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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구속에도 부정 합격자 ‘모르쇠’…피해자 구제 0건
입력 2019.01.29 (07:19) 수정 2019.01.29 (07:26) 뉴스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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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을 빚었던 금융권의 특혜 채용,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인데요.

이달 초 우리은행 전 은행장이 채용비리 문제로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다 끝나는 건 아닙니다.

특히 부정채용자들은 지금도 문제 없이 은행에 다니고 있다는데요.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우리은행 지점.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1심 판결문에 등장하는 부정채용자입니다.

[우리은행 부정 채용자 A/음성변조 : "(입사를 언제하셨어요?) 왜 물어보시는 거예요? (2017년에 입사하신 거 맞으시죠?) 아, 저 안할게요."]

청와대에 금융기관 보고서를 올리는 전 국정원 경제분석처장 딸입니다.

졸업학점 2.83, 입사 최소기준이 3.0이었는데 무난히 합격했습니다.

아버지의 전화 한통 덕이었습니다.

부행장에게 딸이 지원했는데 학점이 좋지 않으니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건 겁니다.

이광구 전 행장이 기소된 지 1년, 여전히 은행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지점, 2016년 입사한 전 국기원장 조카입니다.

국기원은 2016년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선정하고 거액의 예금을 예치했습니다.

이 조카 역시 학점 미달이었지만 합격했습니다.

[우리은행 부정 채용자 B/음성변조 : "(○○○ 선생님 모르세요?) 고모부인데. (서류에서 필터링되셨는데...) 저는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금융감독원 간부의 조카, 은행 고위 임원의 딸.

모두 합격자 바꿔치기로 채용됐습니다.

KBS 취재 결과, 부정 합격자 36명 가운데 28명이 현재 재직 중이었습니다.

부정 채용이 판결로 모두 드러났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은행 부정 채용자 C/음성변조 : "(선생님 때문에 다른 사람 떨어졌다는데) 잘 모르겠는데... (외삼촌이 여쭤보거나 그런 건...) 삼촌 먹칠하기 싫어서요."]

[우리은행 부정 채용자 D/음성변조 : "되게 불쾌하거든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전 제 실력대로 들어온 거고..."]

아버지에게 물어보라며 전화를 바꿔주기까지 합니다.

아버지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우리은행 부정 합격자 아버지 A/음성변조 : "지가 면접보고 혼자 다 한 거예요. 위에서 어떻게 했는지, 옆에서 어떻게 했는지, 밑에서 어떻게 했는지. 저는 아무 것도 몰라."]

[우리은행 부정 합격자 아버지 B/음성변조 : "처음 듣는 거예요, 지금요. 은행 절차에 의해서 인사부에서 알아서 했겠죠."]

역시 모르쇠입니다.

금수저 채용비리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정작 은행에선 입사 취소나 피해자 구제,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자 구제 관련해서) 불합격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다 파기했고, 누굴 특정해서 구제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은행은 부정 입사자 명단은 최근 뒤늦게 파악했지만 현재로선 법적 근거가 없어 입사 취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부당한 청탁 등이 확인되면 기업이 채용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채용절차법 개정안은, 지난해 국회 환노위에서 단 한 차례 논의됐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 은행장 구속에도 부정 합격자 ‘모르쇠’…피해자 구제 0건
    • 입력 2019-01-29 07:23:53
    • 수정2019-01-29 07: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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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을 빚었던 금융권의 특혜 채용,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인데요.

이달 초 우리은행 전 은행장이 채용비리 문제로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다 끝나는 건 아닙니다.

특히 부정채용자들은 지금도 문제 없이 은행에 다니고 있다는데요.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우리은행 지점.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1심 판결문에 등장하는 부정채용자입니다.

[우리은행 부정 채용자 A/음성변조 : "(입사를 언제하셨어요?) 왜 물어보시는 거예요? (2017년에 입사하신 거 맞으시죠?) 아, 저 안할게요."]

청와대에 금융기관 보고서를 올리는 전 국정원 경제분석처장 딸입니다.

졸업학점 2.83, 입사 최소기준이 3.0이었는데 무난히 합격했습니다.

아버지의 전화 한통 덕이었습니다.

부행장에게 딸이 지원했는데 학점이 좋지 않으니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건 겁니다.

이광구 전 행장이 기소된 지 1년, 여전히 은행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지점, 2016년 입사한 전 국기원장 조카입니다.

국기원은 2016년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선정하고 거액의 예금을 예치했습니다.

이 조카 역시 학점 미달이었지만 합격했습니다.

[우리은행 부정 채용자 B/음성변조 : "(○○○ 선생님 모르세요?) 고모부인데. (서류에서 필터링되셨는데...) 저는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금융감독원 간부의 조카, 은행 고위 임원의 딸.

모두 합격자 바꿔치기로 채용됐습니다.

KBS 취재 결과, 부정 합격자 36명 가운데 28명이 현재 재직 중이었습니다.

부정 채용이 판결로 모두 드러났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은행 부정 채용자 C/음성변조 : "(선생님 때문에 다른 사람 떨어졌다는데) 잘 모르겠는데... (외삼촌이 여쭤보거나 그런 건...) 삼촌 먹칠하기 싫어서요."]

[우리은행 부정 채용자 D/음성변조 : "되게 불쾌하거든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전 제 실력대로 들어온 거고..."]

아버지에게 물어보라며 전화를 바꿔주기까지 합니다.

아버지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우리은행 부정 합격자 아버지 A/음성변조 : "지가 면접보고 혼자 다 한 거예요. 위에서 어떻게 했는지, 옆에서 어떻게 했는지, 밑에서 어떻게 했는지. 저는 아무 것도 몰라."]

[우리은행 부정 합격자 아버지 B/음성변조 : "처음 듣는 거예요, 지금요. 은행 절차에 의해서 인사부에서 알아서 했겠죠."]

역시 모르쇠입니다.

금수저 채용비리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정작 은행에선 입사 취소나 피해자 구제,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자 구제 관련해서) 불합격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다 파기했고, 누굴 특정해서 구제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은행은 부정 입사자 명단은 최근 뒤늦게 파악했지만 현재로선 법적 근거가 없어 입사 취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부당한 청탁 등이 확인되면 기업이 채용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채용절차법 개정안은, 지난해 국회 환노위에서 단 한 차례 논의됐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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