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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택배 기사들에게 무슨 일이?…노조활동 탄압 정황
입력 2019.01.28 (18:37) 취재K
1월 7일, CJ 대한통운의 한 대리점에서 일하던 택배 기사 이 모 씨가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한 달 전쯤 이 씨가 착불 택배비 2만 8천 원을 횡령했다는 게 해고 사유입니다. 대리점 측은 이 씨를 경찰에 고소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 씨는 이 착불비 2만 8천 원을 본 적도 없다고 합니다.

■ 2만 8천 원 때문에 해고 통보?

KBS는 택배 기사 이 씨가 해고된 경위를 취재하던 중 문제가 된 착불비 2만 8천 원을 직접 받았다는 동료 택배 기사 김 모 씨를 어렵게 만나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김 씨는 취재진에게 이 씨가 아닌, 자신이 착불 택배비 2만 8천 원을 받았고 전산 입력을 빠뜨렸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씨에게는 돈을 준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CJ대한통운 대리점에도 이런 사실을 알렸습니다. 동료가 횡령 건으로 고소당하자 해당 대리점 소장에게 "모든 실수는 자신이 했고 이 씨는 아무 잘못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소장의 대응은 뜻밖이었습니다. 김 씨는 소장으로부터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떠나면 형사 고소도 하지 않겠다. 취직자리까지 알아봐 주겠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확보한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대리점 소장이 김 씨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김 씨가 어떻게 저희하고 같이 손잡았으니까 (형사 고소 안 하는 방향으로) 한 번만 생각해달라고 (회사 측에) 몇 번을 얘기했어요. 제가 그 얘기를 안 드렸으면, 바로 서류 들고 녹취까지 다 해서 경찰서 바로 갔을 거예요."

결국, 김 씨는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떠났고, 대리점도 김 씨를 고소하지 않았습니다.

정황과 녹취를 종합하면 CJ대한통운 대리점은 횡령 문제가 불거진 택배 착불비를 직접 받지 않은 사람을 해고하고 고소한 겁니다. 이 씨는, 택배 노조 횡령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김 씨는 비노조원이었고, 본인은 노조원이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대리점 측은 해고한 이 씨는 택배비 횡령을 공모한 정황이 있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아 해고통보를 하고 고소를 했고, 김 씨는 잘못을 인정해 선처한 것일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 "회유에 협박까지"…'노조 탈퇴' 종용

CJ대한통운 대리점에서 일하는 택배 기사 김 모 씨는 지난해 11월 노조에 가입한 뒤 대리점 점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점장은 김 씨에게 "다른 노조원들도 노조 탈퇴한다고 했으니까, 너도 거기에 합류해서 대리점하고 같이 일을 해 나가야 하지 않겠나.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냐?"라고 묻습니다. 그러면서 노조를 탈퇴하면 앞으로 일하는 데 편의를 봐주겠다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내가 너 구역에서 좀 더 편하게 벌어갈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을 써줄 테니까 그렇게 나랑 일하자."

또 다른 CJ대한통운 택배 기사는 노조 가입 이후 점장으로부터 폭언까지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점장이 "네 눈빛 마음에 안 든다. 이 XX야" 등 수시로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합니다. 노조 가입 후에 불이익을 받았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대리점 차를 타고 택배를 옮기는 일을 했는데, 노조 가입 후 차를 빼앗겼다고 합니다. 또 다른 택배 기사는 본래 자신이 일하던 구역 일부를 일방적으로 빼앗겨 수익이 줄었다고 토로합니다.

이렇게 대리점의 폭언과 협박을 견디지 못한 일부 조합원들이 노조를 탈퇴했고, 대리점 소장은 직접 노조 탈퇴서를 노동조합에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택배 노조는 2017년 합법화됐기 때문에 노조원들의 탈퇴를 종용하는 이런 행동은 엄연히 노동법 위반입니다. 하지만 대리점주들은 노조 탄압 정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만 전했습니다.


■ 택배 노조 탄압은 대리점만의 문제?

취재진은 CJ대한통운 본사에도 노조 탄압 정황에 대한 입장을 물었습니다. 답변은 대리점 차원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KBS는 본사 직원이 대리점주들에게 노조에 강경 대응을 지시한 정황이 담긴 음성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본사 직원) 000이 왔으면 뻔한 얘기 아닌가. 강경 대응을 하라십니다. 강경하게 대응하라는 게 남기는 것 없이 다 해결하라. 지점에서도 지원할 테니까. 지점에서 지원한다는 게 (본사직원) 000 자기가 지원해주겠다는 이야기다."

