 사회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오랜 이론적 배경으로 보면 불평등, 결과로서의 불평등은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김호기 : 원론적으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는 항상 민주주의와 함께 가야 하는 거죠. 그런데 민주주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국가라 하더라도 그 국민들은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본주의의 경제 사회적 결과과 평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이고요. 물론 평등도 기회의 평등 관점에서 볼 수도 있고 결과의 평등 관점에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가 우리의 어떤 경제사회적 삶의 양과 질을 높여줬을진 몰라도 다른 측면에서 정치 사회적 측면에서 인간이라면 해당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회의 평등, 결과의 평등 이런 것들을 훼손하는 그런 좀 부정적 결과를 낳고 있기도 하죠.

▶ 심상정 : 자유시장경제에서 경쟁사회에서 능력과 노력에 따라서 차이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데 가난하더라도 최소한 인간의 존엄성은 보장받는 사회. 그리고 지금은 어렵지만 내가 앞으로 노력하면 내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 이게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렇지 않고 우리가 다 기억하고 있지만 과거 정유라 씨가 돈도 실력이고, 네 아빠를 원망해, 그 얘기를 듣고서 우리 젊은이들이 허탈해하고 분노했던 이유는 그게 대한민국 현실을 잘 반영했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내가 나의 삶을 나의 노력으로 개척해갈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청년들을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결국은 최소한의 어떤 인간의 존엄성이 유지되고 또 노력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국가가 존재하고 정치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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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08 11:37:19
    • 수정2019-01-08 11: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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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주제 : 1부 ‘부의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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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경철 : 오늘 주제 부의 불평등을 KBS가 잡은 건 두 측면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시민 개인의 차원, 그리고 약간 사회 경제 구조의 차원인데 개인의 차원에서 보면 1인 당 3만 달러 시대입니다. 30년 전에 비해서 10배 가량 늘었는데 과연 개인의 행복도 그만큼 늘었을까. 왜 경제 성장 나라의 성장이 남의 얘기로 들릴까. 혹시 부의 불평등이 그 원인은 아닐까 이런 질문이고요. 또 하나는 사회 경제구조 측면에서 이 부의 불평등이 사회 통합을 해치고 경제에도 마이너스 효과를 주는 건 아닐까 하는 질문이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부의 불평등이라는 주제를 잡았는데 왜 지금 이 시점에서 부의 불평등에 주목해야하는지 듣고 토론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정치에 몸담고 계시니 심상정 의원께서 시작해주실까요.

▶ 심상정 : 저는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 해 왔습니다. 하나는 북핵문제고요. 하나는 우리 사회 불평등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핵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평화체제에 대한 확고한 방향과 의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해결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불평등 문제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금으로서 해결 전망이 어둡다. 그렇게 말씀 드리고요. 불평등의 상황이 얼마나 어렵고 또 왜 문제인가 생각하면 2년 전 촛불광장에서 만난 24살 청년의 삶이 떠오릅니다. 이 친구는 4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는데 한 달 월급 150만 원 정도 받는다고 해요. 거기서 월세 떼고 통신비 떼고 각종 공과금 떼면 10만 원 정도 남는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결혼은 꿈도 못 꾼다. 자기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 한 켠에서 슬픈 감정이 올라온다. 이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이 청년은 어떤 한 불운한 청년의 얘기가 아닌 거죠. 국세청에서 통계를 받아봤는데 1800만 근로 소득자 중 900만 명이 월 평균 200만 원 소득 이하입니다. 그리고 자영업자 중 70%인 350만 명이 200만 원이 안 되는 거죠. 우리 경제 활동 인구의 절반이 200만 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월급 200만 원 받아서 사랑하는 사람하고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림 행복하게 꾸려갈 수 없거든요. 지금 우리 합계 출산률이 4/4분기 0.97인데요. 이 출산률대로 가면 2100년 우리 인구 반토막이 납니다. 지금 현재 불평등이 어느 정도 심각하냐, 우리 경제 활동 인구 절반이 사실상 벼랑 끝 까치발로 버티고 있는 것이고 불평등 저출산으로 인해서 우리 대한민국이 사라지는 상황이다. 이 정도 상황이면 정말 국가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서 국정운영 핵심 과제로 놓고 우리 사회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불평등 문제를 극복해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정우 : 불평등이 지금은 한국 경제에서 제일 큰 문제라고 봅니다.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고 지난 20년 동안 IMF 이후 한국 불평등이 계속 커져왔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뭐 평등한 나라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상대적으로 불평등한 나라가 됐고 OECD에서도 가장 불평등한 나라에 속합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는 추세이고 그것은 토마 피케티라는 프랑스 경제학자가 4년 전 책을 써서 밝혀냄으로서 전 세계에 충격을 줬는데요. 한국은 불평등 심화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정도가 심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까 우리 사회자께서 한국의 소득이 3만 불을 넘어섰다고 하셨는데 경제학자들의 연구 중 이런 게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2만 불 까지는 국민들의 행복이 소득 수준에 비례해서 따라 올라가는데 2만 불을 넘어서면 영향을 별로 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소득이 는다고 해서 국민이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이스털린의 역설) 이스털린의 역설. 잘 알고 계시네요. 그래서 뭐가 더 중요하냐. 그 때에는 2만 불 넘어서면 불평등이 더 중요하다. 그런 연구가 있기 때문에 저는 한국 3만 불 소득 수준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불평등이라고 봅니다.

