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노인이 생각하는 노인은 ‘72.5세’…연금 올려도 ‘무용지물’

입력 2019.01.08 (21:31) 수정 2019.01.0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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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 살부터 노인일까요?

법이 정한 나이는 65살인데요, 그에 해당하는 분들에게 물었더니 평균 72.5세라고 답했습니다.

정작 노인들은 73살은 되어야 노인이다, 이렇게 여긴다는 소리인데요,

2년 전 조사 때보다 1.5살이 더 늘었습니다.

노인 3명 중 한 명은 일을 하고, 대부분은 생계비 마련을 위해서입니다.

다들 형편이 빠듯하다는 건데요,

실제, 경제 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건강이나 주거 상태보다 낮았습니다.

노후 빈곤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는 빈곤층에게 생계급여를 주고 4월부터는 기초연금도 올립니다.

문제는 이런 노력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점인데요, 왜 그럴까요?

엄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초생활수급자인 이 할아버지는 매달 생계급여를 받습니다.

50만 원을 받아야 하는데 통장에는 25만 원만 들어옵니다.

기초연금으로 받는 25만 원만큼 생계급여가 깎이는 겁니다.

[기초생활수급 노인/음성변조 : "노인을 우롱하는 것이죠. 먹고 싶은 거 먹고, 그 돈을 아껴서 저축을 할 때 그 사람이 즐거움이 있는 것이잖아요."]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보고 생계급여를 그만큼 깎는 구조입니다.

기초연금이 아무리 올라봤자 생계급여를 받는 최빈곤층이 받는 총액은 늘지 않습니다.

[오건호/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 : "역진적 격차라고 볼 수 있고 최근 소득분위별 소득격차가 심화되는 데도 저는 이게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이른바 '줬다 뺏는' 제도의 모순이 노인 빈곤 해소를 늦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예정대로 4월부터 저소득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5만 원씩 더 주면 빈곤율 완화 효과는 오히려 3.5%p 떨어집니다.

기초연금이 오를수록 효과는 더 낮아집니다.

특히 노인 1인 가구는 빈곤율 완화 효과가 더 떨어져 노인 부부 가구보다 격차가 2배에 가깝습니다.

[최병근/국회 입법조사관 : "어느 정부가 들어오든지, 기초연금이 줄어들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괴리가 더 또 커질 것이고, (연금을) 줬다 뺏다 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 고민을 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정부는 현행 25만 원인 기초연금을 40만 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제도로는 가난한 노인들의 빈곤 격차가 갈수록 심화될 수 있다며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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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노인이 생각하는 노인은 ‘72.5세’…연금 올려도 ‘무용지물’
    • 입력 2019-01-08 21:37:46
    • 수정2019-01-08 21:40:08
    뉴스 9
[앵커]

몇 살부터 노인일까요?

법이 정한 나이는 65살인데요, 그에 해당하는 분들에게 물었더니 평균 72.5세라고 답했습니다.

정작 노인들은 73살은 되어야 노인이다, 이렇게 여긴다는 소리인데요,

2년 전 조사 때보다 1.5살이 더 늘었습니다.

노인 3명 중 한 명은 일을 하고, 대부분은 생계비 마련을 위해서입니다.

다들 형편이 빠듯하다는 건데요,

실제, 경제 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건강이나 주거 상태보다 낮았습니다.

노후 빈곤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는 빈곤층에게 생계급여를 주고 4월부터는 기초연금도 올립니다.

문제는 이런 노력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점인데요, 왜 그럴까요?

엄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초생활수급자인 이 할아버지는 매달 생계급여를 받습니다.

50만 원을 받아야 하는데 통장에는 25만 원만 들어옵니다.

기초연금으로 받는 25만 원만큼 생계급여가 깎이는 겁니다.

[기초생활수급 노인/음성변조 : "노인을 우롱하는 것이죠. 먹고 싶은 거 먹고, 그 돈을 아껴서 저축을 할 때 그 사람이 즐거움이 있는 것이잖아요."]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보고 생계급여를 그만큼 깎는 구조입니다.

기초연금이 아무리 올라봤자 생계급여를 받는 최빈곤층이 받는 총액은 늘지 않습니다.

[오건호/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 : "역진적 격차라고 볼 수 있고 최근 소득분위별 소득격차가 심화되는 데도 저는 이게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이른바 '줬다 뺏는' 제도의 모순이 노인 빈곤 해소를 늦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예정대로 4월부터 저소득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5만 원씩 더 주면 빈곤율 완화 효과는 오히려 3.5%p 떨어집니다.

기초연금이 오를수록 효과는 더 낮아집니다.

특히 노인 1인 가구는 빈곤율 완화 효과가 더 떨어져 노인 부부 가구보다 격차가 2배에 가깝습니다.

[최병근/국회 입법조사관 : "어느 정부가 들어오든지, 기초연금이 줄어들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괴리가 더 또 커질 것이고, (연금을) 줬다 뺏다 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 고민을 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정부는 현행 25만 원인 기초연금을 40만 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제도로는 가난한 노인들의 빈곤 격차가 갈수록 심화될 수 있다며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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