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유호정 “더 늙기 전에 중년 로맨스 영화 출연하고 싶어요”
입력 2019.01.08 (11:45) 연합뉴스
"지치고 힘든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영화에요."

배우 유호정(50)이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조석현 감독)로 돌아왔다. 스크린 복귀는 '써니'(2011) 이후 8년 만이다. 자식을 위해 꿈을 접은 한 여성의 굴곡 많은 삶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한때는 장미처럼 아름답고 찬란했을, 이 땅의 모든 어머니를 위한 헌사 같은 영화다.

8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유호정은 "최근 영화에서 보기 힘든 모성애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어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괴당한 딸을 둔 엄마, 성폭행당한 딸을 둔 엄마 같은 강한 소재의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어요. 배우가 아픈 역할을 하면 정말 아프고, 지치고 힘든 역할을 하면 정말 지치거든요. 그런 연기에 제가 몇 개월 동안 빠져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소소하지만 따뜻한 영화를 찾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영화는 강원도 해변에서 민박집을 하는 중년 여성 홍장미(유호정 분)와 그의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순철(오정세)이 오랜만에 해후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1970년대 낮에는 공장에서 재봉틀(미싱)을 돌리며 가수의 꿈을 키우던 젊은 홍장미(하연수)는 우연히 레코드 사장 눈에 띄어 순철(최우식)과 함께 남녀 듀엣 그룹 데뷔를 앞둔다. 그러나 남자친구 명환(이원근)이 갑자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장미는 싱글맘이 돼 밤업소를 전전하며 생업 전선에 뛰어든다.

전반부가 70년대 복고 감성을 바탕으로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한편의 뮤지컬 영화 같다면, 90년대부터는 홍장미와 딸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유호정이 연기한 중년의 홍장미는 녹즙기를 팔며 곰팡내 나는 반지하 방에서 고등학생 딸 현아(채수빈)와 함께 산다. 둘은 사소한 일로 늘 티격태격하지만 서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다. 그런 모녀 앞에 명환(박성웅)이 나타나면서 딸은 몰랐던 엄마의 과거를 알게 된다.

유호정은 "제가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이고, 이 작품에서 엄마 역할을 맡았지만 사실은 딸이 돼서 연기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촬영 내내 15년 전 돌아가신 엄마를 많이 떠올렸기 때문이다.

"홍장미의 삶이 실제 우리 엄마와 닮았어요. 엄마는 초등학교 이후부터 저와 여동생을 홀로 키우셨죠. 엄마는 제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 적이 없어요. 버릇없이 자랐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굉장히 엄하게 키우셨어요. 사춘기 때는 그런 엄마를 많이 원망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 역시 엄마에게 살가운 딸은 아니었어요. 엄마가 저에게 의지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무뚝뚝하게 대했죠. 그게 후회스러워요."

영화에는 홍수가 나 장미네 지하방에 물이 들이닥치는 장면이 나온다. 유호정은 "중학교 1학년 때 실제로 방에 물이 차서 대피하느라 학교도 못간 적이 있다"면서 "그때 엄마는 저와 동생을 옆에 있는 5층짜리 아파트로 대피시키고, 혼자 가재도구 등을 챙겨서 집 옥상 텐트에서 하룻밤을 지내셨다"고 떠올렸다.

유호정의 자전적 경험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영화 속에서 애절한 모성애로 표현됐다. 그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기에 부끄럽지 않은 영화로 완성돼 기쁘다"고 했다.

이 영화는 그가 주연한 영화 '써니'를 떠올리게도 한다.

유호정은 "저도 처음에는 그런 점을 우려했다"면서 "그러나 '써니'는 우연히 친구를 만나 과거 찬란했던 시절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지만, 이 작품은 홍장미의 인생을 통해 모성애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강조했다.

1989년 광고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유호정은 두 번째 출연작인 '옛날의 금잔디'(1991)에서 이재룡을 만나 1995년 결혼했다. 현재 18살 아들과 15살 딸을 두고 있다. 유호정은 연기자로서 롱런할 수 있었던 공을 가족에게 돌렸다.

"남편을 만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서는 서로 번갈아 가면서 일을 했죠. 남편이 일할 때는 제가 아이들을 돌보고, 제가 일을 할 때는 남편이 그 역할을 했어요. 그래서 지지치 않고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배우로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인지 중년 로맨스에 대해 그리움이 있어요. 더 늙기 전에 영화 '파리로 가는 길'의 주인공 다이안 레인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유호정 “더 늙기 전에 중년 로맨스 영화 출연하고 싶어요”
    • 입력 2019-01-08 11:45:31
    연합뉴스
"지치고 힘든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영화에요."