▷ 엄경철 : 지금 두 분께서 심각한 어조로 말씀하셨습니다.

▶ 김호기 : 제가 사회학적 관점에서, 이정우 선생님이 경제적 측면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불평등은 경제적 현상인 동시에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평등의 다른 이름을 빈부격차라고 할 수 있는데요. 빈부격차가 커지게 되면 먼저 개인적 차원에서 개인이 느끼는 불안도 커지고요. 분노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조직적 차원에서는 가족 해체나 가족 붕괴, 그 다음에 생계형 범죄율도 높아지게 되고요. 흔히 사회 통합을 이야기하는데 불평등은 사회 통합을 약화시킴으로서 중장기적으로 민주주의의 기반을 뒤흔들어 놓습니다. 이처럼 불평등은 경제적인 어떤 소득이나 자산의 격차 뿐만 아니라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대한민국에서 느끼는 마음의 상태가 저는 불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불안사회인거죠. 20대의 경우 청년 실업의 불안이 있고 30대는 구조조정의 불안, 40대는 자기가 속한 조직으로부터 떨려나갈지도 모른다는 퇴출의 공포, 50 넘으신 분들은 노후 불안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을 낳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이자 배경은 다름 아닌 빈부격차에 있습니다. 우리 심상정 의원도 말씀하셨고 이정우 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불평등은 정말 대내적으로 한국 경제는 물론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임은 분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 엄경철 : 불평등이 사회 심리적으로 엄청난 악영향과 함께 2차 3차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 어떻게 보십니까.

