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가압류 당한 노동자, ‘극단적 선택 고민’ 일반인의 20배”

입력 2019.01.24 (15:28) 수정 2019.01.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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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비율이 일반인의 20배 가까이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민단체 '손잡고'와 '심리치유센터 와락', 고려대학교 김승섭 교수 연수팀은 오늘(24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18년 손해배상 가압류 피해 노동자 노동권 침해와 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연구팀이 손해배상 가압류를 당한 경험이 있는 노동자 230여 명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1년 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남성 노동자는 일반인에 비해 19.6배, 여성 노동자는 14.3배 높은 수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박주영 박사는 이에 대해 "한국 사회가 OECD 국가 중 가장 자살률이 높은데, 그런 사회의 남성 인구와 비교했을 때 19.6배가 높다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10억 원 이상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 사람은 전체의 약 74%로, 특히 200억 원 이상 걸려 있는 응답자도 전체의 24%에 달했습니다.

20%가 넘는 응답자는 손배가압류 금액을 들먹이는 회유나 협박을 당한 적이 있거나, 관리자에게 감시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대다수 노동자인 응답자의 95%는 손해배상 소송 이후 동료가 노동조합을 탈퇴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손배가압류를 당한 경험이 있는 노동자에 대해 이뤄진 첫 실태조사로, 손배가압류에 따른 노동권 침해 실태와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동안 이뤄졌습니다.

박래군 손잡고 운영위원은 "손배가압류가 노동 3권을 파괴할 뿐 아니라 노동자 개인을 파괴한다는 것을 실제 데이터로서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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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배가압류 당한 노동자, ‘극단적 선택 고민’ 일반인의 20배”
    • 입력 2019-01-24 15:28:55
    • 수정2019-01-24 15:47:29
    사회
손해배상 가압류를 당한 노동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비율이 일반인의 20배 가까이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민단체 '손잡고'와 '심리치유센터 와락', 고려대학교 김승섭 교수 연수팀은 오늘(24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18년 손해배상 가압류 피해 노동자 노동권 침해와 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연구팀이 손해배상 가압류를 당한 경험이 있는 노동자 230여 명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1년 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남성 노동자는 일반인에 비해 19.6배, 여성 노동자는 14.3배 높은 수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박주영 박사는 이에 대해 "한국 사회가 OECD 국가 중 가장 자살률이 높은데, 그런 사회의 남성 인구와 비교했을 때 19.6배가 높다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10억 원 이상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 사람은 전체의 약 74%로, 특히 200억 원 이상 걸려 있는 응답자도 전체의 24%에 달했습니다.

20%가 넘는 응답자는 손배가압류 금액을 들먹이는 회유나 협박을 당한 적이 있거나, 관리자에게 감시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대다수 노동자인 응답자의 95%는 손해배상 소송 이후 동료가 노동조합을 탈퇴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손배가압류를 당한 경험이 있는 노동자에 대해 이뤄진 첫 실태조사로, 손배가압류에 따른 노동권 침해 실태와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동안 이뤄졌습니다.

박래군 손잡고 운영위원은 "손배가압류가 노동 3권을 파괴할 뿐 아니라 노동자 개인을 파괴한다는 것을 실제 데이터로서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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