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에 두 대통령…베네수엘라, ‘신냉전의 전장’ 되나?

입력 2019.01.25 (21:44) 수정 2019.01.2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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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간 물가상승률 130만 퍼센트,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2명의 대통령이 존재하는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미국과 서방은 야권 지도자 과이도 국회의장을 새 대통령으로 인정한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은 기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연대의사를 분명히 해, 베네수엘라가 신냉전의 전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상파울루 이재환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마두로 대통령이 재집권한 지 2주째, 대도시를 중심으로 연일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수년째 계속되는 극심한 경제난에 민심이 폭발한 겁니다.

[엑토르 실바/반정부 시위대 : "배고품과 의약품 부족에 지쳤습니다. 사람들이 거리에서 굶어 죽고 있어요."]

마두로 정부가 군과 친정부 민병대를 동원해 유혈진압에 나서면서 지금까지 최소 26명이 사망했다고 인권단체는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정부 투쟁 선봉에 서 있는 30대의 야권지도자 과이도 국회의장이 스스로 임시 대통령임을 선언하자 미국, 유럽연합과 브라질, 칠레 등 중남미의 우파 국가들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군사적 개입을 고려하진 않고 있다던 트럼프 행정부는 220억 원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하며 과이도 의장을 측면 지원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베너수엘라에 대한 군사 옵션을 고려하고 있습니까?)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쿠바 등 중남미 좌파 국가들은 미국의 내정간섭이라며 마두로 대통령과의 연대를 표명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사태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 간에 파워게임에 들어간 모양새입니다.

최대 변수는 군부입니다. 일단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재확인했지만, 동요하는 군인들이 갈수록 늘어나 정국은 혼돈 그 자체입니다.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의 20%를 수입하는 미국은 수입 제한을 검토하며 마두로 정권의 자금원 봉쇄 전략도 강구하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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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나라에 두 대통령…베네수엘라, ‘신냉전의 전장’ 되나?
    • 입력 2019-01-25 21:47:00
    • 수정2019-01-25 21: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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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간 물가상승률 130만 퍼센트,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2명의 대통령이 존재하는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미국과 서방은 야권 지도자 과이도 국회의장을 새 대통령으로 인정한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은 기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연대의사를 분명히 해, 베네수엘라가 신냉전의 전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상파울루 이재환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마두로 대통령이 재집권한 지 2주째, 대도시를 중심으로 연일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수년째 계속되는 극심한 경제난에 민심이 폭발한 겁니다.

[엑토르 실바/반정부 시위대 : "배고품과 의약품 부족에 지쳤습니다. 사람들이 거리에서 굶어 죽고 있어요."]

마두로 정부가 군과 친정부 민병대를 동원해 유혈진압에 나서면서 지금까지 최소 26명이 사망했다고 인권단체는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정부 투쟁 선봉에 서 있는 30대의 야권지도자 과이도 국회의장이 스스로 임시 대통령임을 선언하자 미국, 유럽연합과 브라질, 칠레 등 중남미의 우파 국가들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군사적 개입을 고려하진 않고 있다던 트럼프 행정부는 220억 원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하며 과이도 의장을 측면 지원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베너수엘라에 대한 군사 옵션을 고려하고 있습니까?)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쿠바 등 중남미 좌파 국가들은 미국의 내정간섭이라며 마두로 대통령과의 연대를 표명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사태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 간에 파워게임에 들어간 모양새입니다.

최대 변수는 군부입니다. 일단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재확인했지만, 동요하는 군인들이 갈수록 늘어나 정국은 혼돈 그 자체입니다.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의 20%를 수입하는 미국은 수입 제한을 검토하며 마두로 정권의 자금원 봉쇄 전략도 강구하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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