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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김정은 4차 방중, ‘4대 관전 포인트’ 분석해보니
입력 2019.01.08 (19:19) 글로벌 돋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부터 3박 4일간 전격 방중 길에 오르면서 올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전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별열차를 타고 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3번의 북·중 정상회담이 대립과 갈등의 한반도에서 대화와 화해의 불씨를 살렸다면, 올해는 한반도에 불가역적 평화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외교전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 첫 번째 발걸음을 뗐다는 것이 이번 4차 방중의 가장 큰 의미로 분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한 4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2차 북미 정상 회담 임박 강력한 신호
CNN "백악관 하와이, 방콕, 하노이 검토 중"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올해 첫 외교 행보이며, 지난해 세 차례 방중에 이은 네 번째 공식 방문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른 시일 내에 열릴 것이라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첫 대외공식활동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져 올해도 북·중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주목된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방중 수행원 면면을 보면 북미 관계와 핵협상을 주도하는 인물로 구성돼 중국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가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했고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지난해 5월 7~8일, 6월 19~20일 방중해 시 주석과 2차, 3차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 앞서 "우리는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협상 중이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히며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조율이 마무리됐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CNN방송은 현지시각 8일 보도에서 미국 백악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미국 하와이와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등 3곳을 대상으로 현장 검토를 벌였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시진핑 주석의 조언을 구하거나 북·중 간 동맹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종료하려는 상황과 맞물려 중국에게 대미 지렛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 시점에 주목했다. AP는 이번 방중 보도가 북미 관료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 논의를 위해 베트남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 4차 방중 특별열차김정은 위원장 4차 방중 특별열차

더 복잡해질 수 있는 한반도 비핵화 함수
김정은 신년사, "다자 협상 적극 추진"
중국, '쌍궤병행' 해법 강조·'중국 역할론' 선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계를 평화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 협상도 적극 추진하며 항구적인 평화 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라며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다자협상을 제안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신년사 때 제안한 다자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전협정 당사자들의 긴밀한 연계'라는 표현에 주목하며 북한이 남북중미 4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올해 외교목표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을 한반도 평화정착 프로세스에 참여시키는 전략적 움직임을 시도한다면 지금보다 복잡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미중 간에 이해가 얽히고 러시아와 일본까지 간섭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만큼 논의과정이 길어지고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미 대화를 촉진시키며 비핵화 해법에 총력을 기울여 온 우리 정부도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김 위원장 방중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의 밀착도가 높아지는 것을 미국이 반기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6·12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지난해 가을 북미 간 협상이 교착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배후론'을 제기하며 북·중 밀착을 강하게 견제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뤄질 것으로 보였던 시 주석의 방북이 무산된 것도 미국의 강한 견제 때문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정설이다.

북·중 '밀착'을 통해 북미협상에 대해 중국이 목소리를 점차 높여 가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다자협상'을 비핵화 협상과 병행하는 중국의 '쌍궤병행' 해법이 부상하는 상황도 미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중국이 주한미군 조정, 유엔군사령부 문제 등을 평화체제 협상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거론하고 나서면서 협상이 더 큰 암초를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신문(2019년 1월 8일)북한 노동신문(2019년 1월 8일)

김정은의 북한, 정상국가·정상외교 시동

북한 고위급 인사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7일 북·중 접경지대인 랴오닝성 단둥을 통과했다고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 등 일본 매체들이 보도를 터트렸다. 교도통신은 베이징발 기사에서 이날 오후부터 단둥역 주변이 삼엄한 경제 태세에 놓였다고 보도하며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단둥 지역 호텔 숙박객들은 압록강이 내려다보이는 방에 묵을 수 없었다며 북한 신의주에서 강을 건너 들어오는 열차가 목격되는 것을 막는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도 단둥역에서 이상 동향이 포착된다면서 북한에서 누군가 나온 게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 단둥역 쪽 통행이 차단됐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네티즌의 글도 게시됐다. 그리고 북한 고위급의 방중을 암시하는 네티즌의 글들은 올라오자마자 곧바로 삭제됐다.

여기까지의 상황은 과거와 유사하다. 그러나 8일 오전 8시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은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신 습근평(시진핑) 동지의 초청에 의하며 2019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시게 됩니다"라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 위원장의 베이징 도착 이전에 방중 사실을 보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중국 중앙 TV도 오전 8시 같은 시각 조선중앙방송과 동시에 같은 보도를 내놓았다. 김 위원장 방중 발표 시간을 사전에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거나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때 관련 사실을 공개해온 과거 사례와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것으로, 북·중 정상 간 만남이 정상국가 사이의 교류임을 내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됐다.

