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수사는 지금부터

입력 2019.01.25 (07:42) 수정 2019.01.2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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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사법 농단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됐습니다. 헌정 사상 처음있는 사법 수장의 구속입니다. 사법부 입장에서는 치욕적인 뼈아픈 사건이지만 이는 사법부가 자초한 결과입니다. 재판 거래가 대표적입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만나 재판 계획을 논의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재판 거래로 보고 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과 무관하며 판결이 가져올 한일 간의 파장 등을 검토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본연의 업무를 벗어난 통제받지 않는 권력은 단죄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엄연한 증거 앞에서도 모른다거나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로 일관한 것, 자신을 불리하게 한 후배 법관의 진술을 거짓이라고 주장한 것 등이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법농단에 대한 수사는 진행형입니다. 구속영장 발부로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간의 본격적인 법적 다툼은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 재판에 앞서 지나치게 구속영장에 관심을 유도하는 현상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를 유리하게 이끌려고 늘 구속 수사에 매달리며 여론전을 펴는 검찰의 수사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긴 하지만 구속영장 단계부터 연일 입장을 쏟아낸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 언론의 반응도 재판부에 대한 압력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공은 사법부로 다시 넘어갔습니다. 사법 수장의 구속 수감은 사법부의 오욕의 역사입니다. 사법부 내부의 충격과 갈등을 수습하고 사법개혁을 이뤄 신뢰를 되찾는 일은 사법부 스스로의 몫입니다. 재판관의 결정은 최후의 결정입니다. 그것은 진실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더 정확해야 합니다. 하물며 사법농단에 대한 판결입니다. 재판에서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진실을 가려내기 바랍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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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수사는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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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1-25 07: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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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사법 농단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됐습니다. 헌정 사상 처음있는 사법 수장의 구속입니다. 사법부 입장에서는 치욕적인 뼈아픈 사건이지만 이는 사법부가 자초한 결과입니다. 재판 거래가 대표적입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만나 재판 계획을 논의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재판 거래로 보고 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과 무관하며 판결이 가져올 한일 간의 파장 등을 검토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본연의 업무를 벗어난 통제받지 않는 권력은 단죄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엄연한 증거 앞에서도 모른다거나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로 일관한 것, 자신을 불리하게 한 후배 법관의 진술을 거짓이라고 주장한 것 등이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법농단에 대한 수사는 진행형입니다. 구속영장 발부로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간의 본격적인 법적 다툼은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 재판에 앞서 지나치게 구속영장에 관심을 유도하는 현상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를 유리하게 이끌려고 늘 구속 수사에 매달리며 여론전을 펴는 검찰의 수사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긴 하지만 구속영장 단계부터 연일 입장을 쏟아낸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 언론의 반응도 재판부에 대한 압력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공은 사법부로 다시 넘어갔습니다. 사법 수장의 구속 수감은 사법부의 오욕의 역사입니다. 사법부 내부의 충격과 갈등을 수습하고 사법개혁을 이뤄 신뢰를 되찾는 일은 사법부 스스로의 몫입니다. 재판관의 결정은 최후의 결정입니다. 그것은 진실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더 정확해야 합니다. 하물며 사법농단에 대한 판결입니다. 재판에서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진실을 가려내기 바랍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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