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 부릅뜨고 마지막까지 日 향한 강한 분노”…김복동 할머니의 유언

입력 2019.01.29 (03:55) 수정 2019.01.2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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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일본의 사죄를 요구해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마지막 순간까지 일본에 대한 강한 분노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할머니의 임종을 지킨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할머니께서 당신 가실 때를 아셨던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윤 대표는 "보통 저희가 '할머니'하고 부르면 눈을 뜨시는데 어제(28일) 오후 다섯 시쯤 스스로 눈을 뜨시고 말씀을 시작하셨다"며, "가까이 다가가서 들으니 '위안부 문제 끝까지 해달라'는 말씀과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 지원하는 것도 끝까지 좀 해달라', 그리고 그 말씀 끝에 일본에 대한 분노를 강하게 표현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표는 "그 뒤에도 (김 할머니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서 수많은 말씀을 굉장히 길게 하셨는데, 너무 기력이 쇠약해진 뒤라 말씀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고 고인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또 "그동안 할머니께서 사회에 기부한 것만 약 2억 원 정도가 된다"며,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내어 놓고 가셨다. 시간마저도 저희 활동가들을 배려해 저희가 다 모인 가운데서 떠나셨다"고 덧붙였습니다.

수년간 암 투병 생활을 해 온 김 할머니는 최근 건강이 크게 나빠져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입원 17일만인 어제(28일) 오후 10시 41분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병상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5살이던 1940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8년 동안 피해를 봤고, 1993년 UN 인권위원회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는 등 전쟁 피해 여성을 위한 인권 활동에 힘써왔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빈소를 마련하고, 오늘 오전 11시부터 추모객들의 조문을 받을 예정입니다.

앞서 어제 오전에도 '위안부' 피해자 이 모 할머니가 향년 93세를 일기로 별세하는 등 하루 동안 할머니 두 분이 잇따라 숨지면서, 생존한 '위안부' 피해 여성은 이제 23명으로 줄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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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1-29 04:06:03
    사회
평생 일본의 사죄를 요구해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마지막 순간까지 일본에 대한 강한 분노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할머니의 임종을 지킨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할머니께서 당신 가실 때를 아셨던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윤 대표는 "보통 저희가 '할머니'하고 부르면 눈을 뜨시는데 어제(28일) 오후 다섯 시쯤 스스로 눈을 뜨시고 말씀을 시작하셨다"며, "가까이 다가가서 들으니 '위안부 문제 끝까지 해달라'는 말씀과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 지원하는 것도 끝까지 좀 해달라', 그리고 그 말씀 끝에 일본에 대한 분노를 강하게 표현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표는 "그 뒤에도 (김 할머니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서 수많은 말씀을 굉장히 길게 하셨는데, 너무 기력이 쇠약해진 뒤라 말씀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고 고인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또 "그동안 할머니께서 사회에 기부한 것만 약 2억 원 정도가 된다"며,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내어 놓고 가셨다. 시간마저도 저희 활동가들을 배려해 저희가 다 모인 가운데서 떠나셨다"고 덧붙였습니다.

수년간 암 투병 생활을 해 온 김 할머니는 최근 건강이 크게 나빠져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입원 17일만인 어제(28일) 오후 10시 41분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병상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5살이던 1940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8년 동안 피해를 봤고, 1993년 UN 인권위원회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는 등 전쟁 피해 여성을 위한 인권 활동에 힘써왔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빈소를 마련하고, 오늘 오전 11시부터 추모객들의 조문을 받을 예정입니다.

앞서 어제 오전에도 '위안부' 피해자 이 모 할머니가 향년 93세를 일기로 별세하는 등 하루 동안 할머니 두 분이 잇따라 숨지면서, 생존한 '위안부' 피해 여성은 이제 23명으로 줄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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