특히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시점이 점점 빨라지고 있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집권 후 첫 해외 방문이었던 지난해 3월 25∼28일 1차 방중 당시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중국을 빠져나간 28일 오전에야 중국 관영언론과 동시에 관련 보도를 내놨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5월 7∼8일 랴오닝성 다롄을 찾아 시진핑 주석과 '깜짝' 회동한 2차 방중 때도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다롄에서 출발한 8일 저녁 북·중 언론이 이를 동시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의 이런 '사후보도' 모습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인 6월 11일 오전 일제히 "김 위원장이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로부터 일주일 뒤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지난해 6월 19∼20일) 때 북한 매체들은 베이징에 도착해 방중 일정을 소화하는 도중인 20일 오전 이 사실을 전파했는데, 우리 통일부는 당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올해 첫 외교 이벤트로 선택했다면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이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러시아 방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본격적인 외교 행보를 앞두고 북한 당국이 정상국가로의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북 제재 완화 탐색 통한 경제 활로 찾기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 영향으로 북한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게 전달한 식량이 전달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보도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발간한 북한 국가보고서에서 지난해 11월 임신한 여성과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 5세 이하 아동 등 46만 명에게 363t의 식량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원 규모는 10월 47만 5천여 명에게 1천83t을 전달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WFP는 "원재료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달에는 계획대로 식량을 배분하지 못했다"며 대북제재에 따라 물품 조달과 해상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식량 생산부터 완성까지 6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WFP는 대북제재 외에도 북한에서 인도지원 사업을 펼치며 겪는 어려움으로 자금이 모자란 점, 현지 은행거래 채널이 부족한 점, 유효하고 정확한 정보에 접근이 어려운 점 등을 꼽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은 미국의 강력한 대북제재 속에서 신년사에서 언급한 경제성장의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 자력갱생과 자강력을 강조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그나마 기댈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방중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북핵 문제는 물론 북·중 경제협력과 군사 현안까지 두루 챙길 수 있는 전문가들로 수행단을 꾸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방중 기간 중국 내 발전된 산업시설을 참관하고, 특히 톈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개혁·개방 현장을 답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전력 시설, 관광과 건설 분야 인프라에도 김 위원장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 그리고 2020년 이후의 단기, 중기 로드맵을 들고 중국으로 향했을 것이고 신년사에서 언급한 평화체제로의 전환 그리고 비핵화와 북미 관계, 경제문제, 남북관계까지 앞으로의 추진 전략을 중국 측에 설명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에 이번 이번 방중의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글로벌 돋보기] 김정은 4차 방중, ‘4대 관전 포인트’ 분석해보니
    • 입력 2019-01-08 19:19:58
    글로벌 돋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부터 3박 4일간 전격 방중 길에 오르면서 올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전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별열차를 타고 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3번의 북·중 정상회담이 대립과 갈등의 한반도에서 대화와 화해의 불씨를 살렸다면, 올해는 한반도에 불가역적 평화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외교전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 첫 번째 발걸음을 뗐다는 것이 이번 4차 방중의 가장 큰 의미로 분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한 4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2차 북미 정상 회담 임박 강력한 신호
CNN "백악관 하와이, 방콕, 하노이 검토 중"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올해 첫 외교 행보이며, 지난해 세 차례 방중에 이은 네 번째 공식 방문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른 시일 내에 열릴 것이라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첫 대외공식활동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져 올해도 북·중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주목된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방중 수행원 면면을 보면 북미 관계와 핵협상을 주도하는 인물로 구성돼 중국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가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했고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지난해 5월 7~8일, 6월 19~20일 방중해 시 주석과 2차, 3차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 앞서 "우리는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협상 중이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히며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조율이 마무리됐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CNN방송은 현지시각 8일 보도에서 미국 백악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미국 하와이와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등 3곳을 대상으로 현장 검토를 벌였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시진핑 주석의 조언을 구하거나 북·중 간 동맹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종료하려는 상황과 맞물려 중국에게 대미 지렛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 시점에 주목했다. AP는 이번 방중 보도가 북미 관료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 논의를 위해 베트남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 4차 방중 특별열차김정은 위원장 4차 방중 특별열차

더 복잡해질 수 있는 한반도 비핵화 함수
김정은 신년사, "다자 협상 적극 추진"
중국, '쌍궤병행' 해법 강조·'중국 역할론' 선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계를 평화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 협상도 적극 추진하며 항구적인 평화 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라며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다자협상을 제안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신년사 때 제안한 다자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전협정 당사자들의 긴밀한 연계'라는 표현에 주목하며 북한이 남북중미 4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올해 외교목표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을 한반도 평화정착 프로세스에 참여시키는 전략적 움직임을 시도한다면 지금보다 복잡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미중 간에 이해가 얽히고 러시아와 일본까지 간섭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만큼 논의과정이 길어지고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미 대화를 촉진시키며 비핵화 해법에 총력을 기울여 온 우리 정부도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김 위원장 방중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의 밀착도가 높아지는 것을 미국이 반기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6·12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지난해 가을 북미 간 협상이 교착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배후론'을 제기하며 북·중 밀착을 강하게 견제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뤄질 것으로 보였던 시 주석의 방북이 무산된 것도 미국의 강한 견제 때문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정설이다.