▶ 윤순철 : 87년의 유혈항쟁으로 민주주의를 절차적으로 이뤘다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반면 되돌아보면 불평등을 더 키웠다고 볼 것 같아요. 제가 볼 때 가장 큰 부자가 저는 부동산 자산의 격차가 가장 큰 게 아닌가 싶고요. 우스갯소리로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고 초등학생의 꿈도 건물주가 되는 것이고 최근 작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가 보통 봤더니 20만 여명이 응시하는데 2,30대가 절반입니다. 5년 전만 해도 5만 밖에 안 됐어요. 지금은 9만 10만이 됐단 말이죠. 이것은 우리 젊은이들이 사실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나와도 일자리 얻고 집도 보장받고 걱정 안 하고 가정도 꾸리고 부모한테 효도하면서 사는 옛날의 꿈이 없어졌다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젊은이들이 창업을 하고 미래로 가기보다 자꾸 땅과 집으로 눈길을 돌리는 게 아니냐. 저는 그런 것 속에서 희망이 많이 사라지고 있고 분노와 좌절이 쌓이는 게 아니냐. 제가 통계를 하나 봤더니 국세청이 세금 내는 과세 자료를 봤어요. 우리나라 상위 10%가 14만 명 정도 되는데 10년이죠 2007년부터 17년까지 봤더니 10년만에 3.2채에서 6.7채, 두 배가 늘었고 또 하나가 뭐가 있었냐면 법인이죠. 재벌 대기업들 해서 한 2000개 되는 토지소유를 봤더니 2007년에 8억 평이었습니다. 그런데 2017년 10년 만에 17억 평이죠. 그러면 10억 평이 늘었단 얘긴데 서울의 5배거든요. 여의도의 1000배입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있겠지만 다른 분야도 있을거다. 왜냐면 투자가 그렇게 늘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우리 사회가 돈 좀 있던 개인은 쇼핑을 한 거다, 사재기를 한 거고 큰 기업들은 땅 사재기를 한 거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일을 하면 좀 더 어려워지는 빚이 느는데 가만히 있어도 자산이 느는데 안할 수 있겠냐. 우리는 미래로 가야지 자꾸 우리 사회가 땅과 집으로 가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위험한 신호를 받고 있다고 봅니다.

▶ 하준경 : 저는 거시적 경제 성장 관점에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198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많이 심화되었는데 그래서 경제학자들이 90년대부터 불평등이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가 연구를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전통적인 관념은 불평등하면 그래도 성장은 잘 되지 않느냐 이런 거였는데 연구를 해 보니까 불평등할수록 성장이 안 되더라. 이런 결과가 나왔고 최근에는 IMF이런 곳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들이 나왔어요. 그러니까 불평등이 심하면 적어도 지속적 경제 성장은 안 된다는 건데 이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불평등이 심한 나라에 가 보면 뭐 이렇게 잘 사는 사람들 모여 사는 것이 있고 총도 지키고 있고 쇼핑몰 가려면 검색 해야하고 굉장히 사회적 비용이 들고 불안하고. 그러니 투자가 안 됩니다. 그리고 인적 자원의 투자가 안 돼요. 사람 중 돈이 있는 사람만 교육을 받고 없는 사람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잃고. 또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뭐 사업을 할 수 없어요. 은행이 다 빌려주지 않거든요. 그래서 불평등이 경제 성장에 안 좋다는 게 지금 정설이 됐고요. 우리나라가 그 단계로 가는 게 아니냐 걱정이.

▷ 엄경철 : 한 가지 다른 차원의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부의 불평등이라는 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거 아니냐, 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를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이를 통해서 사회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오랜 이론적 배경으로 보면 불평등, 결과로서의 불평등은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김호기 : 원론적으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는 항상 민주주의와 함께 가야 하는 거죠. 그런데 민주주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국가라 하더라도 그 국민들은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본주의의 경제 사회적 결과과 평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이고요. 물론 평등도 기회의 평등 관점에서 볼 수도 있고 결과의 평등 관점에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가 우리의 어떤 경제사회적 삶의 양과 질을 높여줬을진 몰라도 다른 측면에서 정치 사회적 측면에서 인간이라면 해당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회의 평등, 결과의 평등 이런 것들을 훼손하는 그런 좀 부정적 결과를 낳고 있기도 하죠.

▶ 심상정 : 자유시장경제에서 경쟁사회에서 능력과 노력에 따라서 차이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데 가난하더라도 최소한 인간의 존엄성은 보장받는 사회. 그리고 지금은 어렵지만 내가 앞으로 노력하면 내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 이게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렇지 않고 우리가 다 기억하고 있지만 과거 정유라 씨가 돈도 실력이고, 네 아빠를 원망해, 그 얘기를 듣고서 우리 젊은이들이 허탈해하고 분노했던 이유는 그게 대한민국 현실을 잘 반영했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내가 나의 삶을 나의 노력으로 개척해갈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청년들을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결국은 최소한의 어떤 인간의 존엄성이 유지되고 또 노력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국가가 존재하고 정치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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