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거래’에 물거품 된 복직의 꿈…거리로 나선 ‘콜텍’ 노동자들

입력 2019.01.08 (19:29) 수정 2019.01.0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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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복직을 위해 75m 굴뚝 위에서 단식에 나선 노동자가 있고, 광화문 거리에서 기타를 메고 복직을 외친 노동자도 있습니다.

2007년 해고된 통기타 제작사 콜텍의 노동자들인데요.

박근혜 정부 사법 거래 대상으로 지목된 대법원 판결의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고투쟁 13년째, 이제는 끝장내자! 이제는 끝장내자!"]

가족의 생계라는 삶의 무게 때문에 스무 명이 넘던 동료는 셋만 남았습니다.

손에 든 기타의 목은 해고 12년의 굴곡진 삶처럼 구부러졌습니다.

예순 살 정년이 눈앞이지만, 콜텍 노동자들의 소원은 여전히 복직입니다.

[임재춘/콜텍 해고자 : "최고로 좋은 기타 만들어서, 가수들한테 좋은 소리 들려주는 게 꿈입니다."]

국내 굴지의 통기타 생산업체였던 콜텍은 중국 등에 공장을 세우고 2007년 국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습니다.

노동자들은 해고 무효 소송을 냈지만, 2012년 대법원에서 졌습니다.

이렇게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이 지난해 사법 농단 수사 과정에서 정리해고 요건 정립에 동원됐다는 사법 거래 의혹이 드러났습니다.

[김경봉/콜텍 해고자 : "판결을 그렇게 뒤집을 수 있는 정치권과 사법부가 한몸이 돼서 할 수 있다는 것에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평생 기타를 만들었지만, 연주할 줄도 몰랐던 노동자들은 해고 이후 악기를 배웠고, 그 음악의 힘으로 자신들의 얘기를 알리며 지난 12년을 버텨왔습니다.

[이인근/콜텍 해고자 : "못 치는 기타지만, 그래도 좀 치면서 노래 몇 곡 부르고 나면 또 그 속 상했던 마음이 또 풀어지고 이러면서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청춘을 바친 공장에서 사원증을 메고 정년을 맞고 싶다는 소박한 꿈.

콜텍 노동자들은 그 꿈을 위한 마지막 투쟁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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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거래’에 물거품 된 복직의 꿈…거리로 나선 ‘콜텍’ 노동자들
    • 입력 2019-01-08 19:35:19
    • 수정2019-01-09 07: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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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복직을 위해 75m 굴뚝 위에서 단식에 나선 노동자가 있고, 광화문 거리에서 기타를 메고 복직을 외친 노동자도 있습니다.

2007년 해고된 통기타 제작사 콜텍의 노동자들인데요.

박근혜 정부 사법 거래 대상으로 지목된 대법원 판결의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고투쟁 13년째, 이제는 끝장내자! 이제는 끝장내자!"]

가족의 생계라는 삶의 무게 때문에 스무 명이 넘던 동료는 셋만 남았습니다.

손에 든 기타의 목은 해고 12년의 굴곡진 삶처럼 구부러졌습니다.

예순 살 정년이 눈앞이지만, 콜텍 노동자들의 소원은 여전히 복직입니다.

[임재춘/콜텍 해고자 : "최고로 좋은 기타 만들어서, 가수들한테 좋은 소리 들려주는 게 꿈입니다."]

국내 굴지의 통기타 생산업체였던 콜텍은 중국 등에 공장을 세우고 2007년 국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했습니다.

노동자들은 해고 무효 소송을 냈지만, 2012년 대법원에서 졌습니다.

이렇게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이 지난해 사법 농단 수사 과정에서 정리해고 요건 정립에 동원됐다는 사법 거래 의혹이 드러났습니다.

[김경봉/콜텍 해고자 : "판결을 그렇게 뒤집을 수 있는 정치권과 사법부가 한몸이 돼서 할 수 있다는 것에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평생 기타를 만들었지만, 연주할 줄도 몰랐던 노동자들은 해고 이후 악기를 배웠고, 그 음악의 힘으로 자신들의 얘기를 알리며 지난 12년을 버텨왔습니다.

[이인근/콜텍 해고자 : "못 치는 기타지만, 그래도 좀 치면서 노래 몇 곡 부르고 나면 또 그 속 상했던 마음이 또 풀어지고 이러면서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청춘을 바친 공장에서 사원증을 메고 정년을 맞고 싶다는 소박한 꿈.

콜텍 노동자들은 그 꿈을 위한 마지막 투쟁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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