북·중 '밀착'을 통해 북미협상에 대해 중국이 목소리를 점차 높여 가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다자협상'을 비핵화 협상과 병행하는 중국의 '쌍궤병행' 해법이 부상하는 상황도 미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중국이 주한미군 조정, 유엔군사령부 문제 등을 평화체제 협상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거론하고 나서면서 협상이 더 큰 암초를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신문(2019년 1월 8일)북한 노동신문(2019년 1월 8일)

김정은의 북한, 정상국가·정상외교 시동

북한 고위급 인사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7일 북·중 접경지대인 랴오닝성 단둥을 통과했다고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 등 일본 매체들이 보도를 터트렸다. 교도통신은 베이징발 기사에서 이날 오후부터 단둥역 주변이 삼엄한 경제 태세에 놓였다고 보도하며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단둥 지역 호텔 숙박객들은 압록강이 내려다보이는 방에 묵을 수 없었다며 북한 신의주에서 강을 건너 들어오는 열차가 목격되는 것을 막는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도 단둥역에서 이상 동향이 포착된다면서 북한에서 누군가 나온 게 아니냐는 글이 올라왔다. 단둥역 쪽 통행이 차단됐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네티즌의 글도 게시됐다. 그리고 북한 고위급의 방중을 암시하는 네티즌의 글들은 올라오자마자 곧바로 삭제됐다.

여기까지의 상황은 과거와 유사하다. 그러나 8일 오전 8시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은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신 습근평(시진핑) 동지의 초청에 의하며 2019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시게 됩니다"라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 위원장의 베이징 도착 이전에 방중 사실을 보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중국 중앙 TV도 오전 8시 같은 시각 조선중앙방송과 동시에 같은 보도를 내놓았다. 김 위원장 방중 발표 시간을 사전에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거나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때 관련 사실을 공개해온 과거 사례와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것으로, 북·중 정상 간 만남이 정상국가 사이의 교류임을 내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됐다.

특히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시점이 점점 빨라지고 있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집권 후 첫 해외 방문이었던 지난해 3월 25∼28일 1차 방중 당시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중국을 빠져나간 28일 오전에야 중국 관영언론과 동시에 관련 보도를 내놨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5월 7∼8일 랴오닝성 다롄을 찾아 시진핑 주석과 '깜짝' 회동한 2차 방중 때도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다롄에서 출발한 8일 저녁 북·중 언론이 이를 동시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의 이런 '사후보도' 모습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인 6월 11일 오전 일제히 "김 위원장이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로부터 일주일 뒤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지난해 6월 19∼20일) 때 북한 매체들은 베이징에 도착해 방중 일정을 소화하는 도중인 20일 오전 이 사실을 전파했는데, 우리 통일부는 당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올해 첫 외교 이벤트로 선택했다면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이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러시아 방문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본격적인 외교 행보를 앞두고 북한 당국이 정상국가로의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북 제재 완화 탐색 통한 경제 활로 찾기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 영향으로 북한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게 전달한 식량이 전달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보도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발간한 북한 국가보고서에서 지난해 11월 임신한 여성과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 5세 이하 아동 등 46만 명에게 363t의 식량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원 규모는 10월 47만 5천여 명에게 1천83t을 전달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WFP는 "원재료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달에는 계획대로 식량을 배분하지 못했다"며 대북제재에 따라 물품 조달과 해상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식량 생산부터 완성까지 6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WFP는 대북제재 외에도 북한에서 인도지원 사업을 펼치며 겪는 어려움으로 자금이 모자란 점, 현지 은행거래 채널이 부족한 점, 유효하고 정확한 정보에 접근이 어려운 점 등을 꼽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은 미국의 강력한 대북제재 속에서 신년사에서 언급한 경제성장의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 자력갱생과 자강력을 강조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그나마 기댈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방중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북핵 문제는 물론 북·중 경제협력과 군사 현안까지 두루 챙길 수 있는 전문가들로 수행단을 꾸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방중 기간 중국 내 발전된 산업시설을 참관하고, 특히 톈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개혁·개방 현장을 답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전력 시설, 관광과 건설 분야 인프라에도 김 위원장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 그리고 2020년 이후의 단기, 중기 로드맵을 들고 중국으로 향했을 것이고 신년사에서 언급한 평화체제로의 전환 그리고 비핵화와 북미 관계, 경제문제, 남북관계까지 앞으로의 추진 전략을 중국 측에 설명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에 이번 이번 방중의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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