택배 노조는 이런 정황 등을 근거로 CJ대한통운 본사가 '노조 탄압'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CJ대한통운 본사는 여전히 택배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택배 노조는 해당 점주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할 예정입니다.
  • CJ대한통운 택배 기사들에게 무슨 일이?…노조활동 탄압 정황
    • 입력 2019-01-28 18:37:34
    취재K
1월 7일, CJ 대한통운의 한 대리점에서 일하던 택배 기사 이 모 씨가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한 달 전쯤 이 씨가 착불 택배비 2만 8천 원을 횡령했다는 게 해고 사유입니다. 대리점 측은 이 씨를 경찰에 고소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 씨는 이 착불비 2만 8천 원을 본 적도 없다고 합니다.

■ 2만 8천 원 때문에 해고 통보?

KBS는 택배 기사 이 씨가 해고된 경위를 취재하던 중 문제가 된 착불비 2만 8천 원을 직접 받았다는 동료 택배 기사 김 모 씨를 어렵게 만나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김 씨는 취재진에게 이 씨가 아닌, 자신이 착불 택배비 2만 8천 원을 받았고 전산 입력을 빠뜨렸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씨에게는 돈을 준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CJ대한통운 대리점에도 이런 사실을 알렸습니다. 동료가 횡령 건으로 고소당하자 해당 대리점 소장에게 "모든 실수는 자신이 했고 이 씨는 아무 잘못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소장의 대응은 뜻밖이었습니다. 김 씨는 소장으로부터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떠나면 형사 고소도 하지 않겠다. 취직자리까지 알아봐 주겠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확보한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대리점 소장이 김 씨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김 씨가 어떻게 저희하고 같이 손잡았으니까 (형사 고소 안 하는 방향으로) 한 번만 생각해달라고 (회사 측에) 몇 번을 얘기했어요. 제가 그 얘기를 안 드렸으면, 바로 서류 들고 녹취까지 다 해서 경찰서 바로 갔을 거예요."

결국, 김 씨는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떠났고, 대리점도 김 씨를 고소하지 않았습니다.

정황과 녹취를 종합하면 CJ대한통운 대리점은 횡령 문제가 불거진 택배 착불비를 직접 받지 않은 사람을 해고하고 고소한 겁니다. 이 씨는, 택배 노조 횡령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김 씨는 비노조원이었고, 본인은 노조원이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대리점 측은 해고한 이 씨는 택배비 횡령을 공모한 정황이 있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아 해고통보를 하고 고소를 했고, 김 씨는 잘못을 인정해 선처한 것일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 "회유에 협박까지"…'노조 탈퇴' 종용

CJ대한통운 대리점에서 일하는 택배 기사 김 모 씨는 지난해 11월 노조에 가입한 뒤 대리점 점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점장은 김 씨에게 "다른 노조원들도 노조 탈퇴한다고 했으니까, 너도 거기에 합류해서 대리점하고 같이 일을 해 나가야 하지 않겠나.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냐?"라고 묻습니다. 그러면서 노조를 탈퇴하면 앞으로 일하는 데 편의를 봐주겠다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내가 너 구역에서 좀 더 편하게 벌어갈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을 써줄 테니까 그렇게 나랑 일하자."

또 다른 CJ대한통운 택배 기사는 노조 가입 이후 점장으로부터 폭언까지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점장이 "네 눈빛 마음에 안 든다. 이 XX야" 등 수시로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합니다. 노조 가입 후에 불이익을 받았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대리점 차를 타고 택배를 옮기는 일을 했는데, 노조 가입 후 차를 빼앗겼다고 합니다. 또 다른 택배 기사는 본래 자신이 일하던 구역 일부를 일방적으로 빼앗겨 수익이 줄었다고 토로합니다.

이렇게 대리점의 폭언과 협박을 견디지 못한 일부 조합원들이 노조를 탈퇴했고, 대리점 소장은 직접 노조 탈퇴서를 노동조합에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택배 노조는 2017년 합법화됐기 때문에 노조원들의 탈퇴를 종용하는 이런 행동은 엄연히 노동법 위반입니다. 하지만 대리점주들은 노조 탄압 정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만 전했습니다.


■ 택배 노조 탄압은 대리점만의 문제?

취재진은 CJ대한통운 본사에도 노조 탄압 정황에 대한 입장을 물었습니다. 답변은 대리점 차원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KBS는 본사 직원이 대리점주들에게 노조에 강경 대응을 지시한 정황이 담긴 음성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본사 직원) 000이 왔으면 뻔한 얘기 아닌가. 강경 대응을 하라십니다. 강경하게 대응하라는 게 남기는 것 없이 다 해결하라. 지점에서도 지원할 테니까. 지점에서 지원한다는 게 (본사직원) 000 자기가 지원해주겠다는 이야기다."

택배 노조는 이런 정황 등을 근거로 CJ대한통운 본사가 '노조 탄압'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CJ대한통운 본사는 여전히 택배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택배 노조는 해당 점주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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