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삼성·애플이 손잡은 배경은?…‘적과의 동침’

입력 2019.01.08 (20:37) 수정 2019.01.0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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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국제부 최성원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는 '적과의 동침'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이야깁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최대 경쟁자로 알려졌죠.

그런데 스마트 TV 분야에서 두 기업이 손을 잡으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가 현지시각으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합니다.

나흘간 열리는 이번 CES에는 150여 개 국에서 4천 5백여 개 업체가 참여하고 관람객이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막에 앞서 삼성전자가 행사를 마련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경쟁사인 애플과 협력해 업계 최초로 삼성 스마트TV에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를 동시에 탑재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앤드류 시보리/삼성전자 아메리카 부사장 : "앞으로 100개국 이상의 사용자들이 애플 콘텐츠를 삼성 스마트 TV에서 볼 수 있게 됐는데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애플 소프트웨어는 오직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삼성전자 스마트 TV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된 겁니다.

삼성 스마트TV 사용자는 애플의 대표적인 미디어 플랫폼인 아이튠즈를 통해 다양한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구매해 대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는데요,

애플 기기에 저장된 동영상과 음악, 사진 등도 TV를 통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아이튠즈가 애플 외 타사 기기에 탑재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애플이 음악 콘텐츠를 제공한 적은 있지만 '아이튠즈'가 통째로 타사 제품에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협업에 대해 블룸버그는 "과거에는 애플과 삼성이 협력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애플이 타사와 협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현지시간 어제 애플과의 협업 소식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폴 가뇽/IHS 마킷 연구담당 이사 : "애플의 폐쇄적 콘텐츠 서비스 전략에 처음으로 균열이 간 것인데 애플의 전략에 중대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무엇보다 두 기업이 손을 잡았다는 점이 놀라운데요.

오랫동안 특허권 소송까지 벌였잖아요.

[기자]

네, 사실 삼성과 애플은 지난 2011년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권 등을 놓고 오랫동안 법정 다툼을 벌여왔습니다.

7년간 이어졌던 소송은 지난해 6월 양사 화해로 끝이 났는데요.

어떤 조건으로 분쟁이 타결됐는지 구체적인 화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양측이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같은 요구에 대해 또 다른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합의한 것이라고 현지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에도 삼성과 애플이 화해에 도달한 이유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왔는데, 이번에 양측 간에 협력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진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경쟁사인 삼성과 애플이 손을 잡게 된 배경이 뭘까요?

[기자]

애플이 자사 소프트웨어를 삼성에 개방한 데는 급변하는 IT 시장에서 애플의 위상 변화와 아이폰 판매 둔화 등이 작용했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애플은 2019년 회계연도 1분기 실적 전망치를 8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94조 3천억 원인데 애초 전망치보다 5~9% 낮춰 시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에 따라 주가도 폭락했습니다.

애플이 매출 전망을 내려 잡은 것은 16년 만에 처음입니다.

애플은 중국 내 매출 부진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2015년 12.5%였던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7.8%로 떨어졌습니다.

또 아이폰 평균 판매단가가 상승하면서 결과적으로 판매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블룸버그는 "애플은 기술과 미디어를 결합한 서비스를 보강함으로써 아이폰 매출 둔화를 보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애플의 전 마케팅 분야 담당자였던 마이클 가튼버그는 삼성과 애플의 협업에 대해 "애플이 삼성을 더는 예전처럼 적으로만 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외신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0조 8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8% 정도 감소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협업으로 충성도가 높은 애플 고객을 자사의 스마트 TV에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 수단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적과의 동침' 소식에 시장의 반응이 뜨거운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 등 IT 업계의 위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둔화로 IT 업계의 글로벌 불황이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 적과의 동거까지 감행해야 하는 IT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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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삼성·애플이 손잡은 배경은?…‘적과의 동침’
    • 입력 2019-01-08 20:41:33
    • 수정2019-01-08 20:52:43
    글로벌24
[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국제부 최성원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는 '적과의 동침'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이야깁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최대 경쟁자로 알려졌죠.

그런데 스마트 TV 분야에서 두 기업이 손을 잡으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가 현지시각으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합니다.

나흘간 열리는 이번 CES에는 150여 개 국에서 4천 5백여 개 업체가 참여하고 관람객이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막에 앞서 삼성전자가 행사를 마련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경쟁사인 애플과 협력해 업계 최초로 삼성 스마트TV에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를 동시에 탑재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앤드류 시보리/삼성전자 아메리카 부사장 : "앞으로 100개국 이상의 사용자들이 애플 콘텐츠를 삼성 스마트 TV에서 볼 수 있게 됐는데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애플 소프트웨어는 오직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삼성전자 스마트 TV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된 겁니다.

삼성 스마트TV 사용자는 애플의 대표적인 미디어 플랫폼인 아이튠즈를 통해 다양한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구매해 대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는데요,

애플 기기에 저장된 동영상과 음악, 사진 등도 TV를 통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아이튠즈가 애플 외 타사 기기에 탑재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애플이 음악 콘텐츠를 제공한 적은 있지만 '아이튠즈'가 통째로 타사 제품에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협업에 대해 블룸버그는 "과거에는 애플과 삼성이 협력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애플이 타사와 협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현지시간 어제 애플과의 협업 소식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폴 가뇽/IHS 마킷 연구담당 이사 : "애플의 폐쇄적 콘텐츠 서비스 전략에 처음으로 균열이 간 것인데 애플의 전략에 중대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무엇보다 두 기업이 손을 잡았다는 점이 놀라운데요.

오랫동안 특허권 소송까지 벌였잖아요.

[기자]

네, 사실 삼성과 애플은 지난 2011년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권 등을 놓고 오랫동안 법정 다툼을 벌여왔습니다.

7년간 이어졌던 소송은 지난해 6월 양사 화해로 끝이 났는데요.

어떤 조건으로 분쟁이 타결됐는지 구체적인 화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양측이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같은 요구에 대해 또 다른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합의한 것이라고 현지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에도 삼성과 애플이 화해에 도달한 이유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왔는데, 이번에 양측 간에 협력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진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경쟁사인 삼성과 애플이 손을 잡게 된 배경이 뭘까요?

[기자]

애플이 자사 소프트웨어를 삼성에 개방한 데는 급변하는 IT 시장에서 애플의 위상 변화와 아이폰 판매 둔화 등이 작용했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애플은 2019년 회계연도 1분기 실적 전망치를 8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94조 3천억 원인데 애초 전망치보다 5~9% 낮춰 시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에 따라 주가도 폭락했습니다.

애플이 매출 전망을 내려 잡은 것은 16년 만에 처음입니다.

애플은 중국 내 매출 부진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2015년 12.5%였던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7.8%로 떨어졌습니다.

또 아이폰 평균 판매단가가 상승하면서 결과적으로 판매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블룸버그는 "애플은 기술과 미디어를 결합한 서비스를 보강함으로써 아이폰 매출 둔화를 보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애플의 전 마케팅 분야 담당자였던 마이클 가튼버그는 삼성과 애플의 협업에 대해 "애플이 삼성을 더는 예전처럼 적으로만 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외신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0조 8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8% 정도 감소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협업으로 충성도가 높은 애플 고객을 자사의 스마트 TV에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 수단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적과의 동침' 소식에 시장의 반응이 뜨거운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 등 IT 업계의 위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둔화로 IT 업계의 글로벌 불황이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 적과의 동거까지 감행해야 하는 IT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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