배우 유호정(50)이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조석현 감독)로 돌아왔다. 스크린 복귀는 '써니'(2011) 이후 8년 만이다. 자식을 위해 꿈을 접은 한 여성의 굴곡 많은 삶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한때는 장미처럼 아름답고 찬란했을, 이 땅의 모든 어머니를 위한 헌사 같은 영화다.

8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유호정은 "최근 영화에서 보기 힘든 모성애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어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괴당한 딸을 둔 엄마, 성폭행당한 딸을 둔 엄마 같은 강한 소재의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어요. 배우가 아픈 역할을 하면 정말 아프고, 지치고 힘든 역할을 하면 정말 지치거든요. 그런 연기에 제가 몇 개월 동안 빠져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소소하지만 따뜻한 영화를 찾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영화는 강원도 해변에서 민박집을 하는 중년 여성 홍장미(유호정 분)와 그의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순철(오정세)이 오랜만에 해후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1970년대 낮에는 공장에서 재봉틀(미싱)을 돌리며 가수의 꿈을 키우던 젊은 홍장미(하연수)는 우연히 레코드 사장 눈에 띄어 순철(최우식)과 함께 남녀 듀엣 그룹 데뷔를 앞둔다. 그러나 남자친구 명환(이원근)이 갑자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장미는 싱글맘이 돼 밤업소를 전전하며 생업 전선에 뛰어든다.

전반부가 70년대 복고 감성을 바탕으로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한편의 뮤지컬 영화 같다면, 90년대부터는 홍장미와 딸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유호정이 연기한 중년의 홍장미는 녹즙기를 팔며 곰팡내 나는 반지하 방에서 고등학생 딸 현아(채수빈)와 함께 산다. 둘은 사소한 일로 늘 티격태격하지만 서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다. 그런 모녀 앞에 명환(박성웅)이 나타나면서 딸은 몰랐던 엄마의 과거를 알게 된다.

유호정은 "제가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이고, 이 작품에서 엄마 역할을 맡았지만 사실은 딸이 돼서 연기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촬영 내내 15년 전 돌아가신 엄마를 많이 떠올렸기 때문이다.

"홍장미의 삶이 실제 우리 엄마와 닮았어요. 엄마는 초등학교 이후부터 저와 여동생을 홀로 키우셨죠. 엄마는 제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 적이 없어요. 버릇없이 자랐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굉장히 엄하게 키우셨어요. 사춘기 때는 그런 엄마를 많이 원망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 역시 엄마에게 살가운 딸은 아니었어요. 엄마가 저에게 의지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무뚝뚝하게 대했죠. 그게 후회스러워요."

영화에는 홍수가 나 장미네 지하방에 물이 들이닥치는 장면이 나온다. 유호정은 "중학교 1학년 때 실제로 방에 물이 차서 대피하느라 학교도 못간 적이 있다"면서 "그때 엄마는 저와 동생을 옆에 있는 5층짜리 아파트로 대피시키고, 혼자 가재도구 등을 챙겨서 집 옥상 텐트에서 하룻밤을 지내셨다"고 떠올렸다.

유호정의 자전적 경험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영화 속에서 애절한 모성애로 표현됐다. 그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기에 부끄럽지 않은 영화로 완성돼 기쁘다"고 했다.

이 영화는 그가 주연한 영화 '써니'를 떠올리게도 한다.

유호정은 "저도 처음에는 그런 점을 우려했다"면서 "그러나 '써니'는 우연히 친구를 만나 과거 찬란했던 시절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지만, 이 작품은 홍장미의 인생을 통해 모성애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강조했다.

1989년 광고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유호정은 두 번째 출연작인 '옛날의 금잔디'(1991)에서 이재룡을 만나 1995년 결혼했다. 현재 18살 아들과 15살 딸을 두고 있다. 유호정은 연기자로서 롱런할 수 있었던 공을 가족에게 돌렸다.

"남편을 만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서는 서로 번갈아 가면서 일을 했죠. 남편이 일할 때는 제가 아이들을 돌보고, 제가 일을 할 때는 남편이 그 역할을 했어요. 그래서 지지치 않고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배우로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인지 중년 로맨스에 대해 그리움이 있어요. 더 늙기 전에 영화 '파리로 가는 길'의 주인공 다이안 레인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